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유승민 의원과 하태경, 오신환 등 유승민계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지역위원장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선언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유승민 의원과 하태경, 오신환 등 유승민계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지역위원장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선언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3

박상병의 이슈펀치 57회차 돋보기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정치학 박사

이상휘 세명대 교수·언론학 박사

 

대권주자 유승민, 한국당과 통합

‘불출마 선언’ 속내는 대권스토리?

‘내 식구들은 챙겨달라’ 지분압박

배신자 ‘이미지’ 쇄신도 꾀한 듯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17일 범보수신당인 미래통합당이 출범한다. 불출마를 선언하며 전격 통합에 나선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 덕에 빠르면 16일 전후 통합작업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새보수당 깃발을 올린 지 한달 남짓 만에 합당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비판이 있다. 대권주자로도 거론되는 유승민. 그는 왜 총선 불출마를 선언을 하고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에 전격 나섰을까? 지난 11일 방영된 천지TV ‘박상병의 이슈펀치’ 57회차 내용 중 관련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박상병 : 유승민 의원이 자유한국당과 통합에 합의했다.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은 일단 정치세력의 입장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서 두 정당이 통합하더라도 한국당이 중심이 되고 흡수통합일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명분으론 신설합당으로 방향을 튼 것 같다.

이상휘 : 정치가 세력의 가치로만 평가할 수 없다. 의석수가 중요하지만 정치적 환경의 헤게모니는 누가 잡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보수통합에 대한 국민적 바람이 크다. 여기에서 가장 불편한 쪽이 한국당이다. 궁극적으로 거대 야당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선 새보수당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다. 거대한 바윗돌이 넘어지지 않기 위해선 고인돌이 필요하다. 그것이 새보수당이다.

박상병 : 왜 흡수합당이 아니고 신설합당인가. 신설합당은 제3지대에 당을 만들고 두 당이 해체 수준을 통해서 당 하나를 만드는 것이다. 과정은 조금 복잡하지만 따지고 보면 새로운 정당을 만들 때 가장 시너지가 나는 방식이다. 신설합당으로 방향을 잡은 건 유 의원의 결단이 큰 것 같다.

◆유승민에게 필요한 건 대권 스토리

이상휘 : 유 의원이 뜻밖에 총선 불출마선언까지 했다. 유 의원은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사람이다. 적어도 10%이상 대권지지도를 받아왔다. 향후 2년 후에는 본격적인 대선 가도가 시작된다. 국회의원 임기는 4년이고, 어차피 2년 뒤에 그만 둬야 하니 대권주자까지 했던 사람이 굳이 국회의원직에 연연해 할 필요가 있느냐. 여기서 출발해야한다. 적어도 유승민 계파가 10명 가까이 있다. 유 의원은 본인이 배지 다는 것보다 자기를 따르고 있는 자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의원의 공천과 배지를 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박상병 : 정리하면 유 의원이 길게 판을 봤다. 유 의원이 대권주자로 우뚝 설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나를 던져서 우리 식구를 구하자’ 결론 낸 것이다.

이상휘 : 더 중요한 건 범보수진영에서 유 의원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보수통합을 위한 내 몸을 던졌다’라는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필요하다. 그런 스토리가 없이 유 의원이 원내 진입을 했다면 희생보다는 배지를 달기 위한 보신책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것이다.

박상병 : 유 의원은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 일각에서 배신자 트라우마도 있고 전체 야권을 아우르는 대권주자로서는 한계가 있었다. 그 한계를 과감하게 깨기 위해 자신을 던져서 통합을 이루고 자신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구상을 한 것이다.

◆유승민, 불출마로 한국당에 지분 압박

이상휘 : 유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신설합당의 한국당에 내 식구들은 챙겨달라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준 것이다.

박상병 :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유 대표가 헌신해서 통합이 됐다. 그럼 주변 의원들 제가 챙기겠다’고 했다. 이게 될까?

이상휘 : 새보수당 입장에선 통합이 돼서 경선을 하는 게 그나마 훨씬 유리하다. 새보수당 의원들이 가지고 있던 지역은 한국당 당협위원장들이 원외이다. 새보수당 의원들이 더 유리하다. 경선이 되면 현역이 이길 가능성이 많다. 새보수당 입장에선 경선으로 최소한 가는 게 유리하다. 그러면 김형우 위원장이 전략공천은 안되지만, 경선을 해줄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경선이 되면 전체적으로 공관위 측에서 부담이 덜하고 명분도 있다.

박상병 : 유승민 의원 같은 경우는 육참골단. 본인 살을 내주고 뼈를 움켜쥐겠다는 것이다.

이상휘 : 정확한 표현이다. 그런데 사실상 자기를 던졌지만 던진 것도 아니다. 상당히 지략적인 부분이다. 2년 있으면 대권 나가는데 국회의원 달고 있어서 어떤 도움이 되겠나. 전국을 돌면서 스토리를 만들고 드라마를 만드는 게 낫다.

박상병 : 당초 유승민 의원은 독자노선 간다고 했고 기호 2번은 안단다고 했다. 그런데 통합을 했다. 이번 총선에서 유승민 의원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총선 이후에도 뭔가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걸 한번 짚어봐야 할 것 같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전국위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전국위원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전국위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당 전국위원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13

◆대선을 위한 영리한 포석 깔았다

이상휘 : 신설 합당을 해도 새 지도부를 만드는 순간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즉 배가 출발하기도 전에 침몰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서는 총선에 대한 공동전선, 공동지도부(선대위)를 구성하자 할 거다. 그러면 유 의원은 정치적 색깔과 맞는 지역에서 중도를 확장시킬 수 있는 선거의 한 축을 맡는다고 봐야한다.

유 의원이 인기 있는 서울 경기 선대위원장을 맡는다면 유 의원의 정치적 텃밭은 대구 경북을 떠나 서울 경기가 되는 것이고 막강한 외연 확장력을 가질 것이다. 유 의원은 대선에 대한 스토리가 필요한데 배신자에 대한 이미지가 희석되고 총선에서 본인 영향력이 과시될 수 있다. 이대로 성공한다면 이후 한 1년 정도는 외부로 빠져있는 형태가 될 거다. 왜냐하면 선거에 내가 몸을 던져 헌신했지만, 여기에 대해서 어떤 기득권도 바라지 않았다는 것도 하나의 스토리다.

박상병 : 유 의원이 노리고 있는 승부수가 이번 불출마 선언과 신설 합당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총선 때 앞으로 2년이 남은 대선의 큰 그림을 위해 포석을 던진 것이다. 만약 총선에서 지면 황교안 대표는 지역구도 쉽지 않으니까 나가게 되는 거다. 한국당이 총선이후에 대선구도에서 가장 절박한 것이 중도로의 확장이다. 총선에서 지면 ‘황 대표는 졌다. 유 의원은 자신을 던지고 한발 물러났다’고 할 경우 ‘황교안은 절대 안 된다 유승민 밖에 없다’가 될 수도 있다. 이런 대목을 노리면서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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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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