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을 위해 몸바친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이동녕 선생 등 애국혼이 담겨 있는 곳이다. 사진은 2019년 2월 28일 열린 3.1운동 제94주년기념 아우내봉화제 참석자들이 횃불을 들고 유관순열사 사적지에서 아우내장터로 향하고 있는 모습.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20.5.29
천안은 우리나라 독립운동을 위해 몸바친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이동녕 선생 등 애국혼이 담겨 있는 곳이다. 사진은 2019년 2월 28일 열린 3.1운동 제94주년기념 아우내봉화제 참석자들이 횃불을 들고 유관순열사 사적지에서 아우내장터로 향하고 있는 모습.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20.5.29

독립 열사의 고장 천안
 

유관순 열사 생가 보존, 침략에 굴하지 않은 독립정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흙·나무 만지며 체험 힐링인기
광덕사·호두과자·거봉포도 등 볼거리·먹거리 풍성

[천지일보 천안=박주환 기자]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입니다.” 유관순 열사가 18세의 꽃다운 나이에 차가운 형무소 바닥에서 남긴 유언이다.

천안은 민족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유관순 열사를 비롯해 석오 이동녕 선생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임진왜란의 3대 대첩인 진주성 싸움을 승리로 이끈 충무공 김시민 장군, 천문 관측기구인 혼천의를 제작했고 ‘의산문답’이라는 저서를 통해 지구 구형설, 지전설, 우주무한론을 주장한 조선 최고의 과학사상가이자 실학자인 홍대용 선생을 배출한 고장이다. 

◆유관순 열사의 혼이 숨 쉬는 곳

천안에서는 애국지사와 역사 인물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다양한 기념관, 시설을 건립해 운영 중이다.

21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아우내 3.1 만세운동의 역사적 현장인 병천면에 다다르게 된다. 1919년 4월 1일 아우내장터에서 열린 호서지방 최대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한 유관순 열사의 나라 사랑과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유관순 열사 사적지와 열사의 생가를 만나볼 수 있다.

유관순 열사는 1902년 병천면 용두리에서 태어나 이화학당에 재학 중 3.1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나자 귀향해 1919년 4월 1일(음력 3월 1일), 아우내 만세운동을 일으켜 공주 감옥에  수감됐다. 1919년 8월, 서대문 형무소로 이감된 뒤 일제의 악독한 고문에 못 이겨 1920년 9월 28일 옥중에서 순국했다.

사적지 주변엔 열사가 거사를 알리고자 봉화했다는 봉화지와 봉화탑, 열사의 생가와 열사가 다녔던 매봉교회 등이 있다.

유관순 열사 생가. ⓒ천지일보DB
유관순 열사 생가. ⓒ천지일보DB

유관순열사유적은 기념관과 생가, 봉화대, 추모각, 초혼묘, 열사의 거리 등이 조성된 매봉산 일원 3544㎡의 공간이다. 유적은 열사의 애국정신을 길이 추모하고 3.1운동의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1972년에 사당을 세우고 열사의 초상을 모신 곳으로 봉화대와 봉화탑을 건립해 매년 3월 마지막 날에 봉화를 올림으로써 그 날을 기념하고 있다.

독립선언서의 비폭력 평화주의 원칙을 지키며 최후의 일각까지 자주독립을 위해 일제와 싸우다 순국한 열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유관순열사기념관이 2003년 4월 1일 개관했다.

기념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유관순 열사의 옥중 사진과 함께 그 당시 아우내독립만세운동을 이끌었던 주요인물 명단이 기록된 이미지 상징부를 지나게 된다. 이곳을 지나면 열사의 생애를 돌아볼 수 있는 갖가지 사진과 문헌자료가 전시된 공간으로 이어져 당시의 시대상과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살펴볼 수 있다.

열사의 기념관을 나와 추모각을 가면, 참배객이 피워놓은 향이 꺼질 줄 모르고 피어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열사의 영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표준영정 제78호로 지정한 윤여환 교수가 그렸다. 추모각을 나와 매봉산 동쪽으로 난 길을 걸으면 ㄱ자 집 초가집을 발견하는 데 바로 유관순 열사의 생가이다. 열사가 아우내만세운동을 준비하는 모습을 연출해 두고 있다. 

