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핵 비확산 전문가인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책임자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9일 로켓엔진시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프리 소장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캡처 사진을 게재하며 “플래닛이 제공한 (시험) 전(위)과 후(아래)로 추정되는 사진을 보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위성(장거리로켓) 발사장에서 로켓엔진시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출처: 트위터 @ArmsControlWonk) 2019.12.14
북한이 지난 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핵 비확산 전문가인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책임자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9일 로켓엔진시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프리 소장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랩스의 캡처 사진을 게재하며 “플래닛이 제공한 (시험) 전(위)과 후(아래)로 추정되는 사진을 보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위성(장거리로켓) 발사장에서 로켓엔진시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출처: 트위터 @ArmsControlWonk) 2019.12.14

北 ‘중대한 시험’ 발언 놓고 국내외 추측 난무

北언급 시험 7분… 장거리로켓 엔진시험 추정

“확실한 정보 조합해 분석할 필요 있어” 지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지난 7일과 13일 두 차례의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하고 시험 시간이 ‘7분간’ 이뤄졌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했다”고 주장한 만큼, 위성발사를 가장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엔진을 강화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정보는 서해위성발사장이라는 점과 7분이라는 시간만 공개했을 뿐 장거리 타격이 가능한 다단엔진 등에 대한 추측은 확대 해석일 수 있으니, 북한 전략에 휘말리지 말고 확실한 정보를 조합해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은 최근 두 번째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히고 이례적으로 ‘7분간’ 시험을 진행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에 ICBM 1단 엔진을 넘어 2단 엔진을 시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는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14일 국방과학원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중대한 시험’의 시간을 ‘12월 13일 22시 41분부터 48분까지(약 7분)’라고 밝혔다.

‘7분’이라는 시간이 어떤 의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엔진 연소 시간을 크게 확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다. 보통 미사일 엔진은 2분 안팎으로 연소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것이 7분씩이나 길어졌다는 건 엔진을 켰다가 끌 수 있는 ‘다단 연소’ 엔진일 것이라는 추측이 국내외 언론에서 나온다. 미국 입장에서는 미국 서부를 넘어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까지도 타격할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어 우려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항공우주기계공학부)는 최근 천지일보와 통화에서 “연소 시간이 7분이라는 데이터 하나로 어떤 엔진인지 맞추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면서 “북한이 일부 정보만 주고 추측만 무성케 해 혼란을 주고 있기 때문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차라리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고 북한으로 하여금 정보를 더 줄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장 교수는 7분이라는 연소시간을 근거로 추정하면 위성발사체를 위한 엔진시험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소시간 7분이면 작은 엔진”이라며 “20톤 이하 작은 2단 엔진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신형 액체엔진이나 기존 백두산엔진을 결합하는 시도를 하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이미 화성 14·15형으로 ICBM 능력을 갖췄다. 물론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만큼 많은 시험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현 수준에서도 미국 본토 타격은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북한의 미사일 기술은 다른 나라의 기술을 들여와 조합한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ICBM 능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화성-15형보다 더 강력한 엔진을 장착한 신형 ICBM 개발을 지속해온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장 교수는 “북한이 독자적으로 개발할 비용이나 개발 일정이 없고, 옛날 스커드(미사일)의 경우 이집트에서 베껴왔거나 하는 식이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개발이 가능하고,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어 “화성-12, 14, 15는 백두산 엔진으로 바꿔서 한 것이고 지난 2017년 3월 18일 12, 15형을 성공해서 3.18 대혁명이라며 난리였다. ICBM 조합을 맞춘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장 교수는 “북한의 수수께끼에 휘말릴 게 아니라 국방부든 전문가든 북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조합해 명확한 판단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보안 사안이라며 공유가 안 되는 점이 아쉬운 대목인데, 국방 당국에서라도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이러한 분석을 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전날 새벽 함경남도 함흥 일대서 단행한 무력시위 관련,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전날 새벽 함경남도 함흥 일대서 단행한 무력시위 관련, "김정은 동지께서 8월 10일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고 밝혔다. 통신은 무기 명칭이나 특성 등은 언급하지 않은 채 발사 장면 사진만 여러 장 공개했다. 사진은 중앙통신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으로, 북한판 전술 지대지 미사일이라는 추정이 제기된다. (출처: 연합뉴스) 2019.8.11
【서울=뉴시스】 8일 오후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린 가운데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가 등장한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녹화 중계하고 있다. 2018.02.08. (사진=조선중앙TV 캡쳐) (출처: 뉴시스)
【서울=뉴시스】 8일 오후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린 가운데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가 등장한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녹화 중계하고 있다. 2018.02.08. (사진=조선중앙TV 캡쳐) (출처: 뉴시스)

북한은 작은 정보를 흘려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일방적으로 정한 ‘연말시한’까지 북미 비핵화 대화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고 한다. 북한은 미국의 반응을 보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한 만큼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북한의 전략적 모호성에 휘둘려서는 안 되지만 무작정 무시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의 북한의 미사일 수준에서도 충분히 미국 본토나 전 세계 어디든 위협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북한 ICBM의 재진입 기술의 발전 정도나 여러 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다탄두가 우려사안이다.

황호연 세종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현 시점에서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다”며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ICBM이 위성높이까지 갔다가 재진입하려면 세라믹과 같은 복합소재 커버를 씌워야 하는데 이러한 것을 확보했느냐가 관건”이라며 “이미 북한의 ICBM이 뉴욕이나 백악관에 날아가는 것은 예상하고 있고, 상공에서 터진다고 하더라도 방사능 피해나 전자기기 피해를 우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탄두의 경우 미사일 발사 후 동시다발로 공격할 수 있기에 이러한 것을 장착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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