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훼손된 낙단보 마애불. (조계종 총무원 제공)

조계종, 정부 해명 요구… 정부 “마애불 발견 제보 은폐한 적 없어”

[천지일보=이지수 기자] 4대강 공사구간인 낙동강 낙단보 현장에서 발견된 마애보살좌상(마애불) 훼손 등으로 조계종과 정부 양측의 입장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10일 오후 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마애불 훼손과 인근 지역에서 발견된 또 다른 마애불(제2마애불) 제보 은폐에 대한 해명을 정부당국에 강력히 촉구했다.

효탄스님(조계종 총무원 문화원장)은 “4대강 공사구간에서 발견된 마애불의 갖가지 의혹에 대해 정부의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한다”며 “진실 규명을 위해 감사원 감사청구나 사법기관의 수사의뢰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조계종과 정부 측 간 4대강 공사구간 낙단보에서 발견된 마애불 발견 시점과 제2마애불 발견 제보 은폐에 관한 문제는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관계 기관은 마애불 발견 시점이 10월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조계종 측은 6월경 인근 지역 주민 노지호 씨가 경상북도청 문화재과와 의성군청에 제보를 했다는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조계종 측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의성군청은 마애불 존재를 인지하고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관계기관에서 문화재 조사를 실시하지도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다가 결국 9월에 마애불을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효탄스님은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이 현장을 방문할 당시 정부 관계자들은 마애불 발견 시점을 10월 6일이라고 말했다”며 “이는 총무원장에게 사실을 허위보고하고 은폐한 것으로 불교계를 우롱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또 그는 “주민들은 훼손된 마애불에서 50m 이내에 제2마애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제보했다”며 “그러나 관계 기관은 문화재 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은폐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성군청은 공사를 미루는 문제 등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주민의 제보를 받고도 ‘입단속’ 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김운진 의성군청 문화예술계장은 “작년 11월 16일 문화재청에서 마애불 주변 시굴 시 주민대표를 통해 추가 발견 지점을 알아봤다”며 “그러나 발견 지점이 지방도에 접해 있어 발굴하다가 중단했을 뿐 은폐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조계종은 정부 측이 오는 16일까지 납득할 만한 해명과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사법기관에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혀 마애불 훼손 등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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