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국정농단 연루 2017년 2월 구속

1년 뒤 항소심 집행유예로 풀려

석방 2년 4개월 만에 재수감 위기

 

시세조종·부정거래 등 혐의 적용

검찰, 증거인멸 우려 등 제기 예상

이 부회장 측, 수사 협조 등 강조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3년 4개월 만이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선자 부회장이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또 다시 법원을 찾는다.

이 부회장은 8일 오전 10시 30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자본시장법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행위), 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 부회장은 3년 4개월 전에도 구속 심사를 위해 법원을 찾았다. 지난 2017년 2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당시엔 뇌물 공여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가 적용됐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특검팀이 청구한 영장이 발부되면서 이 부회장은 삼성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부회장이 대외적으로 공식 총수가 된 건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5월 1일 이 부회장을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하면서였다. 하지만 공식 총수는 수감 중이었다.

이 부회장은 1년 뒤에 항소심에서 집해유예를 선고받아 풀려났지만, 그동안 ‘삼성의 위기’는 계속 부풀려졌다.

이번에도 구속이 된다면 삼성은 불과 몇 년 사이에 또 다시 경영 공백을 경험하게 된다. 이에 삼성은 7일 호소문을 내고 ‘위기’를 강조했다.

절박한 상황의 삼성은 이 부회장 방어를 위해 10여명의 변호인단을 꾸렸다. 이번 사건이 사실상 과거의 ‘특수수사’라는 점에 착안해 특수부 출신 검사장급 변호사들을 변호인단에 포함시켰다.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차장, 이동열 전 서부지검장 등 과거 특수부 관련 경험이 있는 이들이 포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맞서는 검찰은 수사팀을 이끄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의 이복현 부장검사가 직접 출석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검사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에 공인회계사 자격증도 있는 경제수사의 전문가다.

김영철 부부장검사와 최재훈 부부장검사 등도 참여해 힘을 보탤 전망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천지일보 2020.5.6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부회장 측은 불법적인 내용을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1년 8개월에 걸쳐 50여 차례 압수수색, 110여명에 대한 430여회 소환 조사 등 강도 높게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성실히 협조했음을 강조할 전망이다.

삼성의 총수로서 도주 우려도 없다는 점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검찰은 합병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삼성물산의 가치는 낮추고 제일모직의 가치는 높이는 일련의 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지시 없이 이뤄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수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를 압수수색하며 본격화된 것도 그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는 합병 전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다.

또 오히려 삼성이라는 강력한 그룹의 총수이기 때문에 증거인멸에 용이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구속심사를 맡을 원정숙 부장판사가 봐야할 구속영장 청구서는 150쪽, 의견서는 수백쪽, 수사기록은 400권 20만쪽에 달한다.

다만 원 부장판사가 최근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에 대한 결론을 빠르게 내린 부분에 비춰 예상보다 신속하게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원 부장판사는 지난 2월부터 영장전담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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