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에서 직원들이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의 투자는 반도체를 비롯해 신성장 산업에 집중된다.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19.7.2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에서 직원들이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DB

코로나19로 장비 공장 ‘셧다운’

지속될 시 생산 차질 불가피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전략기지인 유럽과 미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이들에게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공급받는 국내 반도체 업체가 위기를 맞았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유럽, 미국 현지 공장이 코로나19로 ‘셧다운’이 지속될 시 공급망이 차단돼 국내 반도체 업계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 램리서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의 ‘자택 대피 명령’으로 프리몬트 본사와 리버모어 공장을 이달 말까지 일시 중단한다. 재가동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12일에는 네덜란드 장비 업체 ASML이 임직원 1만여명을 대상으로 순차 재택근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도 캘리포니아 본사 인원에 한해 재택대기에 들어갔다.

글로벌 장비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램리서치, ASML, AMAT는 세계 3대 반도체 장비 제조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들에게 장비를 공급받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2월 우리나라의 반도체 장비 수입액의 52.5%는 미국과 네덜란드에서 발생했다.

이에 이들 공장이 멈출 시 반도체 설비 신규 증설이나 램프업(생산량 증대)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 2기 라인을 건설 중이다. 중국 시안(西安) X2와 국내 화성 V1 라인은 램프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화성 사업장은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 생산라인으로 해당 기술을 갖춘 ASML의 장비가 필수적이다.

SK하이닉스도 이천 M16 공장을 건설 중이며 청주 M15, 중국 우시(無錫) C2F 생산라인도 장비가 필수적이다. 이 외에도 설비 개조, 부품 교체 등에 장비 공급이 필요하다.

지난 19일 시장조사업체 IDC는 최악의 경우 2020년 세계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역성장 확률은 80%에 달한다고 봤다. 반면 공급망과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에선 반도체 매출이 전년보다 6%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올해 1분기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전분기 대비 2%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이다. 이와 함께 2분기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업계 성장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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