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가운데 1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16

북한, 강경 대응 속 접경지 군사 움직임

한미간 방위비분담금협정 협상 공백상태

이도훈-비건, 만남 예정… 해법 나오나

北 “남북관계 악화 요인, 한미워킹그룹”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의 강경한 대응이 연일 이어지면서 문재인 정부가 구상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위기감이 엄습해오고 있다. 특히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 등 한미 간 해결할 문제도 좁히지 못한 채 난제가 겹치는 상황이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8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접경지에서 군사 움직임을 보이는 등 남북간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시키면서 평화적 분위기를 일순간에 적대적 관계로 돌려버리며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북미간 대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더 이상은 주도적인 위치를 선점할 수 없게 돼 버린 것이다.

이를 평가하듯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성명 20주년 기념 연설을 언급하며 “이번 연설을 뜯어보면 북남 관계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죄다 그 무슨 외적 요인에 있는 듯이 밀어버리고 있다”며 “연설대로라면 북남 관계가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것이 남조선 내부의 사정 때문이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지지가 따라서지 못했기 때문이란 것인데 과거 그토록 입에 자주 올리던 ‘운전자론’이 무색해지는 변명”이라고 일갈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출처: 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출처: 뉴시스)

북한도 북한이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과도 풀어야할 문제가 여러 가지다. 특히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 과정은 서로 입장을 좁히지 못하면서 6개월 넘게 협정 공백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독미군을 감축한 것과 같이 예고 없이 주한미군을 감축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방위비 불만이 독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한미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사실상 공백 상태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을 두고 한 말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국을 포함해 미군이 주둔한 동맹국이 방위비를 제대로 분담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생각하고 있는 바로,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미국 대사 또한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한국, 일본, 독일로부터 군대(미군)를 데려오길 원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난제가 겹친 상황 속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격 미국을 방문했다. 그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한미북핵수석대표협의를 가질 예정이며 한미 양측은 현재 한반도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마친 뒤 약식 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마친 뒤 약식 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6

한편 북한은 ‘남북관계의 악화’의 요인으로 ‘한미워킹그룹’을 꼽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은 “북남 합의가 한걸음도 이행의 빛을 보지 못한 것은 남측이 스스로 제 목에 걸어 놓은 친미사대의 올가미 때문”이라면서 “북남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한미실무그룹(한미워킹그룹)’이라는것을 덥석 받아물고 사사건건 북남관계의 모든 문제를 백악관에 섬겨바쳐온 것이 오늘의 참혹한 후과로 되돌아왔다”고 비판했다.

한미워킹그룹은 지난 2018년 11월 공식 출범한 한미 간 협의체다. 이 협의체에선 비핵화나 남북협력 문제 또는 대북 제재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북한은 우리 정부가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 합의 내용을 이행하려고 하지 않았고, 남북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한미워킹그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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