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개종’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우리사회에 이슈화 된 것은 2008년 진용식 목사가 ‘개종을 목적으로 정백향씨를 정신병원에 감금한 사건’으로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으면서부터다.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으로 이단상담소장을 맡고 있었던 진 목사는 정씨의 종교를 포함해 기성교회에서 소위 ‘이단’으로 규정된 곳에 출석하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강제개종을 진행했고, 이후 강제개종 사례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초기 목사들이 직접 나서서 강제개종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그 수법이 달라졌다. 먼저 강제개종 목사들은 표적이 되는 신도의 가족에게 먼저 신도가 다니는 교단에 대한 비방으로 공포감과 불안감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들은 사랑하는 자녀나 아내, 부모가 이단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납치‧감금‧폭력 등 불법 행위로 점철된 개종 프로그램은 가족을 살리기 위한 ‘지푸라기’가 된다. 이같은 이간질에 21세기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는 대한민국에서 강제개종은 아직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본지는 강제개종으로 인해 인권이 침해되고 억압을 받으면서도 하소연 할 곳조차 없는 피해자들의 눈물 섞인 호소를 연재하고자 한다.

한겨울에도 시위 중인 강제개종 피해자 길민희(가명)씨의 어머니. (제공: 피해자 길모씨) ⓒ천지일보 2020.6.4
한겨울에도 시위 중인 강제개종 피해자 길민희(가명)씨의 어머니. (제공: 피해자 길모씨) ⓒ천지일보 2020.6.4

상담소 찾아가니 대화 거절

무료는 안 된다는 개종목자

 

‘감사헌금’ 포장된 개종사업

모녀 대화 못하게 이간질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개종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소위 강제개종 목사들은 신천지가 가정 파탄을 일으킨다고 말한다. 신천지에 빠지게 되면 가정을 내팽개치기 때문에 가정의 평화를 유지할 수 없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빼내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강제개종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신천지교회에 다닐 때에도 깨지지 않았던 가정의 평화가 개종 목사의 개입으로 산산조각이 났다는 것이다. 특히 개종 목사 측의 이야기를 듣고 불안감이 확산된 부모들이 심지어 자식이 집에 있음에도 자기 자식을 내놓으라며 시위까지 나서고 있다는 증언이다. 길민희(가명, 여)씨는 자신의 의사는 무시한 채 시위에 나서는 어머니와 개종목사 측 때문에 수년간 가시방석에 앉아있다. 길씨의 호소문을 상하편으로 나눠 연재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서대문구에 사는 길민희(가명) 청년입니다.

ⓒ천지일보 2020.6.4
ⓒ천지일보 2020.6.4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저의 신앙을 지키기에 민답한 마음에 이 이야기를 여러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어 고심 끝에 이렇게 컴퓨터를 키고 타이핑을 하며 글을 적어봅니다.

저는 2012년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라는 교회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아마 이 글을 처음 보는 분들은 신천지라는 단어만 보더라도 읽고 싶지 않을 거라는 것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의 신앙은 모태신앙인으로서 늘 하나님을 찾아다니며 신앙했던 저에겐 신천지라는 곳은 말 그대로 하나님을 만나게 해준 곳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일반 기성교회에서 전도사를 하면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모습, 목사님과의 마찰에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며 자라온 저는 ‘하나님을 믿는 신앙인들이 하나님 안에서 서로 싸우고 사기치고 괴롭혀야 하는 것인가’ 늘 신앙에 고민했습니다.

성경에는 예수님은 평화를 전하러 오신다고 하셨는데 교회에서 가장 크다는 담임목사님은 “평화를 전하는 것은 이단”이라는 이치에 맞지 않는 논리로 이단을 규정했습니다. ‘우리 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는 이상한 교회다. 이단이다’ 라고 하는 논리에 교회에 대한 신뢰는 점점 떨어져만 갔습니다.

그러다 신천지교회를 만났고 정말 성경적으로 이치에 맞는 말씀에 놀라 신천지 신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신천지가 이단이다, 잘못된 곳이다 해도 제가 경험한 신천지는 달랐습니다. 진짜 말씀에 맞는 곳이고,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과 따뜻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신천지를 통해 말씀에 대한 소망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고, 식어가던 제 신앙을 다시 찾을 수 있어 그저 감사했습니다.

