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6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6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검체 채취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6

성가대‧MT 참석자 41명 전수 검사 진행

21일 예배 참석자 1700여명 전원 검사

교회 “송구… 겸손히 지역‧나라 섬길 것”

 

왕성교회, 교계 논란 중심에 잦은 등장

길 목사 부자, 교회세습으로 지탄받고

길자연 목사, 한기총 10당5락 관련 논란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대형교회인 왕성교회(담임 길요나 목사)에서 신도 1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 다니는 교인 12명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 수도권 코로나 확산세에도 21일 주일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 교인은 26일 기준으로 1696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왕성교회는 1~4부 예배와 오후 청년예배, 어린이 예배 등을 진행했다. 각 예배에 적게는 150명에서 많게는 300여명까지 참석했다. 시는 교회 측에 예배 참석인원 명단을 요구했고 교회 측이 전달한 명단이 최종 1696명이다. 관악구 보건소는 전수 검사에 나설 예정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6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20.6.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6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교인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20.6.26

시는 24일 왕성교회 교인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25일 7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26일 아침 추가로 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왕성교회발 서울시 확진자는 11명이다. 이 중 서대문구 소재 고등학교 교사 1명이 확진돼 서울시는 등교중지 및 긴급방역 조치를 취했다.

가장 먼저 확인된 31세 여성 확진자는 18일 교회 성가대 연습에 참석하고 19~20일 교회 MT에 참석했다. 성가대 연습과 MT에는 교인 41명이 참석했으며, 21일 주일예배에 참석한 교인은 1696명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는 이들에 대해 전수 검사를 진행하고 추가 접촉자를 확인하고 있다.

서울시는 왕성교회와 교회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대해 임시폐쇄와 긴급방역을 실시했다.

21일 예배에 참석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등교 중지’ 조치했다.

왕성교회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교회 내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지역주민들과 성도들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확진을 받은 분들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도하며 더 겸손히 이 지역과 나라를 섬기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6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의 모습. 관악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기준 왕성교회 관련 확진자는 총 1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 2020.6.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6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의 모습. 관악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기준 왕성교회 관련 확진자는 총 1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 2020.6.26

◆ ‘교회세습’ 왕성교회… 길자연 원로목사 금권선거 논란도

왕성교회에서 확진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교회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예장합동총회 평양노회 소속인 왕성교회는 1만여명의 교세를 가진 대형교회 중 하나로 교계 주요 이슈와 논란에 자주 등장했다.

담임 길요나 목사는 지난 2012년 부친 길자연 목사로부터 교회를 물려받았다. 당시 진행된 교회 공동의회 투표에서는 참석자 1530명 중 1035명이 찬성해 길요나 목사를 후임으로 결정했다. 이때 개신교계에서는 감리교가 세습방지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목회 세습을 막고 교계가 자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왕성교회의 세습은 이 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 개신교 개혁 측 세력으로부터 강도 높은 지탄을 받았다.

교회를 세습하기 직전인 2011년에는 길자연 목사가 대표회장을 지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서 금권선거 논란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길자연 목사는 예장합동총회 총회장을 지냈고, 2003~2004년까지 한기총 9‧10대 대표회장과 2011년 17대 대표회장을 역임했다.

금권선거 문제는 17대 대표회장이었던 길자연 목사 때 최고조에 달했다. 길 목사와 대립하던 이광선 목사의 폭로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광선 목사는 2010년 한기총 제16대 대표회장을 지냈다. 이 목사는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공개하면서까지 한기총의 대표회장 선거의 실체를 드러냈다. 그는 자신이 2009년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치를 때, 첫 번째 선거에서는 돈을 안 써서 당선되지 못했고 두 번째는 돈을 썼더니 당선됐다고 고백했다.

이 목사는 또 깨끗한 선거를 하면 반드시 패배하는 것이 당시의 한기총 선거풍토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기총의 부끄러운 치부를 낱낱이 드러내지 않고는 한국교회는 절대로 개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주무르는 연합기구 대표회장을 뽑는데 금권선거가 얼마나 좌지우지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이후 수백에서 수천만원이 든 돈 봉투가 오갔다는 증언도 속출했다. 한기총 실행위원이었던 김화경 목사는 2011년 기자회견을 통해 녹취록을 공개하고 길 목사가 선거 당시 보통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씩 뿌렸다고 주장하며 본 선거에선 10억이 사용된다고 폭로했다.

또 당시 SBS 시사 프로그램 ‘현장 21’에서는 ‘한기총 돈선거 10당 5락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한기총의 금권선거를 보도해 일명 ‘10당 5락’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14대·15대 대표회장이었던 엄신형 목사는 투표에 앞서 자신이 대표회장으로 당선되면 한기총 구좌로 10억을 입금하겠다고 공약했고, 결국 당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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