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에 퍼지기 시작한 이후 공식석상에서 최초로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드러냈다. 2020.7.11. (출처: 뉴시스)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에 퍼지기 시작한 이후 공식석상에서 최초로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을 드러냈다. 2020.7.11.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국면에서 한사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쓰고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 4월 3일 마스크 착용에 관한 자발적 권고를 내린 지 꼭 100일 만이며, 코로나19로 숨진 미국인들이 13만명이 훌쩍 넘은 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메릴랜드주의 월터 리드 국립 군 의료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정을 소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마스크 착용을 통한 메시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병원에 있을 때는, 특히 수술대에서 방금 내려온 장병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특별한 환경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결코 마스크에 반대한 적이 없다. 그러나 (마스크를 쓰기에 적절한) 시간과 장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몇 달 간 보건 당국자들과 여러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적인 마스크 착용을 통해 국민들에게 본보기가 돼달라고 주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마스크를 쓰기로 한 데는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매일 6만명을 넘으며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어 비난 여론이 폭주하자 더는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마스크 착용 결정은 참모들이 끈질기게 애원한 결과라고 CNN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주 검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에 더해 마스크를 착용하면 유약해 보이고 팬데믹을 통제하지 못하는 듯한 인상을 풍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노마스크’를 고수해왔다고 CNN이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마스크를 쓴 모습이 경제 정상화 드라이브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가 노마스크를 고집하는 가운데 확산세가 커졌고 소모적인 마스크 착용 찬반 논쟁이 국론 분열로 이어지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걸림돌이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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