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풍산화동양행 이제철 대표

우리나라 화폐사


한국은행에서는 경제 활동의 다양화 및 금융과 물품거래의 융통성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1000환권과 100환권 사이의 중간 액면인 500환권의 필요성을 느끼고 1956년 3월 지폐 중앙에 이승만 박사를 도안한 이른바 중앙이박 500환권을 발행하였다. 아울러 1957년 3월에는 신(新)1000환권을 발행함으로써 소액화폐인 5환권과 1환권을 제외하고는 미국 제조은행권에서 국내 제조권으로 대체하였다.
중앙이박 500환권 (출처: 풍산화동양행) ⓒ천지일보 2020.4.21
중앙이박 500환권 (출처: 풍산화동양행) ⓒ천지일보 2020.4.21

미국 제조권과 국내 제조권의 차이점을 보면, 미국 제조권인 10환권, 100환권, 1000환권 3종권 모두 뚜렷한 도안의 주소재가 없어 앞면 우측에 거북선 그림을 넣은 단순한 지폐였으나 국내 제조권인 신(新) 10환권은 남대문과 해금강 총석정, 신 100환권은 이승만 대통령 초상과 독립문, 신 1000환권은 이승만 대통령초상과 한국은행 휘장을 각각 앞면과 뒷면의 주소재로 사용하는 한편 기조 색을 다르게 하여 권종 구분을 용이하게 하였다.

또한 1957년 3월 신 100환권의 도안을 약간 변경한 개(改)100환권을 발행하였는데 이 개 100환권은 앞면의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을 한복 초상에서 양복 초상으로 변경하였다. 1958년 8월 광복절을 맞이하여 독립문이 도안된 50환권을 발행하였고 동시에 500환권의 도안을 다소 변경한 신(新) 500환권을 발행하였는데 기존 500환권의 중앙에 한복을 입은 이승만 대통령 초상을 우측으로 옮기고 한복 초상 대신 양복 초상으로 변경하였다.

개 500환권, 개 1000환권 (제공:풍산화동양행) ⓒ천지일보 2020.4.21
개 500환권, 개 1000환권 (제공:풍산화동양행) ⓒ천지일보 2020.4.21

이로써 1953년 2월 통화 조치에 의해 ‘환’ 표시 은행권이 발행된 이후 1958년까지 발행된 신종 은행권은 모두 7개 권종에 달하였는데 이 중 50환권과 10환권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을 도안의 주소재로 채택하였다. 1960년 4·19 혁명으로 민주당 정부가 출발한 후 새로운 도안의 은행권이 발행되었다. 먼저 1960년 8월에는 주 도안 소재를 세종대왕으로 변경한 개(改) 1000환권을 발행하였고 이어 1961년 4월에는 역시 세종대왕을 주 소재로 한 개(改) 500환권을 발행하였다.

또한 1962년 5월에는 제1차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면서 국민의 저축 정신을 높이기 위해 저축통장을 들고 있는 모자상을 도안 소재로 한 개갑(改甲) 100환권을 발행하였는데 이 지폐는 1962년 6월 10일 제3차 화폐개혁으로 인하여 발행된 지 20여 일 만에 유통이 금지됨으로써 한국은행권이 발행된 이래 최단기간 유통된 화폐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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