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천지일보 2020.3.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천지일보 2020.3.2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사과했다. 이 총회장은 “신천지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과 정부를 향해 용서를 구하고 정부에 더 적극 협력할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장소가 폐쇄 돼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현실 때문에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도 협조를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해명하고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이 총회장의 기자회견 후에는 신천지 총회 실무 담당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논란이 된 명단 전수제공 여부, 부동산 리스트, 중국 우한 입국자 등에 대한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 총회장이 자리를 뜨자 주요 언론사 상당수는 자리를 떴다. 실제 사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신천지 중진들의 질의응답 내용은 거의 보도가 되지 않았다.

신천지 기자회견 후 온라인 이슈는 엉뚱하게도 회견 내용이 아닌 ‘총회장 시계, 눈’ 등 이만희 총회장의 신상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특히 그간 신천지와 보수야당을 엮어온 CBS노컷뉴스는 기자회견 본질과는 무관한 이 총회장 시계의 진품 여부로 기자회견 내용을 도배했다. 모 언론은 두 번 사죄의 절을 한 것도 비꼬았다.

이날 이만희 총회장은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닌 국민과 나라를 위해 이 일이 해결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가 국민과 정부 앞에 사죄한 이유도 불필요한 소모전을 종식시키고자 했을 터였다.

그러나 대부분 언론의 관심사는 이런 난국에도 오직 국민의 말초 신경을 자극해 한명이라도 자신들의 홈피에 들어오도록 만드는 데만 목적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는데 초점을 두고 기사를 쓴 곳이 있기나 한 건지 의문스럽다.

이번 신천지 기자회견을 통해 기자는 본질에 무관심하고 자극적인 소재에만 관심을 두는 대한민국 언론의 민낯을 오롯이 보게 됐다. 어쩌면 기자회견장을 찾은 대다수 언론이 신천지 총회장이 국민과 정부를 자극하는 비이성적 발언을 해주길 바랐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 기대감을 갖고 현장을 찾았다가 예상 밖의 사죄 발언에 오히려 실망감을 느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국민을 계도하고 이끌기는커녕, 나라를 분열시키고,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언론이 지금 이 코로나사태 해결에 진짜 걸림돌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온 국민이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지금 이만희 총회장의 시계가 그리 중한가? 그의 검은 눈동자가 이 코로나 사태와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진실엔 무관심하고 국민에게 혼란만 주는 언론의 행태를 직접 목도하니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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