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관계부처 실·국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확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박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관계부처 실·국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확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1일 이후 후베이성 거친

모든 외국인 대상으로

오는 4일 0시부터 시행

발열·기침만 있어도 검사

접촉자 내국인 14일 자가격리

[천지일보=명승일·이수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중국에서 1만 5000명에 육박하고 국내에서도 15명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4일 0시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중국인에 대한 관광목적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으로부터 입국 금지 조처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 정부는 한국인의 중국 관광도 조만간 금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한 선행 조치로 중국에 대한 여행 경보는 현재의 ‘여행 자제’ 단계에서 ‘철수 권고’로 바꾸기로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국내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천지일보 2020.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국내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천지일보 2020.2.2

이어 중국으로 가는 항공기와 선박 운항을 축소하고, 중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비자 없이 입국을 허용하는 ‘제주도 사증 입국제도’도 일시 중단한다.

정 총리는 “제주특별 자치도와 협의 하에 제주특별법에 따른 무사증 입국 제도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신설될 특별입국절차를 통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내외국인은 별도의 입국절차를 거쳐야 한다.

별도의 중국 전용 입국장에서 국내 거주지와 연락처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연락이 된다는 사실이 확인돼야만 입국을 허용한다.

접촉자 모두 14일 자가격리 조치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의 접촉자는 모두 14일간 자가격리한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300만원 이하 벌금 등 벌칙이 부과된다.

접촉자를 모두 자가격리하면서 이제부턴 일상접촉자도 밀첩접촉자로서 취급하는 셈이다.

지역 사회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에서 입국한 사람은 집단시설 종사나 이용을 제한할 방침이다.

정부는 중국에서 입국한 사람이 14일간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사회복지시설, 요양병원과 같은 의료기관 등에서 업무를 하거나 이용(등원)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만일 확진환자가 생길 경우 학교나 유치원의 개학연기 등 학사일정도 조정할 수 있다.

교육부 장관과 시도교육감은 감염병 확진자 발생 시 감염 우려 지역이나 해당지역 학교(유치원)의 개학 연기 또는 휴업 등 학사일정 조정을 협의해 결정할 수 있다.

◆기침만 해도 선별진료소에서 진료 가능

중국 입국자 가운데 14일 이내 발열,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의심환자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도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검사비용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폐렴으로 진단받아야 ‘유증상자’로 분류돼 검사를 하던 기존의 방식보다 훨씬 강화된 것이다.

앞으로는 발열·기침 증상만 보이면 바로 선별진료소에서 신속히 검사를 받는 게 가능하다.

대신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를 통한 상담은 필수다.

현재 무증상 입국자와 경증환자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인정하는 단계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범위에서 증상을 확인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무증상이 객관적 상태가 아닌 환자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주관적 상태라는 점을 정부는 분명히 했다.

박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특징은 증세가 잘 안 나타나지만 (신체 내부에선) 바이러스가 발현된 상태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며 “무증상 전파는 (증상이 없는) 잠복기 상태에서 감염됐다는 뜻이 아니다. 무증상은 잠복기에서 증상이 발현되는 단계로 넘어가는 초기 상태 말한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2번째 환자가 방문한 것으로 밝혀진 서울역 편의점이 임시 휴업했다. 2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의 한 편의점에 “본 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어, 소독 완료 후 임시 휴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2번째 환자가 방문한 것으로 밝혀진 서울역 편의점이 임시 휴업했다. 2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의 한 편의점에 “본 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어, 소독 완료 후 임시 휴업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2.2

◆중국인유학생·외국인노동자 대책도 마련

당국은 또 3월을 즈음해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입국할 것에 대비해 보건복지부, 법무부, 외교부, 행정안전부 실국장급 공무원이 참여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범부처 유학생 지원단’을 구성해 운영한다.

경우에 따라 개강 연기 검토도 가능하며, 후베이성 지역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서 입국이 어려운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수업 실시 등 학사 운영 가이드라인도 준비할 계획이다.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 및 사업장 배치 전 방역 조치도 강화한다. 동포 외국인력(H-2 비자)의 경우 입국 시 중국발 일반인 방역 관리 절차에 따라 관리에 나선다. 여기에 국내 취업을 위해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취업교육은 2월 한 달간 일시 중단한다.

일반 외국인력(E-9 비자)의 경우 입국 전·후 건강검진 등을 거쳐 이상이 발견된다면 입국 연기 또는 격리 조치할 방침이다.

정부는 24시간 마스크 공장을 가동해 하루 1000만개 이상 생산하도록 제조업체와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매일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감시한다.

현재 전체 제조사의 마스크 재고량은 약 3110만개로 확인됐다.

가짜뉴스에는 단호히 대처한다. 방통위, 복지부, 문체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대응체계를 구축해 사실관계가 명백히 틀린 가짜뉴스를 확인하고 통신 및 인터넷 사업자에게 신속히 전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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