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스코, 현지서 화상회견에 응해
“취미로 찍은 사진, 역사가 될 줄이야”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콜롬비아의 6.25전쟁 참전용사인 힐베르토 디아스 벨라스코씨(87·사진)가 70여년 전 단돈 5달러(약 6000원)를 주고 산 코닥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처음 공개된다. 콜롬비아는 남미에서 유일하게 6.25전쟁에 참전한 국가다.
오는 26일부터 6개월간 전쟁기념관 웹사이트에서 그의 사진을 볼 수 있는데,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마련됐다.
벨라스코씨는 1952년 4월 19세 나이로 콜롬비아 유엔 다국적군에 자원해 1953년 8월까지 14개월간 한국에 머물렀다. 당시 직접 찍은 필름 사진 약 400장을 소중히 보관해 왔고 이번에 152장을 공개한다.
앞서 전날(23일) 주한 콜롬비아대사관이 주최한 한국 언론과의 화상회견에 응한 벨라스코씨는 관련 질문에 코닥 카메라를 들어 보이며 “한국에 오기 전 일본에서 5달러를 주고 샀다. 아직도 사진이 잘 찍힌다”면서 “취미로 찍은 사진이 역사가 될 줄 몰랐다”고 답했다.
이어 “일본을 오가는 유엔군 인력을 통해 필름을 얻었다”면서 “사진을 찍은 후에는 하와이로 가는 동료에게 부탁해 그곳에서 인화를 했고 이를 선박 우편으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벨라스코씨는 “아직도 사진을 받았던 봉투까지 보관하고 있다”며 우편 도장이 선명한 봉투를 흔들었다.
벨라스코씨는 당시의 상황도 전하면서 특히 “한국의 매서운 겨울이 견디기 힘들었다”며 “눈이 거의 없는 남미에서 왔는데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던 추위였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꽃이 핀 들판에서 활짝 웃고 있는 세 전우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이 사진을 찍었을 때는 날씨가 정말 따뜻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