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고불상의 미소 (제공: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위원)ⓒ천지일보 2020.3.11
신라 고불상의 미소 (제공: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위원)ⓒ천지일보 2020.3.11

‘국보급’ 신라 금동불상 발견

삼국시대 가장 뛰어난 미소

34㎝ 크기… 무겁고 압도적

강우방 전 경주박물관장 고증
이재준 고문, 학술세미나서 발표예정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보이는 국보급 ‘신라 금동불상’이 발견됐다. 이 금동불상의 미소에 어린 뜻은 무엇일까. 삼국시대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는 민중을 구원하기 위해 출현한 미륵보살의 무한한 마음일까.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찾아진 삼국시대 불상 중 가장 뛰어난 미소라고 했다. 앳된 얼굴, 작은 입가에 도는 은은한 미소는 분명 삼국시대 신라인들이 그토록 출현을 고대했던 미륵보살의 현신인 것만 같다.

이 불상이 햇빛을 찾은 것은 불상연구의 최고 권위 학자인 전 경주박물관장 강우방 박사 덕분이다. 또한 40여년 불교문화재를 연구하고 있는 이재준 전 충북도 문화재위원(한국역사문화연구회 고문)도 이 불상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위원은 올봄 국회에서 열리는 불교문화재에 관한 학술세미나에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보급 신라불상 (제공: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위원)ⓒ천지일보 2020.3.11
국보급 신라불상 (제공: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위원)ⓒ천지일보 2020.3.11

◆옷 무늬 등 삼국시대 양식 발견

이 불상은 금동제로 34㎝나 된다. 얼굴 높이는 9.5㎝, 어깨 폭은 9㎝이다. 신라 금동불 가운데 이처럼 큰 불상은 ‘국보 제83호 금동 미륵보살 반가상’을 제외하고는 없다. 도금은 아말감법으로 한 것으로 불상의 여러 면에 일부가 남아있다.

강 박사는 감정 소견서에서 “전체적으로 얼굴이 크고 이에 비해 몸이 작아 보여 삼국시대 불상의 비례를 보여 준다”고 밝히고 “‘통주조(通鑄造)’라서 대단히 무겁고 압도적”이라고 밝혔다.

강 박사는 이 불상과 비교되는 것은 국보 제186호로 지정된 고구려 양식의 양평 출토 금동여래입상으로 대좌가 없이도 설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수인, 옷 무늬 등 각부에서 삼국시대 유행한 양식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불상의 머리는 신체에 비해 큰 편이며 아무 무늬가 없는 소발(素髮)이다. 강 박사는 “여래의 머리는 대 우주의 기운을 압축한 보주이며 그 위의 볼록한 부분은 큰 보주에서 작은 보주가 나오는 형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얼굴에 비해 작은 입은 삼국시대 불상 가운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박사는 “법의는 통견(通肩)으로 가로지른 옷 주름은 층단을 이루고 있으며 양 대퇴부의 양감을 강조하기 위해 일종의 동심원의 개념으로 옷 주름을 표현한 것도 고대 양식”이라고 설명했다.

◆활발한 문화 교류도 영향

중국 고대 불상을 연구하고 있는 이재준 전 위원은 “이 불상의 분위기는 삼국기 중국의 북주(北周) 북제(北齊)에서 유행한 소발의 불상과 매우 비슷하며 미소도 닮았다”고 말하고 신라와 이들 나라의 활발한 문화 교류를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삼국사기를 보면 진흥왕 25년(564AD)에 북제에 사신을 보내고 조공했으며 북제 황제는 조서를 내려 왕에게 ‘낙랑군공신라왕(樂浪君公新羅王)’이란 관작을 주었다고 기록되고 있다. 또 이 해 진나라(陳, 557∼589AD)는 사신을 보내 불경 1200권을 보내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이 시기 이들 나라와 활발한 교류를 통해 이 같은 불상이 태어난 것이라고 부연했다.

6세기 중반 북제 불상, 당시 활발한 문화교류를 엿볼 수 있다 (제공: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위원) ⓒ천지일보 2020.3.11
6세기 중반 북제 불상, 당시 활발한 문화교류를 엿볼 수 있다 (제공: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위원) ⓒ천지일보 2020.3.11

이 불상은 6세기 후반 중국의 남북조시기 유행한 미륵상과 매우 비슷한 상호와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신라 불상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지니고 있다고 부언했다. 그는 또 경주 삼화령 출토 삼존불(경주 박물관 소장)의 본존상의 머리와 미소 등이 많이 닮았다고 부연했다.

또 이 전 위원은 “충북 진천 사곡리에 있는 마애석불의 미소와 당당한 체구 등 모양을 많이 닮고 있어 당시 유행했던 미륵 신앙의 소산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천 사곡리 유적은 불상 옆에 석굴을 만들어 김유신 장군이 소년시절 수도하던 곳으로 화랑유적으로 추정되고 있는 곳이다.

그러면서 그는 경주 단석산 마애불상(국보제 199호)을 예로 들면서 소발의 머리와 손 모양 등 삼국시대 미륵불상의 통식을 갖추고 있으며 새로 발견된 금동불상의 형태와 매우 닮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위원은 성분 분석과 과학적 감정을 덧붙여 논문이 완성되는 대로 관계 당국에 이 불상의 문화재 지정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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