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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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의 굴레, 황교안과 공천 흔들기, 프레임 전략 실패 등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21대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미래통합당 참패로 막을 내렸다. 180석(민주당) vs 103석(통합당)! 숫자는 양당이 처한 현실을 명확히 보여줬다.

헌정사상 옛 집권당 계통의 보수정당이 이처럼 완벽히 패배한 적은 없었다는 게 일반론이다. 정치사적으로 유례가없는 이번 총선 결과는 왜 생겨났을까?

21일 천지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박상병 이슈펀치(67회)에서는 4.15 총선 승패를 결정지은 일곱 가지 핵심요인을 짚어봤다.

박상평 정치평론가와 김성완 천지일보 정치부 기자는 이번 총선 승패를 가른 주된 요인으로 친박의 굴레, 황교안 전 대표와 공천 흔들기, 프레임 전략 실패, 막말의 저주, 차명진 구하기, 역대급 투표율,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사태 등 7가지를 꼽았다.

우선 황교안 전 대표 원톱의 통합당은 그 자체가 친박의 부활로 연결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기자는 “황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등장했고, 태생적으로 친박세력과 가깝고 또 중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고, 박 평론가는 “중도 등 합리적 보수층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오지 않으면 낙관할 수없는 처지였는데도 친박 유령을 그 대목에서 끌어내리지 못하고 함께 춤을 췄다”며 “황교안 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생각이 나서 안 찍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실상 친박은 중도층 확장의 발목을 잡은 통합당 최대의 아킬레스건이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박 평론가는 이어 “박 전 대통령 옥중 메시지를 천금 같은 말씀이라고 하는 등 극우세력, 친박세력 박수쳐주다가 끝나버렸다”며 “황 대표가 선거 판세를 읽어내지도 못했지만, 통합당의 수준이 이렇다”고 일갈했다.

황교안 전 대표의 공천 흔들기도 선거패착의 원인이 됐다.

김 기자는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마음대로 뒤집어버리는 이른바 ‘호떡공천’ 논란을 언급했고, 박 평론가는 “국민의 눈을 무시하는 행태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박 평론가는 “비례 꼼수 공천이 양날의 칼로 작용했다. 비례에서는 19명이 됐지만 대신 지역구에서는 다 떨어졌다”면서 “자신(황교안 전 대표)에게 주어진 기회를 이런 식으로 활용한다면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느냐”라고 쏘아붙였다.

프레임 전략 실패도 거론됐다. 김 기자는 “정권심판론에서 조국 문제로, 나중에는 읍소전략을 들고 나왔지만 먹히지 않았다”면서 “자신들이 잘하는 것을 내세우지 않고 무조건 남탓 만하는, 반대만 하는 전략이 통할 리가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 평론가는 “프레임 전략이 3번이나 왔다갔다 했다”며 “국민은 무능한 야당으로 봤을 것이다. 프레임의 완전한 실패”라고 단언했다.

[천지일보=신창원·박준성·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천330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진행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1대 총선 잠정 투표율이 66.2%라고 밝혔다. 지난 1992년 총선 당시 71.9%를 기록한 이래 28년 만에 그 뒤를 잇는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날 서울과 인천 등 각 투표소에서 각양각색의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4.15
[천지일보=신창원·박준성·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1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천330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진행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1대 총선 잠정 투표율이 66.2%라고 밝혔다. 지난 1992년 총선 당시 71.9%를 기록한 이래 28년 만에 그 뒤를 잇는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날 서울과 인천 등 각 투표소에서 각양각색의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4.15

특히 파급력이 컸던 막말 논란과 차명진 전 의원 제명 과정도 통합당 총선 패배의 한축이 됐다고 분석했다.

박 평론가는 “몇몇 의원의 막말이 그렇게 크게 영향을 줄까 하겠지만, 전체 지지율은 아닐지라도 부동층이 보고 있다”며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사람들, 유권자들이 무서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평론가는 “이런 막말을 한 사람들을 과감하게 털어냈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더 큰 논란을 자초했다”며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대 최고 수치의 높은 투표율과 기존 선거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코로나19 정국도 총선 승패의 중요한 가늠자였다. 야권 심판에 유권자의 표심이 작동했고, 정부와 여당에 유리한 국면이었다는 분석이다.

김 기자는 “사전투표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본 투표는 야당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득표율 관련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높은 투표율은 야당 응징의 성격이 강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기자는 “우리의 정치 지형이 많이 바뀌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면서 “특히 진보의 가치를 향수하는 시민이 많아진 만큼, 보수 진영이 뼈아프게 각성하지 않으면 향후 선거에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관련해서도 “문재인 정부의 방역 대처가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여당에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제21대 총선일인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를 시청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제21대 총선일인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를 시청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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