독립기념관 전경.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20.5.29
독립기념관 전경.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20.5.29

◆독립기념관과 이동녕 선생 기념관

천안시 목천읍에는 우리 민족의 5천년 역사 속에서 무수한 외세의 침략에도 굴하지 않고 강인한 독립의 의지와 자주의 정신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선조들의 독립정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한 민족의 성지인 독립기념관이 있다.

독립기념관은 1987년 8월 15일에 개관했으며, 394만㎡의 부지에 66동의 건물의 규모로 건립됐다. 주요 시설로는 7개 전시관, 4D입체영상관, 태극기 한마당, 밝은누리관, 독립군체험학교 등이 있다. 독립기념관에서 3.5㎞를 이동하면 석오 이동녕 선생을 만나볼 수 있다. 석오 이동녕 선생은 3.1운동 후 임시정부 수립의 주역으로서 대한민국 임시 정부 임시의정원 초대의장을 지냈다.

선생의 삶과 사상을 살펴볼 수 있는 기념관은 선생의 친필휘호, 친필서신, 임시정부 문서, 초상화, 사진 등의 귀중한 유품이 전시돼 선생을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나보고 선생의 기나긴 구국에의 여정을 살펴봄으로써 선생의 고한 애국 혼을 느낄 수 있다.

◆상상력과 창의력 쑥쑥 ‘홍대용과학관’ 

담헌 홍대용 선생은 조선 시대 최초로 지전설과 지구 구형설을 주장한 대표적인 사상가이자 실학자이다. 천안에는 홍대용 선생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생가지 연접지역에 홍대용과학관을 개관했다. 

홍대용과학관은 800㎜ 반사망원경과 지름 15m 천체투영관, 상설전시관과 과학체험관 등 다양한 시설물을 갖추고 있으며, 시기별로 아이들을 위한 체험 행사도 많이 진행된다.

천체투영관에서는 반구형 돔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밤하늘, 천체, 우주와 관련된 영상을 관람할 수 있어 날씨와 상관없이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천문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홍대용 선생의 일대기와 업적, 천문학 이야기 등을 배우고, 무중력 자전거 등을 체험할 수 있으며, 관측실에서는 태양의 흑점과 홍염을 관측해 볼 수 있다.

◆사찰을 걷다 즐기는 캠핑

천안에는 유적지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갖춰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힐링 장소로도 각광 받고 있다. 

광덕산은 코레일 철도역장들이 추천하는 ‘수도권 단풍 명소 8선’에 선정될 만큼 수도권, 대전·청주지역에서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중부권 대표 관광지로 꼽히고 있다.

천안시 광덕면에 위치해 아산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광덕산은 천안 12경 중 제7경으로 꼽히고 있다. 해발 699m 천안의 최고봉으로 10월 하순으로 접어들면 단풍이 절정을 이룬다. 광덕산 입구에는 충청권을 대표하는 천년고찰 광덕사가 자리 잡고 있다. 진덕여왕 6년(서기 637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흥덕왕(서기 836년) 때 진산대사가 중건한 절로 경기, 충청지방에서는 가장 큰 절이었으나 임진왜란으로 불타버리고 그 이후에 대웅전과 천불전을 세웠다. 이곳에는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보이는 3층 석탑이 남아 있으며, 팔각형태의 지붕을 삽입하여 건축양식이 특이한 새로 지은 종각이 있다. 

또 대웅전 입구에 있는 천연기념물 398호로 지정된 보호수인 수령 400년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두나무도 볼만하다. 

광덕사에는 호두나무와 함께 조선 시대 여류시인 운초(雲楚) 김부용(金芙蓉)을 빼놓을 수 없다. 신사임당,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 3대 여류시인으로 꼽히는 그의 묘가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광덕산과 자동차 20분 거리에는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태학산자연휴양림이 있다.
천안시 풍세면에 있는 태학산은 학이 춤을 추는 형태로 생겼다 해서 이름 붙여진 곳이다. 많은 종류의 자생화와 수목이 분포되어 있고, 특히 소나무가 집단생육하고 있어 솔 내음이 가득하다.

