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의 하버드대로 불리는 美에모리대학 ‘법과 종교연구센터’에서 발행한 디지털 출판물 ‘캐노피포럼(Canopy Forum)’이 ‘희생양 없는 전염병 모니터링: 대한민국 신천지 공동체로부터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출처: 캐노피포럼 홈페이지)
남부의 하버드대로 불리는 미국 에모리대학 ‘법과 종교연구센터’에서 발행한 디지털 출판물 ‘캐노피포럼(Canopy Forum)’이 신종교연구센터 소장인 마시모 인트로빈 교수의 ‘희생양 없는 전염병 모니터링: 대한민국 신천지 공동체로부터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출처: 캐노피포럼 홈페이지)

‘희생양 없는 전염병 모니터링 : 한국 신천지 공동체로부터의 교훈’

美에모리대학 디지털출판물 ‘캐노피포럼’, 코로나19-신천지 관련 글 게재

마시모 인트로빈 교수, 서양 종교학자로는 유일하게 이만희 총회장 인터뷰

“신천지 들어보지도 못한 취재진이 하루아침에 아마추어 신학자로 둔갑”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국제 언론매체에서 신천지에 대한 부정확한 가짜뉴스를 접하면서 소름이 끼쳤습니다.”

이탈리아 종교사회학자이자 ‘신종교연구센터(CESNUR)’ 설립자 겸 소장 마시모 인트로빈 교수가 신천지 관련 가짜뉴스에 일침을 가했다.

마시모 인트로빈 교수의 글은 지난달 30일 남부의 하버드대로 불리는 美에모리대학 ‘법과 종교연구센터’에서 발행한 디지털 출판물 ‘캐노피포럼(Canopy Forum)’에 ‘희생양 없는 전염병 모니터링: 대한민국 신천지 공동체로부터의 교훈’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캐노피포럼은 시민, 학자, 변호사, 성직자, 언론인, 정책 입안자 등 광범위한 디지털 소비자 커뮤니티에 전문가 분석을 전달하고 있다.

인트로빈 교수는 해당 글에서 최근 코로나19 사태 동안 국내외 언론이 ‘질 낮은 인터넷 소스’에 의존해 신천지와 관련한 가짜뉴스를 생산한 것과 ‘이단 프레임’에 갇혀 신천지를 ‘코로나19 희생양’으로 삼은 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인트로빈 교수는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과 인터뷰를 직접 진행한 유일한 서양 종교학자로 종교적 다원주의와 종교적 소수자에 관한 70여권의 저자다. 2011년에는 기독교인과 다른 종교의 구성원들에 대한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편협함에 맞서 싸운 OSCE(유럽안보협력기구) 대표를 지냈다.

◆“부정확한 정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책임감”

인트로빈 교수는 “신천지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는 취재진이 하루아침에 아마추어 신학자로 자신을 내세우거나 그저 질 낮은 인터넷 소스에 의존했을 뿐”이라면서 “한 언론사에서 다른 언론사로 급속히 퍼지고 있는 부정확한 정보를 바로 잡아야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신천지 관련 글을 쓰게 된 배경을 밝혔다.

그는 먼저 신천지 신학을 소개했다. 인트로빈 교수는 “신천지의 신학은 분명 독특한데 그것은 성경 계시록에 기록된 몇몇 사건들이 이미 한국에서 일어났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천지 신도들은 이만희 총회장을 인류를 천년성으로 인도할 약속의 목자라고 여긴다”면서 “그러나 질병이나 죽음이 없는 천년왕국, 천년신학은 보수 개신교 신자들도 들어온 것으로 특별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인트로빈 교수는 “많은 언론이 신천지의 신학을 현세에 대한 태도와 혼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천년왕국 시대에 들어서면 질병이 사라져 병원이 필요 없게 되겠지만, 아직은 천년왕국에 들어선 것이 아니기에 천년왕국에 이르기 전까지는 계속 의사와 병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신천지 신도 중 스스로 병원에서 의사나 간호사로 일하는 인원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천지 신도들이 스스로 질병에 걸리지 않을 것으로 여긴다거나, 현대의학이나 의학적 검사를 거부한다는 주장도 전적으로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인트로빈 교수는 “신천지가 병을 죄악으로 여긴다는 것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천지 신도들은 많은 개신교, 천주교 신자들처럼 죄 때문에 질병이 세상에 들어왔고, 성경이 아담과 이브를 통해 이런 사실을 상징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죄는 일반적으로 인간성에 관한 것이며, 각각의 질병이 개인의 죄와 관련돼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가 지난 5일 유튜브를 통해 폭로한 구리이단상담소 신현욱 목사(구리초대교회)의 비리 고발 내용. 화면은 이단상담소 관계자가 가족에게 신천지 교인인 가족을 펜션에 가두라고 시키는 정황이 담긴 문자. (출처: 유튜브 해당 동영상 화면캡처) ⓒ천지일보 2020.4.8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가 지난 5일 유튜브를 통해 폭로한 구리이단상담소 신현욱 목사(구리초대교회)의 비리 고발 내용. 화면은 이단상담소 관계자가 가족에게 신천지 교인인 가족을 펜션에 가두라고 시키는 정황이 담긴 문자. (출처: 유튜브 해당 동영상 화면캡처) ⓒ천지일보 2020.4.8

