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 전광판 모습.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3.56포인트(-8.39%) 내린 1,457.64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56.79포인트(-11.71%) 내린 428.35로 마쳤다. (제공: 한국거래소) ⓒ천지일보 2020.3.22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로비 전광판 모습.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3.56포인트(-8.39%) 내린 1,457.64로 장을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56.79포인트(-11.71%) 내린 428.35로 마쳤다. (제공: 한국거래소) ⓒ천지일보 2020.3.22

폭락한 2주간 10년치 증발

휴대전화 121조, 반도체 35조
게임·바이오업종 비교적 선방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두 달간 국내 주식시장이 초토화됐다.

첫 한 달간은 화장품과 호텔·레저 업종 등에 약세가 집중됐으나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양상으로 번지면서 전 업종이 주가 폭락으로 확대됐다. 그중 게임과 바이오는 다른 업종에 비해 하락폭이 적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달 13일과 19일 연달아 20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사상 처음으로 동반 발동하는 기록적인 일주일을 보냈다. 특히 19일에는 코스피가 종가 기준 낙폭(133.56포인트)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1450대까지 후퇴했고, 코스닥은 1996년 개설 이래 최고 하락률(-11.7%)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15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9년 7월 23일(1496.49) 이후 약 10년 8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코로나19가 유럽까지 확산된 최근 2주간 주식이 본격적으로 폭락하면서 단 2주 만에 10년치가 사라진 셈이다.

다행히 지난 20일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금융시장이 안정흐름을 가져오면서 일차적으로 투매현상은 마무리되며 주식시장이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100포인트 넘게 올라 1560선까지 단 번에 회복했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에서 이달 19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휴대전화 및 관련 부품 업종이었다. 이 업종 70개 종목에서 두 달간 시가총액 121조 952억원이 사라졌다. 특히 삼성전자에서 사라진 시총만도 무려 116조 1123억원에 달했다.

또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 115개 종목에서는 시총 35조 1768억원이 증발했다. 그중 SK하이닉스 시총 감소액은 22조 495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연초만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등에 힘입어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으나 코로나19의 충격으로 다시 크게 후퇴하고 말았다.

상업은행 업종은 시총 31조 3474억원이 사라졌다. 상업은행에 속한 종목이 9개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은행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이나 다름없다. 기준금리마저 0%대에 진입하면서 예대마진을 수익 기반으로 삼는 은행업에는 먹구름이 잔뜩 드리운 상태다.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타격을 받은 자동차 업종 6개 종목 시총도 19조 2142억원이 사라졌다. 화장품 업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인 생활용품 업종(48개 종목)에서는 시총 15조 8541억원이 사라졌다.

시총 감소 폭이 가장 작은 업종은 게임 소프트웨어(-18.01%)와 바이오(-18.14%)였다. 인터넷서비스 업종(20개 종목)도 시총 11조 3877억원(-23.00%)이 줄긴 했으나 다른 업종에 비해서는 비교적 적게 줄었다.

이런 와중에도 코로나19 덕을 톡톡히 본 개인종목도 있다. 진단키트 업체인 랩지노믹스와 백신 개발업체인 진원생명과학은 두 달새 시총이 무려 241.56%, 115.21% 각각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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