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화·전시·공연계도 잠잠하다. 사회 전반적으로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 속에서 집안에만 있자니 이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밖으로 나가자니 바이러스가 두렵고, 안에 있자니 답답한 이들을 위해 ‘보고’ ‘듣고’ ‘생각’할 수 있는 소설과 영화 등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출처: 영화 감기 스틸컷)
(출처: 영화 감기 스틸컷)

이 시대를 담은 영화&소설 <2>
 

‘코로나19’ 암시라도 하듯 적중

폐쇄·격리까지… 도시는 혼란

 

진실 숨기거나 책임회피 말고

국민 힘 모아 사태 해결해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벌써 5328명(4일 0시 기준)으로 증가했다. 넘어섰다. 이젠 마스크는 필수다. 대중교통, 거리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이 없을 정도다. 이들은 최대한 집에서 나오지 않는 등 각자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를 떠오르게 만드는 영화가 거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긴박한 상황을 담아낸 영화 ‘감기’가 있다. 영화 속에서 정부와 국민은 어떻게 이 사태를 해결해 나가고 있을까. 또 지금의 현실에서 무엇을 깨달아야 할까.

◆흔한 감기가 아냐… 치사율 100%

2013년 개봉한 영화 ‘감기’는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덮친 것을 표현한 영화다. 제목만 보면 흔한 감기를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는 호흡기로 감염되며, 감염 속도가 초당 3.4명, 치사율 100% 유례없는 최악의 바이러스였다.

(출처:영화 감기 포스터 캡처)
(출처:영화 감기 포스터 캡처)

영화 내용은 이렇다. 2014년, 홍콩에서 한국으로 오는 컨테이너에 속에 밀입국자들이 있다. 그런데 뭔가 심상치 않다. 누군가 한 명이 기침을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결국 이 안에서 변종 감기바이러스가 생겨나고, 전염된 사람들은 사망한다. 유일한 생존자인 ‘몽사이’는 병기(이준희)와 병우(이상엽)를 피해 달아나고, 순식간에 분당에는 신종 바이러스가 퍼져나간다. 주인공 인해(수애, 의사)의 딸도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정부는 신종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자 분당을 폐쇄·격리한다. 공식적으로 바이러스가 보도되면서 도시는 그야말로 혼란의 사태를 맞는다. 생필품 사재기는 기본이다.

시민들은 감염자, 비감염자로 나누어져 한 곳에 수용된다. 수애는 딸의 감염사실을 알게 된다. 다행히 몽사이 핏속의 혈당으로 만든 치료제를 딸에게 투여해 병이 서서히 낫는다. 영화는 백신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선사하며 막을 내린다.

◆원인 모를 바이러스 추적

“누구도 만나지 말고, 만지지 마. 사람들을 피해.” 9년 전 개봉한 ‘컨테이젼(Contagion)’도 있다. 말 그대로 ‘전염병’이라는 뜻이다. 홍콩 출장에서 돌아온 베스(팰트로)는 갑자기 사망하고 그의 아들도 세상을 뜬다. 남편(데이먼)은 격리된 후 역학 조사를 받는다. 원인 모를 바이러스로 사망자는 점차 늘어난다.

연구진은 바이러스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가짜 소문이 나돌고, 분별력이 없어지면서 대중들은 혼란에 빠진다. 가짜 백신도 나돌고, 이마저도 살 수 없는 사람들은 난동을 부린다. 생필품 사재기는 기본이며, 마스크 대란도 일어난다. 알고 보니 바이러스의 실체는 박쥐의 병균이 돼지로 옮기고 사람에게 전염된 것이었다. 마치 현실에서 일어난 신종 바이러스를 암시한 듯하다.

(출처: 영화 컨테이젼 포스터 캡처)
(출처: 영화 컨테이젼 포스터 캡처)

◆영화,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나

그렇다면 오늘날 영화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영화가 나올 당시만 해도 ‘설마 이런 일이 있겠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그동안 한국을 강타했던 많은 질병이 있었지만, 영화처럼 목숨이 달린 일임을 깨닫는 것은 부족했다. 또한 각종 바이러스는 보건당국의 노력으로 잠시 스쳐 지나갔다. 신종 바이러스 확진자도 해외에 비해 적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5300여명이 넘었고 사망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뭘까. 첫 번째 포인트는 두 영화 모두 ‘바이러스 원인이 어디서 시작됐나’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 ‘감기’에서는 신종바이러스로 피를 토하는 병우(이상엽)가 병원에 실려 왔을 때, 그의 핸드폰 안에 담긴 영상을 본 의료진들이 밀입국자들의 시신이 있는 컨테이너를 빨리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최초 바이러스가 발생한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영화 ‘컨테이젼’에서도 바이러스 발원지를 추적해 사태를 해결하려는 모습이 나온다.

두 번째 포인트는 ‘책임 떠넘기기가 아닌, 사태를 해결’을 위해 힘을 모으려는 움직임이었다. 사람이란 갑작스러운 상황이 닥치면 분별력이 흐려지기 마련이다. 의견이 대립할 수도 있다. 그 안에는 국민을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진실을 숨기고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이도 있겠다. 영화 컨테이젼에서도 정부의 상황 파악이 늦고, 사익만을 챙기는 모습이 나온다. 감기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영화는 포기하지 않는 누군가에 의해 희망을 주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가짜 뉴스가 난무하고 있고, 자기의 잘못을 우회적으로 타인에게 떠넘기는 모습이 보일수도 있겠다. 이럴수록 국민은 더 분별력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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