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마친 뒤 약식 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마친 뒤 약식 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16

17일 대학강연 후 일정 마무리

“협상하자” 외쳤지만 北침묵

중·러, 대북제재 완화 요구해

미 “대화도 못해… 시기상조”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7일 오후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으로 떠난다. 비건 대표는 북한을 향해 “여기에 있다”며 만나자는 제의를 했지만 북한은 끝내 이를 외면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중에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채택하며 대놓고 북한을 옹호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전날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가진 후 약식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면서 북한에 실무회담을 공개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 측은 아직까지 어떠한 답도 하지 않으면서, 비건 대표의 실무회담 시도는 결국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신촌에 위치한 연세대학교에서 비공개 강연을 갖고 이 강연을 마지막으로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일본을 향해 출국할 예정이다.

이번 비건 대표의 방한은 북미 접촉 가능성이 나오면서 북한의 위성발사를 가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조짐으로 긴장감이 높아진 한반도 정세의 반전 카드로 주목됐다.

하지만 북미 접촉은 끝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북한은 비핵화 대화를 접고 그동안 말했던 ‘새로운 길’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길은 미국과 더 이상 비핵화 대화를 하지 않고, 자력갱생을 위한 경제활성화를 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대북제재 해제에 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 등과 공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모습 (출처: 유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모습 (출처: 유엔)

비건 대표가 방한한 사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비건 대표가 안보리 이사국들 관계자와 식사를 하며 대북제재 공조를 요청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

미국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을 향해 추가 도발 행위 자제를 거듭 촉구하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제출한 제재완화 결의안은 ‘시기상조’라고 반발했다.

비건 대표가 방한해 북한을 향해 대화 제의를 해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안보리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주도한 국제적 대북제재 전선에 균열을 내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북한은 두 차례에 걸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밝히며 ICBM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며 미국과 전 세계를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대북제재 카드를 활용해 북한의 도발을 막아보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엇박자를 내며 대북제재 공조 분위기를 흐리고 있는 셈이다.

미 국무부는 “지금은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중·러가 이날 제출한 결의안 초안에는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면제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북한의 도발 고조 위협’ ‘비핵화 논의를 위한 만남 거부’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유지·향상’을 이유로 중·러의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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