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8

박상병의 이슈펀치 58회차 돋보기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정치학 박사

이상휘 세명대 교수·언론학 박사
 

민주당, 임미리 교수 고발했다 취하

결기가 지나쳐 오만·비난 쏟아져

여론에 족쇄 채우려다 족쇄 찬 꼴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월 29일 경향신문 정동칼럼 코너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와 경향신문 편집인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주관적 견해를 기술하는 칼럼을 ‘선거법위반’으로 고발한 것과 관련해 ‘언론탄압’이라는 맹비난이 일었다. 결국 민주당이 고발을 취하하고, 유감을 표했다. 졸지에 임미리 교수는 스타가 됐다. 임 교수는 칼럼 말미에 이렇게 썼다. “국민이 정당을 길들여보자, 정당과 정치인에게 알려주자, 국민이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 ‘민주주의를 주도했다’고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집권정당이 한 교수의 칼럼을 갖고 고발한 걸까. 지난 19일 방영된 천지TV ‘박상병의 이슈펀치’ 58회차를 요약 정리했다.

박상병 : 이게 고발대상인가. 민주당은 120석이 넘는다. 내로라하는 인물이 많은데 당에서 고발하라고 하니깐 고발을 했다.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와 이 땅의 민주주의와 민권의식을 일깨우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민주당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나. 임미리 교수의 칼럼이 선거운동에 해당 되나. 선거법 제58조(선거운동 정의 등) 1항에 따르면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 개진 및 의사 표시’ 행위는 선거운동으로 보지 아니한다. 민주당은 임미리 교수가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라고 한 것을 사전 선거운동으로 보고 고발한 거다. 선거운동 한 것이 맞나.

이상휘 : 이런 식으로 잣대를 댄다면 유튜브나 종편에서 나오는 사람도 다 사전선거 운동에 위반에 해당된다. 선거법 58조는 후보가 정해졌을 때 해당된다. 정당 후보가 고의로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시켜서 실질적으로 당선에 영향을 줬을 경우 선거법에 위반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아직 각 당의 예비후보도 정해지지 않고 공천도 정해지지 않고 그런 상황이다. 앞으로 일어날 총선이 국가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각 선거에 대한 태도변화와 그 의견 분석에 대한 의견 개진을 공론장에 올린 거다. 이걸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을 한다는 건 자당의 불이익을 줄 수 있는 또는 비판 기류를 만들 수 있는 여론을 만들지 말라. 아예 족쇄를 채우는 거다. 그래서 선거법 위반 자체가 안 된다.

박상병 : 임 교수 칼럼은 선거에 대한 단순 의견 개진 정도로 봐진다. 또 내용을 보면 적의감을 가지고 쓴 것도 아니고, 상당히 큰 애정을 갖고 쓴 것이다. ‘잘할 줄 알았는데 이게 뭐냐’ 아프지만 아주 건강한 조언이고 충고고 나름대로 충언인데, 이걸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다는 것 자체가 생뚱하다. 악의적으로 했다면 논란이 되나.

이상휘 : 언론의 기사가 명예훼손에 해당되는지는 실제 악의를 갖고 있느냐로 판가름 된다. 임 교수 칼럼은 의견이다. 언론이 보도했다고 해서 고의적으로 그 사람이나 조직을 악의적으로 음해했다고 입증하긴 어렵다.

임미리 고려대학교 연구교수가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민주당만 빼고’ 칼럼. (출처: 경향신문 캡쳐)
임미리 고려대학교 연구교수가 지난달 28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민주당만 빼고’ 칼럼. (출처: 경향신문 캡처)

박상병 : 민주당이 고발을 했다는 게 중요하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언론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관련 대응을 한 차원이지 특별히 따로 판단한 것은 아니다’고 이야기했다. 과연 그럴까. 민주당이 논의도 안하고 고발을 했다? 홍익표 대변인이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솔직히 실망이다. 따로 판단을 잘못한 거다. 그리고 실무자들이 관련 대응의 차원에서 그냥 한 것인가.

이상휘 : 단언컨대 실무자들은 윗사람의 허락 없이는 하지 못한다.

박상병 : 당연하다. 윗선과 관계없이 밑에서 알아서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러면 당에서 왜 그랬을까.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이대로 둘 경우 내부 분열이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사전에 강경하게 차단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친문 패권주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우리만 옳고 우리를 비판하는 세력은 누구든 그냥 두지 않겠다고 하는 무서운 속내가 담겨 있다.

이상휘 : 저는 마지막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를 건들지 말라고 하는 이런 결기가 오만이다. 사실상 3년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 아니었나. 지금까지 3년 동안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일체의 상식을 배제하고 그대로 치고 나갔다. 상식을 수용한 것이 아니라 상식을 뚫어 버렸다. 정면돌파가 좌고우면하지 않고 하겠다는 뚝심이라든가 추진력도 되지만 오만이다. 이번 건도 ‘안 되겠구만, 본때를 보여줘야겠다’ 이런 것이 자꾸 느껴진다. 소위 대학교 4학년 졸업하면 칼럼 다 이해한다. 그런데 그런 면밀한 독해 없이 그대로 고발했다. 그래서 결국 치고 나가는 데 있어 아군들이 이게 뭐냐? 당신네들 뭐냐? 피아 구분도 못하냐? 너희들 이러다 다친다고 해서 애정 어린 채찍을 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박상병 : 이상휘 교수는 친문 패권의 독선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앞으로 일부 공천지역에 친문 패권들이 똘똘 뭉치고 있다는 이야기들도 도는데. 이번 총선에서 제발 나서지 말라. 역풍이 분다. 국민을 높게 받들어야 한다. 내부분열이 확산될 수 있다고 보는데 범개혁세력을 사전에 차단하려고 했다는 조치였다고 보는데. 저보다 세게 비판하시네요. 이 와중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런 얘기를 했다. “겸손함을 잃었거나 또 겸손하지 않게 보인 것들에 대해 국민께 미안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저부터 더 스스로 경계하고 주의하겠다. 당도 그렇게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상휘 : 저는 그렇게 좋게 보지 않는다. 이거는 당 지도부가 사과할 일이다. 처음 사과니깐 더 세게 했어야 한다. 유권자 입장으로 봤을 때 ‘그래도 참 점잖은 분이구나’ 이런 긍정적인 효과만 다 가져가진 거다. 궁극적으로 이 부분은 행위의 시도부터 시작해서 행위의 결과까지 보면 당 지도부가 책임져야 하는 거다. 이걸 이 전 총리가 중간에서 인터셉트한 거다.

박상병 : 이낙연 전 총리, 무슨 겸손? 바로 사죄를 해야 하는 거다.

이상휘 : 당 지도부가 판단을 잘못한 거다.

박상병 : 아무튼 이 와중에 이낙연 전 총리가 처음으로 문제의 본질을 짚어내고 사과를 한 것은 보기 좋았다. 좀 더 세게 하지 않은 것은 아쉽습니다만, 상당히 의미 있는 행보를 보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 민주당 내에서 어떤 흐름들이 만들어져서 과연 이낙연 전 총리가 얘기했던 겸손함, 또 스스로 경계하고 주의하며 나아갈지 정치행보를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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