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해 나라와 나라가, 나라와 국민들의 힘겨루기 싸움이 이어졌다.
패권 다툼 양상으로까지 번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경제 성장의 정체와 사회 양극화 속에서 국가·계층·세대 간 분쟁이 심화되면서 피해자들의 눈물도 지구촌을 젖게 했다.
남미와 중동에서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서민들의 반정부 시위가 잇따랐다. 홍콩에서는 민주화 시위가 반년 넘게 이어졌다. 한편으로는 16살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외침과 함께 기후변화 대한 위기의식을 인류가 공유하고 대응에 고심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홍콩=뉴시스] 지난 12일(현지시간) 홍콩서 열린 집회에 모인 시위대가
[홍콩=뉴시스] 지난 12일(현지시간) 홍콩서 열린 집회에 모인 시위대가 "홍콩 해방"이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시위대는 홍콩 민주화 시위 중 투옥된 시위 대원들을 위해 수백 장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썼다. 이들은 크리스마스를 감옥에서 보내야 하는 수감자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카드에 담았다. 2019.12.13.

1. 홍콩 민주화 열망… 시위 장기화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7개월이 넘게 이어지고 있다.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추진을 시작으로 6월 9일 시작된 시위는 한 때 시민 30%에 달하는 200만여명이 참여하는 등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나타냈다.
초기에는 집회가 평화적으로 진행됐으나 갈수록 시위대 일부와 경찰이 충돌을 거듭하면서 6천명에 달하는 시민이 체포되고 대학생 1명이 숨지기도 했다. 9월 홍콩 정부는 송환법을 공식 철회한다고 밝혔으나 시위대가 요구해온 5가지 사항은 거부하면서 시위는 계속 이어졌다. 10월 시위 참가자가 경찰의 실탄에 맞아 중상을 입으면서 시위는 격화했고 여기에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한 복면금지법을 시행하면서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 가운데 11월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두면서 다시 투쟁의 동력을 키웠다. 시위대는 내년에도 투쟁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2.  G2 패권다툼 계속… ‘미중 무역전쟁’

세계 1위와 2위의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가 요동쳤다.
가까스로 1단계 합의는 이뤘으나 일시적인 휴전에 불과해 종전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작년 3월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불공정한 무역을 바로 잡겠다”며 중국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양국은 서로 ‘관세 폭탄’을 터뜨리며 올해까지 확전에 확전을 거듭했다.
미국과 중국의 총성없는 다툼은 글로벌 경기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하향 조정했다. 1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은 6.0%에 그쳐 2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1단계 무역 합의에도 종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 2020년에도 전쟁은 계속될 예정이다.

3. 자연재해 ‘악화’… 신음하는 지구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NSW) 지역에 산불에 기록적인 폭염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출처: 뉴시스)
호주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NSW) 지역에 산불에 기록적인 폭염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출처: 뉴시스)

폭염과 가뭄, 슈퍼태풍, 산불 등 자연재해가 그 어느때보다 심한 한해였다. 
올여름 유럽 각국은 40도를 훌쩍 넘기는 사상최악의 불볕더위에 시달렸으며 폭염에 유럽과 인도 등에서만 수천명이 사망했다. 북극도 녹아내렸다. 허리케인과 태풍에 따른 피해도 막대했다. 미국과 호주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산불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지구의 허파’ 아마존에도 초대형 산불이 발생해 산림이 파괴됐다.

4.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4년 만에 북한 방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14년 만에 북한을 방문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금껏 네 차례나 일방적으로 방중하며 러브콜을 보낸 끝에 시 주석의 답방이 성사된 것이다. 
시 주석은 전통 우방으로서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을 지원하겠다면서 북중 수교 70주년을 맞아 우호 관계를 적극 과시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을 계기로 미국을 압박하고 한반도 정세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5. 지구촌이 눈물바다… 계속된 테러

올해도 테러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3월 뉴질랜드에서는 백인우월주의자가 이슬람사원에서 총기를 난사해 51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4월 스리랑카에서는 부활절을 축하하는 기독교인들과 시민 300명이 테러로 숨졌다. 미국 월마트와 해군기지, 영국 런던브리지, 프랑스 경찰서 등 테러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다.

6. 트럼프,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12월 13일(현지시간) 민주당 주도의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월 25일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 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고리로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리를 조사해 달라 압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원 다수가 공화당이어서 내년 1월 상원의 탄핵심판에서 탄핵안은 부결될 것이 확실시 된다. 

7. IS 수괴 알 바그다디 사망

미군에 쫓기다 자살폭발로 사망한 이슬람국가(IS) 수괴 알 바그다디의 생전 모습. 사진은 지난 4월29일 IS 동영상에서 캡처됐다. (출처: 뉴시스)
미군에 쫓기다 자살폭발로 사망한 이슬람국가(IS) 수괴 알 바그다디의 생전 모습. 사진은 지난 4월29일 IS 동영상에서 캡처됐다. (출처: 뉴시스)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가 미군에 쫓기다 자살폭발로 사망했다. 미군 특수부대는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에 있는 알 바그다디 은신처를 급습해 작전을 수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악명 높은 대테러조직의 수괴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알 바그다디는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에서 IS 수립을 선포한 인물로, 미국은 2500만 달러(약 290억원)의 현상금을 거는 등 적극적으로 그를 추적해왔다. 

8.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지난 4월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염에 휩싸였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의 상징이자 전설적인 고딕건축 양식의 건물이다. 이날 화재는 850년 넘는 역사를 집어삼켰다. 화재 발생 1시간 만에 중앙에 있는 높이 90m의 첨탑이 불에 탔고, 지붕 3분의 2가 무너져 내렸다. 14세기에 완성된 노트르담 대성당은 1804년 나폴레옹의 대관식이 열린 곳이자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의 무대로도 등장하는 명소다. 

9. 기상이변&환경운동가 툰베리 부상 

올여름 최악 폭염으로 1500명이 사망한 프랑스를 비롯해 지구촌 곳곳이 기상이변에 몸살을 앓았다. 일본은 10월 태풍으로,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11월 대홍수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런 가운데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툰베리는 지난 9월 유엔 총회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에서 세계정상들을 향해 ‘기후변화가 심각한데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혼쭐 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녀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 역사상 최연소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10. 30대 정치지도자 돌풍

지구촌 최연소 34세 핀란드 총리 취임[헬싱키=AP/뉴시스] 핀란드 제1당인 사회민주당의 산나 마린(34)이 10일(현지시간) 오후 사우리 니니스토 대통령으로부터 공식 위임장을 받았다. 현직 총리로서는 세계 최연소다. 사진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인 마린 총리.
지구촌 최연소 34세 핀란드 총리 취임[헬싱키=AP/뉴시스] 핀란드 제1당인 사회민주당의 산나 마린(34)이 10일(현지시간) 오후 사우리 니니스토 대통령으로부터 공식 위임장을 받았다. 현직 총리로서는 세계 최연소다. 사진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인 마린 총리.

올 한 해 지구촌 곳곳에서 30대 지도자들이 돌풍을 일으켰다. 34세 산나 마린은 핀란드 3번째 여성총리가 됐다. 현역 국가 지도자로는 세계 최연소다. 마린 총리를 필두로 핀란드 장관 19명 중 12명이 여성, 이중 4명이 30대 여성으로 선출됐다. 8월 취임한 알렉세이 곤차룩 우크라이나 총리는 35세, 아던 뉴질랜드 총리 39세, 두 번째 총리직을 눈앞에 둔 제바스티안 쿠르츠 전 오스트리아 총리 33세 등 30대 정치지도자 활약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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