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다비야에 폭격..서북부 도시 주와라도 공격
"반군 합류 병사 항복시 사면"..터키 "군사개입 반대"

(카이로=연합뉴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친위부대가 14일 공습과 포격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반군 세력이 동부 지역의 교통 요충지 아즈바디야를 사수하겠다고 밝혀 양측 간 전투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우세한 화력으로 반군이 장악한 도시를 잇따라 탈환한 카다피 부대는 이날 러시아제 수호이-24 전투기를 동원, 아즈바디야 내 군사시설 등을 공습했다.

반군 측 관리인 아흐메드 알-즈웨이 씨는 전투기들이 아즈다비야의 무기 저장소를 폭격했다고 AP 통신에 전했고, 반군 전사인 압델 카드르 헤자지는 "비행기들이 4차례 공습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카다피 부대는 이날 모랫바람이 부는 가운데, 아즈다비야로 향하는 길목에 포진한 반군 진영을 포격하며 공세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반군은 아즈다비야에서도 정부군에 밀리게 되면 지휘부가 있는 벵가지가 위태로워진다는 판단에 따라 이 요충 도시를 사수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반군에 가담한 자말 만수르 전 대령은 반군이 보유한 무기가 빈약하지만, 아즈다비야에서 정부군을 상대로 도시 게릴라전을 전개할 수 있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10만 명이 거주하는 아즈다비야는 벵가지에서 남쪽으로 140㎞ 떨어진 곳에 있다.

카다피 군은 또 서북단 도시 주와라에서도 반군을 몰아붙였다.

반군의 한 소식통은 정부군이 탱크 10대와 자동화기가 탑재된 차량을 주와라에 진입시켜 반군과의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리비아군의 대변인 밀라드 후세인 대령은 기자들에게 반군 세력을 `쥐와 테러범'에 비유하며 "정부군이 이 나라를 정화하기 위해 진군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 정부는 또 반군에 합류한 병사들이 정부군에 항복하면 사면해 주기로 했다고 현지 국영TV가 보도했다. 리비아에서 지난달 15일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상당수의 정부군 장병이 군부대를 이탈, 반군 세력에 합세했다.

리비아 관영 뉴스통신 자나(JANA)는 카다피가 러시아와 중국, 인도 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태를 피해 국외로 철수한 서방 회사들을 대신해 리비아 석유 산업에 투자해달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리비아 내 석유 회사들은 한 달 전 반정부 봉기가 일어난 이후 부분적으로 원유를 생산하고 있거나 완전히 생산을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G8 외무장관들은 이날 파리에 모여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방부의 제프 모렐 대변인은 이날 MSNBC방송에 출연, 미국은 아직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정치적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 정부는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이 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이날 "우리는 외세 개입, 특히 군사적 개입이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점을 경험해왔다"면서 "리비아나 다른 어떤 국가에든, 나토의 군사적 개입은 도움이 되지 않고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총리는 또 이번 사태의 해결 방안 중 하나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인사를 대통령으로 임명할 것을 카다피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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