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안 쓴 일부 시민 보여
“승객 눈치 안 봐도 돼 좋아”
버스기사, 승차거부 부담느껴
“안 썼다고 안 태울 수 없어”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첫날인 26일 버스나 지하철,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대중교통 승차를 거부당할 수 있기에 시민들은 더욱 마스크를 쓰는 데 신경을 썼다.
서울역 역사 내에는 직원이 ‘마스크 착용을 반드시 합시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띠를 어깨에 두르고 승객들을 안내하기도 했다.
한 할머니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지하철을 이용하려 하자 직원이 입구를 가로막아서며 “마스크를 꼭 끼고 타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돌려보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린 채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린 채 버스에 탑승한 한 시민은 “버스를 탈 때 마스크를 끼고 타면 갑갑해서 자꾸 벗게 된다”며 “오늘부터 마스크를 안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안 되니까 할 수 없이 껴야 하는 것도 어느 정도 있다”고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버스기사들은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승객에게 승차거부를 하는 것을 다소 부담스러워했다.
버스기사 A씨는 “실제로 마스크를 안 쓰고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 몇 명을 보면 제지를 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막상 그렇게 하려니 (승객의) 눈치를 보게 된다”며 “승객 한명 한명이 소중한데 승차거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다른 버스기사 B씨는 “마스크 없는 승객을 무작정 내쫓아낼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며 “요즘 승객들이 마스크를 알아서 잘 끼고다녀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라고 말하며 난색을 보였다.
택시기사들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침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면서도 막상 적용이 잘 될 수 있을지 고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 시행에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는 정수호(가명, 60, 남)씨는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 중 마스크를 안 쓰는 사람이 많이 있다”며 “최근 인천 택시기사 감염 사례를 보고 혹시나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손님 때문에 나도 (코로나19에) 걸릴까 봐 걱정이 많이 됐다. 이제 마스크 쓰지 않은 승객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말했다.
아직 마스크 미착용자 승차거부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는 김지호(43, 남)씨는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손님이 더 줄었는데 마스크 안 쓴 고객을 받지 않으면 수입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염려하며 “마스크를 착용 안 하고 택시를 타면 신경은 쓰이지만, 알아서 스스로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 운수업 종사자가 마스크 미착용자의 대중교통 승차를 한시적으로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단, 지하철의 경우 승객이 마스크를 썼는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현장 관리 직원이나 승무원 등이 각 역사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유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