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軍, 전투기로 반군 장악지역 탈환
수세에 몰린 반군, 국제사회에 개입 촉구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리비아 카다피 친위부대가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워 총공세를 벌이면서 반군이 장악했던 서부와 동부의 주요 도시들을 탈환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세계의 이목이 일본 대지진에 쏠려 있는 가운데 카다피군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카다피군은 그동안 반정부 세력이 우위를 선점했던 동부 지역을 속속 탈환하며 시위대 근거지인 벵가지 턱밑까지 진격했다.

14일(현지시각) 현지주민에 따르면 카다피군은 전투기를 앞세운 막강한 화력으로 자위야와 라스 라누프에 이어 브레가도 탈환하면서 현재 반정부 세력의 본부가 있는 벵가지 길목, 아즈다비야를 공격하고 있다.

이에 반군은 동부 지역의 교통 요충지 아즈바디야를 사수하겠다고 밝혀 양측 간 전투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구 12만 명의 아즈다비야는 벵가지를 비롯한 동부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따라서 이곳을 정부군에 내어줄 경우 반군은 최대 위기에 맞게 된다.

막강한 공격력으로 반군이 장악한 도시를 잇달아 탈환한 카다피군은 이날 러시아제 수호이-24 전투기를 통원, 아즈바이야 내 군사시설 등을 공습했다.

반군 측 관리인 아흐메드 알-즈웨이 씨는 전투기들이 아즈다비야의 무기 저장소를 폭격했다고 AP 통신에 전했고, 반군 전사인 압델 카드르 헤자지는 “비행기들이 4차례 공습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수세에 몰린 반정부 세력은 국제 사회에 절박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14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군이 벵가지까지 진격하면 50만 명을 죽일 것”이라고 우려하며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요청했다.

앞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는 지난 14일 미국 뉴욕 본부에서 3시간에 걸쳐 카다피군의 반군에 대한 공습을 차단하기 위한 비행금지구역 설정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국제 사회는 저마다의 엇갈린 이해관계 탓에 실질적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G8 외무장관들은 이날 파리에 모여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내부에서도 이견이 존재하는 데다 러시아, 중국이 이를 반대하고 있어 처리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와 양자회담을 연 후 “카라디 체제가 정통성을 상실했으며 이에 대해 더욱 강력한 제재를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카다피 원수의 퇴진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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