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용산구에 당선된 미래통합당 권영세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용산구에 당선된 미래통합당 권영세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2

“보수 강점·품격·능력 보여주지 못해”

“능력 있는 정당이란 모습 보여줘야”
“서울시와 할 일 많아”… 행안위 희망

“재개발 위해선 불필요한 규제 풀어야”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코로나19나 긴급 재난지원금 문제 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당이 대안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어요. ‘막말 논란’ 등으로 인해 보수정당으로서의 품격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죠. (4.15총선에서) 보수의 강점과 품격, 능력, 안정성 등을 하나도 못 보여줬다고 봅니다.”

4.15총선에서 서울 용산구에 출마해 당선된 미래통합당 권영세 당선인은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권 당선인은 통합당의 서울 당선인 8명 중 유일하게 강북 지역에서 생존했다.

그는 “강북에서 유일하게 당선됐다면 기뻐해야 하는데, 전혀 기뻐할 수 없다”면서 “전국 단위에서 180석을 여당이 가져갔다. 우리가 제1야당이지만 소수 제1야당으로 전락했다. 굉장히 충격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당내 중진으로 분류되는 권 당선인은 당의 재건 방향과 함께 당내 역할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보수 우파 스스로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 제대로 된 보수가 되기 위해선 품격이 있어야 한다”면서 “그리고 수도권에서 계속 참패할 경우, 재집권은 어렵다고 본다. 수도권에서 매력적인 보수가 돼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선 이념적으로도 좌표 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극기 세력이나 보수 유튜버 등도 우리에게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쪽 영향을 받아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으로 가다가는 수도권에서 더 이상 이기긴 어렵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념적 좌표도 중간 쪽으로 옮겨야 한다. 그다음에 보수정당으로서 행동방식도 재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용산구에서 당선된 미래통합당 권영세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용산구에서 당선된 미래통합당 권영세 당선인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2

권 당선인은 특히 보수가 실력을 쌓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경제 위기가 올 겁니다. 이번 선거에선 보수가 그렇게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주지 못했고, (유권자들이) 그렇게 인정해주지도 않았습니다. 재난지원금 부분에서도 왔다 갔다 했어요. 보수가 맘에 들지 않는 역동적이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국정을 운영해 나가는데 훨씬 더 능력 있는 정당이라는 걸 보여줘야 해요. 막말 등의 품격이나 행태 등도 되돌아봐야 합니다. 홍준표 류의 보수는 보수다운 보수가 아닙니다.”

권 당선인은 “다선 의원 중에서 경험 있는 의원이 별로 없다. 그런 상황에서 경험이 아직 부족한 초·재선 의원에게 제가 경험한 걸 알려주고 안내하는 역할은 해야 한다”면서 “어떤 위치에서 해야 할지 아직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희망하는 국회 상임위원회로 행정안전위원회를 꼽았다. 향후 용산구의 재개발·재건축 부분에서 서울시와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권 당선인은 선거 기간 고도제한 규제 완화와 용산국제업무지구 재추진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재건축, 재개발이 필요한 곳에 재건축, 재개발이 쉽게 이뤄지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푸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고도제한 규제 완화와 관련해 남산은 서울 한복판에 있으니깐 동서남북에서 볼 수 있다. 다른 곳은 다 고층빌딩이 있는데 용산에선 왜 고도제한이 이뤄져야 하는지 합리적이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전체적인 서울의 외관을 나쁘게 만들면 곤란하겠지만, 불필요하게 용산이 고도 제한으로 재건축, 재개발이 막혀서는 안 된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 재추진의 경우, 제 임기 4년 동안 할 수는 없다. 최소한 10년 이상 소요된다. 공식적으로 다시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시작한다면 그 자체의 관성을 갖고 움직이게 돼 있으니,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지 전략적으로 더 고민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권 당선인은 21대 국회에 대해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겠다. 그 역할이 여당의 독주를 막아낼 수 있을지, 여당의 문제점을 역사 속에 기록될 수 있도록 하는 정도에 그칠지 모르겠다. 하지만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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