태학산 자연휴양림에는 오토캠핑장, 유아숲체험원, 산책길이 조성돼 어린이와 함께 여행하는 가족 단위에게 알맞은 곳이다. 

오토캠핑장은 총 33면의 캠핑존과 취사장, 야외탁자, 세면장, 샤워실, 화장실, 주차장 등 기본시설과 편의시설을 고루 갖추고 있다. 캠핑존은 A1번~A12번까지는 노면 구역, B1번~B17번과 C1번~C4번까지 데크 구역으로 조성돼 있다. 

유아숲체험원은 아이들이 흙과 나무 등 자연을 직접 보고 만지고, 숲속 공간을 활용해 만들어진 친환경 소재 숲쇼파, 그루터기쉼터, 숲속 인디언집, 스파이더맨놀이, 세줄건너기, 밧줄 오르기, 출렁다리 등의 시설에서 모험심과 탐구력,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에서 250m를 걷다 보면 고려 시대 불상 양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보물 407호 거대한 천안 삼태리 마애여래입상을 볼 수 있다. 

또 천연동굴로 만들어진 법왕사 굴법당은 수십여 개의 촛불로 길을 만들고 있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천안 광덕 호두.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20.5.29
천안 광덕 호두.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20.5.29

◆천안 대표 먹거리 다양해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는 천안 광덕 호두를 주원료로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고소하고 은은한 호두의 향과 맛으로 전 국민의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옛날 시골 장터에서 뚝배기에 순대국밥을 말아먹었던 병천순대는 잡채 대신 야채와 선지가 많이 들어가 담백한 맛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거봉포도는 알이 굵고 당도가 높아 감칠맛이 난다.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소화촉진과 피로회복에 좋다. 전국 총생산의 43%를 차지한다. 천안배는 밝고 선명한 황갈색의 연하면서도 달고 시원하다. 전국 3대 배 주산지 중 하나로 미국, 호주, 동남아 등으로 수출하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천안호두는 고려 충렬왕 16년 류청신 선생이 원나라에서 들여와 광덕에 심은 것이 시초로 알려졌다. 광덕 호두는 껍질이 얇고 속이 꽉 찬 열매로 무기질과 비타민 등이 풍부하다.

천안거봉포도.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20.5.29
천안거봉포도. (제공: 천안시) ⓒ천지일보 2020.5.29

천안 블루베리는 작목반을 중심으로 무농약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블루베리에 함유된 안토시아닌은 시력 회복,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노화방지에 효과가 높다. 천안 오이는 철저한 시설관리가 이뤄지는 비닐하우스에서 생산되는 청정오이이다. 천안 오이는 알카리성 식품으로 칼륨, 인, 철분 등 무기염류와 비타민이 풍부하다. 또한 맛과 향이 뛰어나고, 신선도가 오래 유지되는 웰빙식품이며,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수신 멜론은 향토질 땅에서 재배되어 당도가 높고 철분, 나이아신, 비타민A, 비타민C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수신멜론 특유의 맛과 향은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호랑이넝쿨콩은 천안의 청정지역인 광덕을 중심으로 생산된다. 보통 콩에 비해 콩알이 크고,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C, 비타민A 등 영양이 풍부하며 맛이 고소해 어린이 간식용으로 좋은 특산물이다. 

천안버섯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금북정맥의 광덕산, 혹성산, 위례산 청정지역에서 재배돼 색깔과 윤기가 좋으며, 육질이 부드럽고 탄력이 좋을 뿐만 아니라 버섯고유의 향이 뛰어나다. 일본으로 주로 수출되며 지난 2006년에는 국제적 품질경영 시스템인 ISO9001 품질인증을 받은 웰빙식품이다.

이외에도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되는 천안 흥타령 쌀, 아우내 잡곡, 성환 개구리참외 등도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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