◆신천지, 거침없이 성장해온 개신교가 만난 장애물

인트로빈 교수는 한국 기독교의 성장 배경을 통해 신천지에 대한 한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국내외 언론과 한국인들이 신천지에 대한 황당한 이야기를 믿는 것은 주로 서양에서 들어온 개신교 선교사들로 시작된 한국의 기독교 역사와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인트로빈 교수는 “한국전쟁의 여파로 보수주의자들과 근본주의자들이 지역 개신교 신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게 됐고, 그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개신교가 성장했다”면서 “그들은 미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그중 일부는 정치인과 언론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처럼 거침없이 성장해온 한국의 개신교가 새로운 장애물을 만났는데, 바로 신천지였다”면서 “신종교연구센터(CESNUR)에 따르면 신천지는 한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종교단체”라고 강조했다.

인트로빈 교수는 이런 성장세를 막기 위해 신천지 신도를 상대로 자행되는 강제개종의 실태도 폭로했다.

그는 “상당수 기성교인들은 왜 신천지로 개종하는지 묻기보다는 기존 ‘이단에 대한 고발 리스트’로 신천지 성장세를 설명했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신천지로의 개종을 금지시키려 했다”고 비판했다.

인트로빈 교수는 “부모들은 성인 아들‧딸을 납치해 감금했고, 개종 목사들은 이들을 신천지에서 탈퇴시켜 강제로 탈환하려 했다”면서 “강제개종은 20여년 전 미국과 영국의 법원이 불법으로 판단한 행위이며, 2018년 신천지 여신도가 강제개종 장소에서 탈출하려다 아버지에게 살해당하자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고 언급했다.

그는 “벨기에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국경없는인권(HRWF ; Human Rights Without Frontiers)’이 최근 출간한 책을 통해 신천지 신도들의 수천 건 강제개종 미수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진다”면서 “국경없는인권(HRWF)은 신천지와 코로나19와 관련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하기 위해 신종교연구센터와 협력했다”고 밝혔다.

◆신천지, 31번 결과에 바로 교회폐쇄 등 선제적 조치

인트로빈 교수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신천지 31번 확진자와 신천지 교회의 대처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신천지와 코로나19와 관해 확실한 것은 대구 신천지 31번 여성이 2월 18일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가 나타난 것”이라면서 31번의 검사거절 논란을 언급했다. 그는 “31번은 두 번이나 검사를 거절했다는 의사들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한다. 이는 의료진이 자신을 감싸고 책임을 (31번에게) 전가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면서 “2월 18일 이전에 의사들은 그녀를 강제로 격리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31번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인트로빈 교수는 “31번의 결과를 알게 된지 몇 시간 만에 신천지는 전국 모든 교회를 폐쇄조치했다”면서 신천지의 빠른 대처를 강조했다. 또 코로나19와 관련해 신천지가 고의적인 오류를 범하지 않았음에도 희생양이 된 것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종교는 전염병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확실히 감시되어야 한다. 스포츠 행사나 인기 있는 축제처럼 종교적인 모임은 바이러스가 퍼질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감시와 희생양은 매우 다른 태도”라고 비판했다.

인트로빈 교수는 “신천지는 정부로부터 전수명단 제공을 요구받은 지 6일 만에 24만여명의 신도 명단을 제출했다. 한국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의 말에 따르면 신천지가 제공한 명단 중 불완전하거나 변경된 명단을 제공했다는 증거는 없었다”면서 “몇몇 신도들의 오류가 있었지만 대규모 자료수집에서 이정도의 오류는 정상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시몬지파 서대문교회에서 방역 작업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2.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시몬지파 서대문교회에서 방역 작업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2.21

◆코로나19 동안 신천지 인권침해 7000여건

그는 “학교나 사업장에서 신천지 신도이거나 신천지와 관련된 사실을 숨기려한 사람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한국에서 신천지 신도임을 인정하면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심지어는 신체적인 공격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현실을 설명했다.

인트로빈 교수는 신천지 신도들의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동안 신천지 신도 인권침해 사례가 7000건 이상 발생했다는 보고서를 검토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신천지 여신도 2명이 신앙에 적대적이고 가정폭력 전력이 있는 남편에게 핍박을 당하다 추락사했다”면서 “이 사건들은 여전히 조사 중이며 심각한 우려의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도 신천지 희생양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인트로빈 교수는 “신천지가 실수를 했냐”고 물으면서 신천지 기자회견도 언급했다. 그는 “이만희 총회장은 지난 3월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형적인 한국식으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 신천지는 코로나19의 심각성을 깨닫는 데 더디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나 이런 실수는 형사상의 직무유기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싫어하는 대상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이미 역사적으로 보아온 일”이라면서 유대인들이 14세기 유럽에서 흑사병 유행의 원인으로 지목된 사실을 예로 들었다.

인트로빈 교수는 “신천지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코로나로 인해 비판받는 단체들을 보아왔다”면서 “전염병이 유행하는 동안 종교모임이 감시를 받을 필요성은 있다. 종교모임은 스포츠나 축제처럼 바이러스가  퍼질 기회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감시와 희생양은 매우 다른 태도”라고 거듭 지적하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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