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제3차 추경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제3차 추경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9

이해찬 “공수처법 개정 포함한 특단 대책”

“민주당 1당 의회독재 시작” 통합당 반발

후속법안 처리로 15일 출범 장담하지 못해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집권 여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독식한 데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출범을 반대하는 야당과의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법률이 정한 시간 내에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는 법률이 정한 시간에 반드시 출범해야 한다. 20대 국회에서 공수처 출범과 검찰개혁을 방해하던 법사위는 이제 없다”며 “21대 국회 법사위는 공수처를 법률이 정한대로 출범시키고, 검찰이 자기성찰과 자기개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통합당이 공수처 출범을 방해한다면, 공수처법 개정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라도 신속하게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고 분명히 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7월 공수처 출범은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아니라,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공수처법에 명시돼 있는 것으로 국민과의 약속이고 국회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공수처장 후보자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보냈다.

이는 공수처법 시행일인 오는 7월 15일까지 공수처 출범을 완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국회가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 7명을 구성해 후보 2명을 추천하면 이 중 1명을 대통령이 지명한다. 이 중 교섭단체를 꾸린 야당 추천 몫의 위원은 2명이다. 추천위는 7명 중 6명의 찬성을 얻은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추천해야 한다. 야당 몫 위원 2명이 반대하면 공수처창 후보로 추천될 수 없다.

박범계 의원은 CBS 라디오 방송에서 “인사청문회법이 법사위로 올라오면 통합당에서 3분의 1의 의결정족수를 갖고 있다. 3개월 동안 무조건 잡아둘 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면 7월부터 시작해서 10월까지 (공수처장 취임이) 택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출범시키겠다는 각오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원구성 논의를 위한 회동을 하기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원구성 논의를 위한 회동을 하기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9

반면 통합당은 법 위에 대통령을 두는 공수처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위헌 투성이로 가득찬 공수처법을 시행하겠다고 공수처장 임명하겠다는 이 나라, 완전히 민주당 1당 의회독재가 오늘 비로소 시작된 그 문이 열린 참으로 슬픈 날”이라고 지적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법대로를 외치며 대화와 타협,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을 없앤 자리엔 드높은 ‘어명(御命)’이 메아리치고 있다. 입법부 위에 세워진 통법부의 수문장은 공수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 역시 “패스트트랙으로 20대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며 공수처법을 억지로 통과시켜 놓고는, 야당 반대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 구성이 안 될 것 같으니 이현령비현령 식으로 다시 바꾸겠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야당이 공수처법 출범을 반대하는데다 공수처 출범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 등 후속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15일 출범은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욱이 야당과의 협의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민주당이 원구성에 이어 공수처법 개정까지 밀어붙일 경우, 야당의 일당독재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9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