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례용 단령 (제공: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천지일보 2020.3.5
혼례용 단령 (제공: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천지일보 2020.3.5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독일인 수도자가 수집한 ‘혼례용 단령’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5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최응천)은 지난달 2월 4일에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소장 ‘혼례용 단령’을 기증 받아 2월 25일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윤성용)에 인계했다.

이번에 돌아온 ‘혼례용 단령’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2016년부터 2년 동안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 실태조사를 진행한 후, 2018년에 국내로 들여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보존처리를 마친 단령 두 점 중 한 점이다.

겉감은 비단이고, 안감은 1960년대에 유행한 인조비단(비스코스레이온)을 사용한 이 ‘혼례용 단령’은 6.25 전쟁을 겪으면서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개량화된 복식으로 당시 시대 상황을 알려줄 수 있는 귀한 자료로 평가된다.

혼례용 단령 (제공: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천지일보 2020.3.5
혼례용 단령 (제공: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천지일보 2020.3.5

복식사 전문가들은 이 ‘혼례용 단령’에 대해 “관복용 단령이 아닌 6.25 전쟁 이후 민간에서 사용했던 남성 혼례용 단령으로, 오늘날 국내에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아 희소가치가 있다”고 평했다.

국립민속박물관 유물과학과 오준석 학예연구관은 “전시로 인해 직사광선에 장기간 노출되었고 현지 수장고 시설이 열악하여 직물 손상이 매우 심하였다”고 설명하며 “앞으로 1960년대 혼례복 연구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테오필 가우스(Theophil Gaus) 상트 오틸리엔수도원의 선교박물관장은 지난해 12월 이 단령의 유물상태를 고려해 한국에서 연구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재단에 전하고, 올해 2월 단령을 재단으로 정식 기증했다.

이로 인해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선교박물관은 2018년 조선시대 보군이 입었던 ‘면피갑’을 국내에 기증한 데 이어서 ‘혼례용 단령’을 기증함으로서 또 한 번의 모범적인 문화재 반환 사례를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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