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1월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워싱턴 D.C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베이징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김영철 당 부위원장. (출처: 뉴시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출처: 뉴시스)

北김영철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문

“한미연합훈련, 완전한 중단해야”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19일 미국을 향해 대북적대정책 완전 철회 전까지 비핵화 협상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담화문을 통해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결정과 북한인권결의 참여 등 문제를 언급하면서 “미국이 말끝마다 비핵화 협상에 대하여 운운하고 있는데 조선반도 핵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그에 대해 논의할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의 틀거리 내에서 조미(북미)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문제들을 함께 토의하는 것이 아니라 조미사이에 신뢰구축이 먼저 선행되고 우리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위협들이 깨끗이 제거된 다음에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먼저 북한이 신뢰할 수 있을만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요구다.

이날 담화는 한미 군 당국의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 발표 이후 북한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첫 번째 반응이다.

김 위원장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에 대해서도 불만족을 표했다. 그는 “우리가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지하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합동군사연습이 연기된다고 하여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고위급 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5

17일 태국 방콕 아바니에서 열린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당초 다음 달 초로 예정됐던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북한도 연습과 훈련, 시험을 행하는 결정에 있어서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우리는 북한이 조건이나 주저함 없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길 촉구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대북 인권결의안 참여에 대해서도 불편한 입장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조미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어째서 대화상대방인 우리를 모독하고 압살하기 위한 반공화국 ‘인권’ 소동과 제재압박에 그처럼 악을 쓰며 달라붙고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바쁠 것이 없으며 지금처럼 잔꾀를 부리고 있는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이제는 미국 대통령이 1년도 퍽 넘게 자부하며 말끝마다 자랑해온 치적들에 대해 조목조목 해당한 값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는 북한의 강한 비난에 직면하면서 한 발짝 후퇴한 조치다.

지난 13일 북한 국무위원회 대변인은 “미국과 남조선 측이 가장 예민한 시기에 반공화국적대적군사연습을 강행하기로 한 결정은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지금까지 발휘해온 인내력을 더는 유지할 수 없게 하고 있다”며 “미국은 새로운 해법으로 북핵문제를 다룰 것이라는 대통령의 공식입장까지 뒤집고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면서 조미관계개선과 적대관계청산을 가로막는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당초 한미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대체해 대대급 이하의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려 했었다. 지난 15일 한미 국방장관은 연례회의인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가질 당시에도 이러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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