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美, 새항목 신설 요구”
“정부는 기존 틀 안에서 입장”
드하트 “韓, 요구 부응 못해”
“새 제안 때까지 협상 안 해”
이혜훈 의원 美대사 압박 공개
“해리스, 50억불 요구 20번 반복”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국과 미국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 3차 회의가 난항을 겪다가 결국 중단됐다. 한국 측 협상 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19일 “제11차 한미 분담금 협정(SMA) 협상이 미국 측에 의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정은보 대사는 이날 오후 2시 40분경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밝히며 “미국 측은 새로운 항목신설 등을 통해서 방위비 분담금이 대폭 증액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우리 측은 지난 28년간 한미가 합의해온 SMA 틀 내에서 상호 수용 가능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회의가 파행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정 대사는 “제안 내용과 관련해서는 한미 간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는 것에 합의했기에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은 미국 측이 먼저 자리를 이동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은 이날 회의 파행 직후 “한국 측이 제시한 안이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입장을 내놨다. 이날 한미 대표단은 오전 10시부터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한국국방연구원에서 3차 회의를 진행 중이었고 90분만에 종료됐다. 이날 회의는 당초 오후 5시경 종료될 예정이었다.
미국 측 협상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인보좌관은 서울 남영동 미국 대사관 공보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굳은 표정으로 “불행히도 한국 측의 제안이 상호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요구하는 우리 측 입장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미국은 한국이 재고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주기 위해 오늘 회의를 짧게 끝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대한 동맹 정신에 입각해 한국 측이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안에 함께 이를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을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미 양측은 후속 회의 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 드하트 대표는 “우리는 한국 측이 상호 신뢰와 파트너십을 기초로 협력할 준비가 됐을 때 협상을 재개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한국 측에 올해 분담금의 5배에 달하는 50억 달러(5조원대)에 육박하는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SMA는 한국이 주한미군의 한국인 고용원 임금과 시설 건설비 등에 대해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미국은 현재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까지 신규로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보 한국 협상대표는 ‘총액과 항목 중 어느 부분에서 이견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총액과 항목은 서로 긴밀하게 연계가 돼있기 때문에 항목과 총액 둘 다를 포함해 이견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항목을 원하는 것은 미국 측이지만, 우리는 (기본 SMA 틀 안에서 다뤄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측이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했는지’에 대해서 “주한미군과 관련된 언급은 지금까지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수십년간 많은 대사를 만나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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