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500년간 전라도와 제주도를 포함한 53주 6진을 총괄한 육군의 총지휘부였던 전라병영성.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19.11.20
조선왕조 500년간 전라도와 제주도를 포함한 53주 6진을 총괄한 육군의 총지휘부였던 전라병영성.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19.11.20

강진군 ‘가을여행’<2>
 

강진 역사 담고 있는 ‘하멜권역’
월출산下 차향 가득 ‘강진다원’
‘다산권역’의 중심 다산초당
스릴만점 다양한 체험 ‘가우도’

[천지일보 강진=김미정 기자] 가을 낭만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역사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전남 강진군에는 이른바 ‘알짜배기’ 명소가 곳곳에 있다.

전남 강진군의 하멜권역과 다산권역을 소개한다.

◆강진다원부터 시작되는 ‘하멜권역’

월출산 밑으로 넓게 펼쳐진 강진다원은 부드러운 곡선과 푸름이 돋보이며 월출산의 솟아오른 바위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월출산 아래 푸르른 차향이 가득한 강진다원에서부터 하멜권역은 시작된다. 강진다원은 ‘태평양 다원’에서 운영하는 차밭으로 면적이 3.3㏊에 이른다. 강진다원은 하멜권역의 두 번째 코스인 백운동 원림으로 이어진다. 

조선 선비들이 문화를 교류하고 풍류를 즐긴 백운동 원림.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19.11.20
조선 선비들이 문화를 교류하고 풍류를 즐긴 백운동 원림.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19.11.20

백운동 원림은 전통 원림의 원형이 보존된 별서정원으로 담양 소쇄원, 완도 보길도의 세연정과 함께 호남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힌다.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1627~1701)가 들어와 계곡 옆 바위에 ‘백운동(白雲洞)’이라 새기고 조성한 정원으로, 당시 선비들이 문화를 교류하고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백운동이란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안개가 되어 구름으로 올라가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현재의 건물은 다산 선생이 1812년 이곳을 다년간 뒤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제자 초의선사에게 ‘백운동도’를 그리게 하고 백운동 원림의 12승경을 노래한 시문을 남겼는데 이를 근거로 호남의 유서 깊은 전통 별서의 모습을 보존·재현하게 됐다.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닌 천년고찰인 무위사 또한 하멜코스 안에 포함돼 있다. 
‘무위사사적’에 의하면 무위사는 원효에 의해 창건되고 도선국사에 의해 중창됐다고 전한다.
무위사의 극락보전은 조선 시대 불교 건축물 중에서도 초기형태에 속하며 눈여겨볼 것은 맞배지붕과 주심포 양식으로 지어진 단아하면서도 소박한 건축미이다. 

특히 극락보전 측면의 기둥과 보가 만나 이루는 공간 분할의 절제된 아름다움은 놓쳐서는 안 될 감상 포인트다. 이외에도 무위사는 국보 제313호 아미타여래삼존벽화와 보물 제1314호 백의관음도, 보물 제507호 선각대사탑비를 보유하고 있다.

‘하멜표류기’의 저자 헨드릭 하멜을 기리는 하멜기념관.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19.11.20
‘하멜표류기’의 저자 헨드릭 하멜을 기리는 하멜기념관.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19.11.20

◆역사·문화 담긴 명소로 ‘각광’

전라병영성과 하멜기념관, 강진 한골목 옛 담장 또한 강진의 역사를 담은 핵심 명소다.

전라병영성은 조선 1417년(태종 17년)에 초대 병마도절제사 마천목 장군이 축조해 1895년(고종 32년) 갑오개혁까지 조선왕조 500년간 전라도와 제주도를 포함한 53주 6진을 총괄한 육군의 총지휘부였다. 성곽의 총 길이는 1060m이며, 높이는 4.87m, 면적은 9만 3139㎡(2만 8175평)인데 당시의 건물이나 유적은 소실되고 성곽만 일부 남아있어 현재 복원작업이 진행 중이다. 

하멜기념관은 우리나라를 서양에 최초로 알린 ‘하멜표류기(1668)’의 저자 헨드릭 하멜(1630~1692)을 기리는 전시공간이다. 전시실은 ‘하멜표류기’를 비롯해 하멜의 생애, 17세기 조선과 네덜란드의 사회문화적 상황 및 생활문화 등 주제별 공간으로 이뤄져 있으며 당시의 동서양 도자기와 생활 도구, 고지도 등이 전시돼 있다. 

한골목은 전라병영성이 설영된 후 촌락이 형성되면서 만들어졌다. 한골목의 담장은 황토와 돌을 이용하여 빗살무늬 방식으로 쌓아 다른 지역과 비교되는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석문산과 만덕산을 잇는 산악형 현수교 출렁다리인 ‘사랑+ 구름다리’.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19.11.20
석문산과 만덕산을 잇는 산악형 현수교 출렁다리인 ‘사랑+ 구름다리’.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19.11.20

◆다산초당 등 대표 코스 ‘다산권역’

다산권역은 도암면의 다산초당과 가우도, 석문공원 ‘사랑+ 구름다리’ 등 인지도 높은 강진의 대표 관광코스를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된 코스다. 

다산권역의 중심인 다산초당은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서의 18년 유배 생활 중 10년을 보낸 곳이다. 정약용은 이곳에서 ‘목민심서’를 비롯해 500여권의 책을 저술하고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차 끓이던 부뚜막 바윗돌로 초당 앞마당에 놓인 평평한 바위인 ‘다조’와 다산이 평소 물을 마시거나 차를 끓일 때 사용하던 샘 ‘약천’, 다산이 초당의 주인이 자신임을 나타내기 위해 자신의 성인 정(丁)을 새긴 초당 서편의 바위인 ‘정석’과 마당 오른쪽 연못 중앙에 산 모양으로 돌을 쌓아 조성한 ‘연지석가산’ 등 다산의 숨결과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숨은 명소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백련사의 명승 아암 혜장 선사를 만나기 위해 오가던 사색의 길이다. 길이는 800m이며 도보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길 주변에는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어우러져 있어 경관이 아름답고 경사도 완만해 걷기에 제격이다. 오솔길 중간 지점에는 해월루가 있어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강진 가우도에서 체험할 수 있는 짚트랙.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19.11.20
강진 가우도에서 체험할 수 있는 짚트랙. (제공: 강진군) ⓒ천지일보 2019.11.20

전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가우도도 이 코스 안에 포함돼 있다. 
두 개의 출렁다리를 통해 도보로 섬을 돌아볼 수 있는 이색명소다. 가우도의 가장 큰 매력은 체험거리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가우도 전체를 한 바퀴 돌아 볼 수 있는 2.5㎞의 트레킹 코스를 비롯해 짚트랙, 요트와 제트보트 등 해양레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절경을 감상하는 코스도 있다. 석문공원의 ‘사랑+ 구름다리’이다. 석문산과 만덕산을 잇는 산악형 현수교 출렁다리인 ‘사랑+ 구름다리’는 지난 2016년 7월 개통했다. 길이 111m, 폭 1.5m인 구름다리 양 끝에는 하트 모양의 게이트 겸 포토존 조형물이 설치돼 있어 아름다운 풍광과 추억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다리 바로 옆에는 노적봉의 다른 이름인 견우직녀봉이 있다. 주변의 기암괴석과 석문산, 만덕산으로 이어지는 산맥과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다산초당을 방문한 관광객 김혜정(45, 서울시)씨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자취를 느낄 수 있어 좋고 풍경도 아름다워 잊을 수 없는 곳”이라며 “다른 권역도 돌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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