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전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그로세토시에서 한 경찰관이 시민들의 격리를 감시하는 드론을 작동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탈리아 전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그로세토시에서 한 경찰관이 시민들의 격리를 감시하는 드론을 작동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코로나19 확산세에 격리 강화

78억명 중 15억명이 자택대피

활동마비에 세계경제 후퇴

“종식 후 자본주의 변형될 것”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치자 국민에게 이동을 제한하는 각국 정부의 대응책이 점점 강화하고 있다.

국경봉쇄에도 확산세가 잡히지 않자 준 전시상황을 선포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24일(한국시간) 오후 1시 집계한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38만 1598명, 사망자는 1만 6557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확진자가 10만명이 될 때까지 67일이 걸렸으나 20만명에서 30만명까지 느는 데는 나흘에 그쳤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커지고 있고 봉쇄와 격리 조치도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는 중국을 제외한 국가 중에서는 가장 처음으로 이동제한령을 내렸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달 초 상황이 심각한 북부지역에만 이동제한령을 발령했으나 이는 지난 10일 전국으로 확대됐다.

스페인은 14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생필품과 의약품 구매, 출퇴근 목적 등을 제외하고는 자택에 머물 것을 지시했다. 

오스트리아는 16일부터 공공장소를 폐쇄하는 한편 국민에게 자가격리를 권고했고, 프랑스는 17일부터 보름간 이동금지령을 내렸다.

영국도 23일 생필품 구매를 위한 쇼핑, 운동, 치료, 필수적 업무를 위한 출퇴근 외에는 반드시 집에 머물도록 했다.

인도는 31일까지 뉴델리를 비롯해 전국 80여개 지역을, 파키스탄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는 신드주 전체를 봉쇄하는 등 남아시아 국가들도 통행 제한에 동참했다.

모로코와 뉴질랜드도 잇달아 이동제한령과 봉쇄령을 내리면서 아프리카, 오세아니아에서도 당분간 국민의 발을 묶어놓기로 한 국가들이 나왔다.

레바논과 요르단 등 중동 각국도 사람이 모이지 않도록 대중 시설을 폐쇄하고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반면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하면서 점차 이동제한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23일 시내교통 통제와 함께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우한을 대상으로 한 봉쇄 조치가 조만간 풀린다.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 지역에 대한 봉쇄는 25일 0시를 기해 먼저 즉각 해제된다. 후베이성 정부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공고를 통해 4월 8일 오전 0시를 기해 우한에서 외부로 나가는 교통 통제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2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 포장 음식 대기 구역에서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정 구역에 배치된 의자에 앉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연습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한 쇼핑몰 포장 음식 대기 구역에서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정 구역에 배치된 의자에 앉으며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연습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AP통신은 78억명에 육박하는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에 달하는 15억명에게 “집 안에 머물라”는 권고와 명령이 내려졌다고 추산했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람들의 발이 묶인 것은 제1차, 제2차 세계대전 등 전시에도 전례를 찾아보기 드문 일이다.

이에 따른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충격은 점점 커지고 있다.

공장이 멈춘 데다가 주민들의 자택격리로 소비까지 위축되면서 경제활동이 전방위로 마비된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일으킨 경제적 충격파는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세계 각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미국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우리의 일상과 경제활동이 금방 정상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세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미국외교협회(CFR) 섀넌 오닐 선임연구원은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각 기업이 구축해놓은 다단계, 다국적 공급망이 망가졌다며 ‘세계 제조업체의 기본 원칙’이 코로나19 이후 새로 재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리 개럿 전 CFR 세계보건문제 선임연구원도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공급망과 유통망이 외부 충격에 얼마나 취약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자본주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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