저희 가족은 행복해 보이는 것 같으나 서로 주는 상처가 깊어 속을 까보면 매우 아픈 가족이었습니다. 가족이지만 마음을 닫고 서로 의지하지 않으며 살았습니다. 이런 가족을 볼 때마다 저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하나님께 매일같이 우리 가족이 화목하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신천지를 오기 전에도, 신천지를 간 후에도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기 위해 상처 많은 우리 가족을 위해 늘 웃으며 먼저 다가가고 효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신천지 신앙을 시작하고부터 어머니께서는 저 몰래 신모 목사와 함께 저를 신천지에서 빼내기 위한 피드백을 했습니다(약 2년간 피해자에게 이야기 안 함). 어머니가 오랫동안 피드백을 하면서 갑자기 화를 내다가도, 갑자기 너무 잘해주고, 갑자기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게 말하지 않고 피드백대로 행동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화가 나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피해자 길민희(가명)씨의 어머니가 신천지예수교회 측에 찾아가 시위하는 장면. 길씨는 계절도 없이 시위를 하러 다니며 두통 등을 호소하는 어머니에 대해 마음 아파했다. (제공: 피해자 길모씨) ⓒ천지일보 2020.6.4
피해자 길민희(가명)씨의 어머니가 신천지예수교회 측에 찾아가 시위하는 장면. 길씨는 계절도 없이 시위를 하러 다니며 두통 등을 호소하는 어머니에 대해 마음 아파했다. (제공: 피해자 길모씨) ⓒ천지일보 2020.6.4

그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삶과 진심은 사라지고 그 사람들의 피드백대로 행동하는 꼭두각시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번도 저를 때리지 않았던 어머니가 처음으로 저를 때리기 시작했고 말을 항상 조심하던 어머니가 욕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저희 어머니가 하고 있는 시위입니다. 추운 겨울에도, 무더운 여름에도 계절에 상관없이 시위하시는 모습을 보면 화가 납니다. 추운 겨울 시위를 하고 돌아오는 어머니의 발은 늘 파랗게 변해 동상에 걸리기 전까지 시위를 하시고, 차가운 바람을 많이 맞고 들어와 늘 머리가 아프다고 하십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도 우산을 쓰고 시위를 하는 어머니 모습을 보며 개종 목사가 생각났습니다. 시위라는 게 뭔지도 모르고 욕도 하지 못했던 어머니가 확성기 끼고 욕하는 모습은 분명 개종목사의 사주에 의한 행동입니다. 어머니들 뒤에서 본인이 나서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들을 앞세워 꼭두각시처럼 이용해먹는 못된 개종목사부터 낱낱이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원하셨던 개종 프로그램을 받으러 구리모교회에 갈 땐 안 나가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며 저와 어머니를 쫓아냈습니다. 누구든지 들어갈 수 있는 교회인데도 들어가면 고소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또한 혼자가면 부모님과 같이 오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발을 내딛지도 못하게 했습니다. 어머니와 개종 프로그램을 받기로 약속을 했는데, 개종목사들은 어머니가 돈이 없다며 개종 프로그램을 거절했습니다.

이처럼 부모님을 이용해 뒤에서 감사헌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받으며 개종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에겐 돈이 아니라 감사헌금이라며 본인의 이익을 위한 돈을 취하고, 시위를 해야 자녀들이 신천지에서 나올 수 있다며 협박하고 억압합니다. 그냥 데려오면 프로그램을 안 받으려고 하니 납치하고 감금하고 폭력을 가하며 억압해 데려와야 한다고 세뇌시키는 사람이 개종목사입니다.

부탁드립니다. 부모님들이 그런 이상한 사람들에게 조종당하지 않도록 개종목사들의 불의를 정의롭고 올바르게 조사해주시기 바랍니다.

죄 없는 시민들께 소음공해로 폐를 끼쳐 시위자 자녀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어머니가 그렇게 시위하시는 모습을 보며 어머니가 더이상 고생하시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저 또한도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본래도 화목하지 않았던 저희 가족들을 웃게 만들어 주고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마음도 들어줬습니다.

또한 어머니가 많이 외로울 것 같아 말동무도 되어 드리고 같이 데이트를 하며 시간을 보내드리기도 했습니다. 또한 어머니 생신날 작은 이벤트로 축하 영상을 만들어 보여드리기도 했습니다.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설득도 했지만 개종목사의 세뇌와 말도 안 되는 설득으로 인해 어머니의 마음을 쉽게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어머니와 대화를 하고 난 후면 개종목사는 어머니와 이야기해 제 말을 아예 듣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딸의 진심을 믿지 않고 딸의 말을 믿지 않는 부모님이 되어버렸습니다. 다시 웃는 어머니의 모습과 딸의 진심을 믿어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하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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