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24

KBS 등 대상 모니터 매주 발표

“KBS·MBC, 정부 여당의 선전장

“연합·JTBC, 문(文)비어천가 열올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특정 종교인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한 것을 계기로 KBS와 MBC 등 공영방송들이 일제히 코로나 확산 책임을 특정 종교와 특정 지역으로 돌리는 듯한 물타기 보도로 정부의 허술한 방역대책 책임을 희석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연대(공동대표 이석우 조맹기 황우섭)는 24일 지상파 방송과 연합뉴스, 종편 등 주요 방송과 공영언론을 대상으로 3인의 대표와 박한명 위원이 대표위원으로 참여한 가운데 지난 16일(일)부터 23일(일)까지 8일간 보도한 내용을 분석한 ‘팩트체크+8주차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지적했다.

◆경제침체→ 코로나19→특정 종교 탓?… 청와대 나팔수 된 KBS

미디어연대에 따르면 KBS ‘뉴스9’는 모니터 기간 동안 총 206건 리포트 중 코로나19를 주요뉴스로 85건 집중보도하면서 경제침체와 관련해 코로나19를 탓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부각시키는 등 청와대 나팔수 보도에 충실했다. 특히 23일 현재 확진자가 600명을 넘긴 가운데 신천지 교회 환자가 300명을 넘긴 것과 관련해 신천지를 희생양으로 삼는데 동조하는 듯한 보도 흐름을 보여 정부책임을 희석시켰다. KBS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수차례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을 한 대한의사협회 의견과 야당의 의견은 보도에 반영하지 않는 등 정부 입장만 일방적으로 대변했다. 중국인 입국 금지 미조치는 코로나19 확산에 결정적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아울러 KBS 뉴스9의 21일 신천지 관련 보도는 전체 34건 중 23건으로, 신천지 폄하 기사는 거의 5건 수준이다. 신천지 예배 방식이 다른 종교와 다를 바가 없는데도 마치 신천지가 코로나19를 전파시킨다는 논리를 폈다.

◆코로나19 ‘대구 혐오’ 부추긴 MBC, 제정신인가

미디어연대는 “MBC ‘뉴스데스크’는 22일(토) 정부가 ‘대구 코로나’란 제목의 지역 혐오성 보도자료 발표한 데 대해 ‘명백한 잘못’이라고 사과했음에도 당일 방송에서 총 18건의 보도기사 가운데 17건을 코로나19 보도로 채우면서 대구경북 지역 상황을 톱기사에서부터 무려 12건이나 집중보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구 신천지발 감염 전국 확산’이라고 보도함으로써 코로나 확산이 사실상 대구의 책임이라는 식으로 보도해 결과적으로 지역 혐오까지 불러일으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5건도 신천지 조직 및 중국 포교, 인근 부산 지역 코로나 보도, 광화문 보수집회 강행 보도였다”고 비판했다.

미디어연대는 “특정 종교인과 교회를 중심으로 질병이 퍼졌다고 해서 특정 종교를 집중 포화하는 이러한 보도는 헌법 제20조 1항(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과 2항(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규정에 위배된다”며 “문재인 정부가 종교자유가 없는 공산주의 국가의 종교탄압 형태와 비슷하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KBS와 MBC는 결과적으로 의사협회, 야당은 배제되고, 정부여당의 선전장이 되어버린 우한 코로나 보도로 일관했다”며 “공정성을 잃고 방향감각을 잃은 보도로 이들 공영방송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일반기준에서 제1절 공정성 개념 자체를 묵살했다”고 비난했다.

◆정부 ‘뒷북 대응’에도 靑 대변 자임 ‘연합뉴스’ ‘JTBC’의 초라한 민낯

연합뉴스 보도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미디어연대에 따르면 수백억원의 정부지원금을 받는 공영통신사 연합뉴스는 문 대통령이 뒤늦게 코로나19 사태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자 때를 만난 듯 ‘문(文)비어천가’에 열을 올렸다. 미디어연대는 “많은 매체가 정부의 ‘뒷북 대응’을 질타했지만 연합뉴스는(관련 상황을) 철저히 외면한 채 ‘결단’ ‘감염병 관리 역량 충분’ ‘자신감 갖고 함께 승리’ ‘강력하고 신속한 조치로 총력 대응하겠다는 정부의 의지’ 등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청와대 대변인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 기능을 상실한 뉴스통신의 초라한 민낯을 또다시 드러낸 추태가 아닐 수 없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고 진단했다.

JTBC 보도와 관련해선 “JTBC ‘뉴스룸’은 코로나19 보도에서 친정부, 중국 눈치보기 보도가 주를 이룬 가운데 여론의 뭇매를 맞은 청와대 김정숙 씨의 기생충팀 오찬 관련 파안대소 논란, 중국인 입국거부 금지하지 않는 정부 방역대책을 ‘창문 열고 모기 잡는 식’이란 비판에 ‘겨울이라 모기는 없다’고 망언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논란, 손혜원 의원의 ‘전 국민이 마스크 끼고 다니는 거 꼴보기 싫다’ 망언 논란 등에 대해서도 보도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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