‘강제개종’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우리사회에 이슈화 된 것은 2008년 진용식 목사가 ‘개종을 목적으로 정백향씨를 정신병원에 감금한 사건’으로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으면서부터다.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으로 이단상담소장을 맡고 있었던 진 목사는 정씨의 종교를 포함해 기성교회에서 소위 ‘이단’으로 규정된 곳에 출석하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강제개종을 진행했고, 이후 강제개종 사례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초기 목사들이 직접 나서서 강제개종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그 수법이 달라졌다. 먼저 강제개종 목사들은 표적이 되는 신도의 가족에게 먼저 신도가 다니는 교단에 대한 비방으로 공포감과 불안감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들은 사랑하는 자녀나 아내, 부모가 이단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납치‧감금‧폭력 등 불법 행위로 점철된 개종 프로그램은 가족을 살리기 위한 ‘지푸라기’가 된다. 이같은 이간질에 21세기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는 대한민국에서 강제개종은 아직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본지는 강제개종으로 인해 인권이 침해되고 억압을 받으면서도 하소연 할 곳조차 없는 피해자들의 눈물 섞인 호소를 연재하고자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납치‧폭행‧감금 사실은 외면

신천지 비난에 집중한 언론

악성 댓글에 극단적 선택한

연예인 심정에 크게 공감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2012년 여름 대낮에 대학가 앞에서 벌어진 몸싸움과 납치 사건. 광주 시민의 동영상 제보로 순식간에 언론의 조명을 받았지만, ‘신천지’라는 이름 하나로 모든 불법적 행위는 무마됐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머리채를 잡힌 채 끌려가서 달리는 차에 납치돼 폭행과 감금을 당했지만 ‘가족’ ‘종교’ 문제로 치부됐다. 피해자 임혜정씨는 이 사건으로 가족에게 배신감을 느껴야 했고, 임씨의 입장은 듣지도 않은채 보도한 언론의 편향성에 분노를 느꼈다. 다음은 임씨의 호소문 전문이다.

ⓒ천지일보 2020.7.16
ⓒ천지일보 2020.7.16

(상편에 이어서) 무차별적인 인터넷 악성 댓글과 지인들의 비난으로 인해 저는 대인기피증까지 생겨 정신과 진료까지 받아야만 했습니다. 학업을 비롯한 사회생활도 할 수가 없었고, 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대상포진과 탈수증으로 제 몸은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이 일로 인해 가족과의 갈등은 더 깊어졌고, 신뢰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 후 엄마 또한 불면증에 시달려야 했고 그날의 사건은 저희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습니다.

국민 여러분.

한 여대생의 꿈과 삶을 무참히 짓밟아버린 사람이 누구란 말입니까.

저희 가족은 신천지에 의해 분열된 것이 아닙니다. 선량한 가족들을 속여 돈벌이를 하는 종교 사기꾼 개종 사업가들의 개입으로 인해 가족이 분열되고 제 인생이 짓밟힌 것입니다.

그들은 납치, 감금, 폭행 등의 범죄를 사주하고도 가족들을 내세워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고 있습니다. 진정 저들을 처벌할 법이 대한민국에 없단 말입니까.

대한민국 경찰은 어리고 연약한 피해 여성을 방관했고, 언론은 제 인권과 명예를 난도질했습니다. 왜 연예인들이 언론 매체를 보고 목숨을 끊게 되는지 그 심정이 이해가 됐습니다.

저는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당했고, 억울함은 한이 돼 하늘에 닿을 것 같았습니다. 제가 당한 피해를 보상받지 못한 채 하루하루 절망과 분노 속에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진실을 알지 못하는 언론은 피해자의 고통을 무시하고, “경찰조사 결과 이단에 빠진 딸을 구하다 벌어진 해프닝이다. 신천지에서 여대생을 납치했다”는 등의 잘못된 보도를 했고, 심지어는 공영방송인 KBS조차도 피해자에게 단 한 번의 확인 절차도 없이 편파적이고, 왜곡된 보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연약한 여자가 백주대낮에 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 괴한들에게 폭언과 구타, 납치를 당했는데 종교문제다, 가족문제다 라며 개입할 수 없다고 언론 플레이를 했습니다.

담당 수사관에게 왜 제가 살려달라고, 도와달라고 소리쳐도 도와주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엄마에게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심지어 저를 납치했었던 5명의 가해자 중 3명에 대해서는 8개월이 넘도록 조사조차도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시켜 버렸습니다.

2012년에 방영된 ‘CBS 신천지 보도특집’은 강제개종 프로그램의 피해자인 제게 단 한마디 확인절차도 없이 제가 납치되는 영상을 방영하면서 마치 신천지에 의해서 가족이 분열되는 것처럼 과장, 왜곡, 편파 방송을 했습니다. 어떠한 방송보다도 공정한 내용과 진실을 알려야 할 CBS 방송국은 “신천지 총회장의 이름으로 기도해야 한다, 총회장의 살과 피를 먹어야 구원 받는다”라는 거짓된 마귀의 교리를 전하다가 신천지에서 쫓겨난 신모씨의 제보만으로 신천지에 대해 편파, 왜곡방송을 했습니다.

또 CBS는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라는 다큐를 제작해 신천지를 비방하고, 가족 간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내용으로 시청률을 높이고, 교회에서 주는 후원금으로 방송국을 운영하기 위해, 공정한 방송을 해야 할 기독교 방송에서 특정 교단을 주 타깃으로 방송을 제작해 진실을 알아야 할 대한민국 국민들의 눈과 귀를 속이고 거짓을 심고 있습니다.

또한 CBS는 한기총에서도 이단이라고 규정하고, 기독교 기자들도 사탄의 앞잡이라고 규정한 사람이 속한 단체의 말을 듣고 신천지를 비방하고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정당화하는 방송을 제작했습니다. 이들은 돈에 눈이 멀어 언론인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CBS 방송국은 대체 어느 나라의 방송국이며, 누구를 위한 방송국입니까.

언론은 국민에게 진실 되고 검증된 사실을 알릴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언론은 지탄 받아야 마땅합니다.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섭니다.

이제 CBS 기독교 방송은 더 이상 후원금에 눈이 멀어 특정 교단을 비방하고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왜곡 보도를 멈추고 성경적인 공개토론회를 열어 국민에게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할 것을 촉구합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사법부와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강제개종 프로그램 피해자들의 아픔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종교 사기꾼 개종 목사들을 법적 처벌해 대한민국 인권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거듭 부탁드립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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