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지난 2018년 대한민국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한 근로정신대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 주어 일대 파란을 불러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조선여성근로정신대는 미쓰비시중공업으로부터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고 일본 정부 역시도 이를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있지 않다. 한일관계 파탄의 핵심에 있는 전후 배상 문제에 대하여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일본인이 소리 높여 ‘양심’을 찾게 된 자전적 에세이가 출간됐다.

‘인간의 보류’는 작가 야마카와 슈헤이의 자전적 에세이다. 그는 ‘나고야 지원회(정식명칭: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자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의 일원으로서 근로정신대 문제에 투신한 작가이자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책의 후반부에는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의 파행적 구조를 파헤치고 어떻게 하면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전범 기업에게 사죄와 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각 전문가들의 지혜와 해결방안이 제시된다. 나아가 21세기 현 시점에서 한일관계를 돌아보며 국가란, 인권이란, 인간의 양심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해 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국경과 민족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교류, 근로정신대 피해자의 호소에 눈물 흘리는 연민, 그러면서도 인간에 대한 따스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저자의 신념을 소탈하면서도 진솔한 문체로 만나볼 수 있다.

야마카와 슈헤이 지음, 김정훈 옮김/ 소명출판 펴냄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