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 판결부터 G7까지 사사건건 방해

“최악 국내 지지율 반전 노리는 아베의 계산”

WTO 사무총장 도전 日반대엔 “속 좁고 치졸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아베 일본 총리가 최근 사사건건 한국 정부와의 갈등을 더욱 노골화하는 데 대해 “자신의 열악한 국내 정치적 상황 타개를 위한 전형적인 한국 때리기 전략”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30일 천지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박상병의 이슈펀치(77회)’에서는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간질에 이어 훼방꾼’임을 자처하고 나선 아베 총리의 속내를 짚어봤다.

그간 남북미 관계를 이간질하면서 깊숙이 개입해왔던 일본이 지난해에는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 삼아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하는 등 한일 갈등을 촉발시키더니 작금에는 G7(주요 7개국) 합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까지 국제무대로 그 전선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지난 28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에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포함하자고 밝힌 직후 미국에 한국의 참가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도 NHK 방송에 출연해 “G7의 틀 자체는 유지하는 게 극히 중요하다”며 “이것이 전체의 콘센서스(합의)가 아닌가 한다”라고 밝혔다. G7의 확대를 반대한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박상병의 이슈펀치(77회). ⓒ천지일보 2020.7.1
박상병의 이슈펀치(77회). ⓒ천지일보 2020.7.1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아베 총리의 국내 정치 상황이 열악하다”면서 “코로나19 방역 실패, 연이은 정치 비리 등으로 낮아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타겟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에선 총리를 세 번까지 할 수 있는데, 한 번 더 총리를 하기 위해서는 당헌 당규를 다 바꿔야 한다며 그런데 인기는 바닥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 때리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극단적인 갈등 가운데서 한일 양측이 합의를 이뤄냈을 때 정치적 임팩트는 굉장하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깜짝 효과를 노리는 고도의 계산이 깔려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일본의 민낯이 다 드러나고 있는데, 이런 식의 일본의 행동은 다른 아시아 국가는 물론 유럽에서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면서 “일본이 경제대국이긴 하지만, 왜 글로벌 리더 국가가 될 수 없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청와대도 일본의 행태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9일 “일본이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피해를 끼쳤느냐. 일제 강점기에도 그렇고, 해방 이후에도 우리나라가 고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한테 해를 끼치기 위해 또 나선 것”이라며 “일본의 행동은 몰염치의 극치이자 정말 비상식적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일본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도전에도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모테기 외무상이 지난 26일 기자회견에서 “사무총장에게 요구되는 여러 자질이 있다”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타국의 동향도 살펴보겠다”고 발언한 것을 보면 이 같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박 평론가와 이 교수는 “유명희 본부장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WTO 제소 절차 재개를 이끌어온 장본인”이라면서 “일본 정부로서는 한국인 사무총장 배출에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문제는 인사에 관한 부분이다. 자기들이 무슨 ‘자질을 검토하고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있는 위치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일본이 너무 속이 좁다. 치졸하다”고 일갈했다.

현지시간 2017년 11월 11일 베트남 다낭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APEC정상회의 기념 촬영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현지시간 2017년 11월 11일 베트남 다낭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APEC정상회의 기념 촬영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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