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상 전파 근거 없는 말”
1월 “무증상 전파 가능성↓”
47일만인 15일 사실상 인정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발생한 초기, 방역 당국은 ‘무증상 전파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했지만, 최근 집단감염의 첫 고리가 증상이 없는 확진자일 수 있다고 밝히며 사실상 ‘무증상 감염’을 인정해 주목된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공식 브리핑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 박혜경 방대본 총괄팀장은 “무증상자가 감염 일으킬 수 있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이후 방대본은 무증상 전파에 대해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무증상 전파 우려는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달 2일 우한에서 입국해 능동감시 중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3세 남성(15번 확진자)이 무증상 확진자였던 환자(4번 확진자)와 같은 비행기로 국내에 입국한 사실이 밝혀졌고, 무증상 전파 우려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4번 환자와 15번 환자는 기내 접촉자이지만, 우한 체류 중 한국관 ‘더 플레이스’에서 같이 근무해 어디서 접촉했는지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정례브리핑에서 “무증상이지만 일부는 사실 감염돼 있었고, 바이러스가 발현되고 있는 상태인데 증세를 안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과 정부가 무증상 감염 가능성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낸 셈이다. 그럼에도 방역 당국은 계속해서 무증상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독일에서 무증상 전염이 보고되고 있다는 우려에도 방역 당국은 ‘의료진의 오류’로 일축했다.
하지만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전수 조사에 무증상자를 포함시킨 이후부터는 무증상 확진자의 위험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15일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사실상 코로나19 무증상 전파 가능성을 인정했다. 지난 1월 브리핑에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던 방대본이 무증상 감염을 공식 인정하기까지 47일이 걸린 것이다.
권 부본부장은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사례를 설명하며 “지난 2월 22일 (증상이 시작된) 10층에 근무하는 교육센터 직원이 가장 유력한 첫 번째 감염 사례로 판단된다”며 “이 직원은 (증상 발현 전날인) 21일에만 해당 건물로 출근했는데, 바이러스 분비가 증상 발생 전 왕성하게 나왔을 수 있다”고 말해 사실상 무증상 전파 가능성을 인정했다.
한편 방대본은 무증상 전파와 관련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다만 이전과 달리 무증상 전파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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