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빅카인즈(BIG KINDS)에서 뉴스 검색어로 ‘이단’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결과, 연관어로 ‘신천지’라는 키워드가 2558건의 빈도수를 보이며 1위를 기록했다. (출처: 빅카인즈 자료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0.4.10
10일 빅카인즈(BIG KINDS)에서 뉴스 검색어로 ‘이단’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결과, 연관어로 ‘신천지’라는 키워드가 2558건의 빈도수를 보이며 1위를 기록했다. (출처: 빅카인즈 자료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0.4.10

“기사에 ‘이단’ 표현 반복 사용”

“사회적 낙인찍는 보도 다수”

 

네이버 ‘이단+신천지’ 검색하니

CBS자회사 노컷뉴스 지분 ‘압도’

685개 매체 총합과 맞먹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지가 벌써 80일을 넘어선 가운데 국민이 두려움에 떠는 사이 특정 언론들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등에 대한 공포·혐오를 조장하는 기사를 쏟아내면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 공화국의 가치와 충돌하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기자협회가 펴내는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기자협회보는 지난 8일 코로나19 사태 석 달째를 맞아 1월 20일부터 3월 30일까지 10주간 종합일간지 10개사와 통신사 3개사 경제지 7개사 지상파 3개사, 종편 4개사, 보도전문채널 2개사 등 총 30개 매체에서 ‘신천지’를 언급한 기사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기독교방송인 CBS의 자회사 노컷뉴스의 보도량(2076건)이 최대였다. 매체 특성상 기사 절대양이 많을 수밖에 없는 통신사 3개를 빼면 신천지 관련 기사가 가장 많은 매체였다.

그 다음은 역시 기독교관련 매체인 국민일보로 1310건을 기록했다. 이는 종합일간지 중에서 최대였다.

특이한 점은 보도전문채널 2개 중 YTN의 보도 건수(1875건)가 연합뉴스TV(1003건)보다 2배 가까이 많다는 점이다. 이 같은 결과는 절대적인 상관관계는 아니더라도 CBS 출신인 변상욱 앵커의 YTN 이직에 기인한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변 앵커는 현재 YTN의 ‘뉴스가 있는 저녁(뉴있저)’을 진행하고 있다.

‘뉴있저’는 지난달 초 서울 ‘구로콜센터 집단감염’ 당시 구로콜센터 20분 거리에 신천지 시설이 16곳이나 있다며 집단감염의 연결고리가 신천지에 있는 것처럼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구로콜센터 내 확인된 신천지 신도 5명은 모두 진단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는 등 특별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10일 빅카인즈(BIG KINDS) 통해 ‘신천지’ 키워드가 포함된 뉴스 건수를 주간 그래프로 분석한 결과 2월 14~21일 한주간에만 7409건에 달했다. (출처: 빅카인즈 자료) ⓒ천지일보 2020.4.10
10일 빅카인즈(BIG KINDS)를 통해 ‘신천지’ 키워드가 포함된 뉴스 건수를 주간 그래프로 분석한 결과 2월 14~21일 한주간에만 7409건에 달했다. (출처: 빅카인즈 자료) ⓒ천지일보 2020.4.10

기자협회보는 “특히 종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매체에선 ‘이단’이란 용어를 기사에 지속 사용하고 있다”며 “해당 용어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 공화국의 가치와 충돌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기사는 “교인들만을 위한 매체가 아니라 포털 등 공론장에 (이단 등의 용어를 사용해) 보도를 낸다면 더더욱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을 받기 쉽다”며 ‘사회적 낙인’을 찍는 보도가 다수 잇따랐다고 지적했다.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CBS는 지난 2월부터 신천지 기사 작성 시 “최소한 첫 문장에서 ‘이단’ 표시”를 해야 한다는 방침을 구성원에 공유해왔다.

이에 천지일보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노컷뉴스가 기사에서 ‘이단+신천지’란 키워드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검색해봤다. 그 결과 방침이 공유된 2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노컷뉴스는 1099건의 기사를 작성했다.

이는 네이버에 검색제휴가 된 685개 언론사(국민일보·전문지는 제외)의 노출 건수 총합인 1447건에 근접하는 수치다. ‘이단’이라는 프레임을 위해 한 개의 매체가 685개에 달하는 언론사 전체에 맞먹는 기사를 쏟아낸 것이다.

같은 기간 국민일보는 ‘이단+신천지’ 키워드를 넣은 204건의 기사를 작성했는데, 이는 국민일보를 제외한 종합일간지 13개 매체의 총합 234건과 유사한 수치였다.

또 국민일보 취재진은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공식 기자회견 당시 “이 총회장 자신이 ‘영생불사’한다고 믿느냐”고 코로나19와 연관 없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10일 네이버 뉴스 검색창에서 ‘이단 신천지’ 키워드로 노컷뉴스 기사를 검색한 결과 2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총 1099건의 기사가 검색됐다. (출처: 네이버 뉴스 검색창 캡처) ⓒ천지일보 2020.4.10
10일 네이버 뉴스 검색창에서 ‘이단 신천지’ 키워드로 노컷뉴스 기사를 검색한 결과 2월 1일부터 4월 10일까지 총 1099건의 기사가 검색됐다. (출처: 네이버 뉴스 검색창 캡처) ⓒ천지일보 2020.4.10

기자협회보는 기자회견 당시 이 총회장이 차고 있던 시계에 집중된 보도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해당 시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준 것이 아니냔 주장이 나오면서 기자회견 내용은 온데간데없이 네이버·다음 등 포털은 온통 시계로 뒤덮였다.

이 같은 언론의 행태에 프리랜서 기자 라파엘 라시드는 뉴욕타임스에 올린 기고문에서 “(신천지가) 이단이라 불리는 것과 바이러스의 원인으로 비난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하지만 대중과 언론, 일부 정치인이 사실상 두려움과 혼란 또는 정치적 편의상 이 두 혐의를 동일시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4.15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신천지에 강경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신천지 지도부를 ‘의도적인 살인자’로 검찰에 고발한 사람은 박원순 서울시장이었다. 박 시장은 201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었는데, 이는 권한을 얻고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인 듯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천지 또한 불행히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며 “지금 신천지는 대중의 편견과 정치적 기회주의로 인해 무거운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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