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 22일 오전 인천 강화군 길상면에 위치한  강화 루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무동력 카트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5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 22일 오전 인천 강화군 길상면에 위치한 강화 루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무동력 카트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5

 

태풍·아프리카돼지열병 수습 마무리

거점 소독시설 철거 “교통체증 해결”

체험관광 핫플레이스로 급부상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주말엔 인천 강화에서 다이나믹한 루지 어때?

올 가을 여행은 인천 강화도를 찾아 루지도 타고, 섬 곳곳을 누비며 마음껏 즐기기를 추천해 본다.

인천시 북서쪽에 위치한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으로 본도와 교동도, 석모도 등 주민이 살고 있는 섬 11개와 무인도 18개로 이뤄져 있다.

강화도의 총면적은 411㎢로 동서의 길이가 약 16㎞, 남북 길이 약 27㎞, 해안선 둘레 약 112㎞로 이뤄져 있다.

최근 이곳 강화도가 국·내외 광광객의 체험관광의 핫플레이스로 급부상 하고 있다. 근거로 지난 2017년 400만명의 관광객이 강화를 방문했고, 2018년도에는 900만명으로 급격이 늘었다. 올해도 그 이상의 방문을 예상하고 있다.

기자도 22일 강화도를 방문해 강화리조트 루지 체험→해든뮤지엄 방문→왕자정 점심→등 조양방직 카페→강화평화전망대 등 당일 코스로 가을 여행에 나섰다.

강화군의 관광객 수효의 급격한 증가에는 특별히 두 곳이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 6월에 개장한 강화씨사이드리조트(강화 루지)와 그해 7월에 개장한 1930년대 방직공장을 원형 그대로 살려 운영하고 있는 조양방직 카페를 들 수 있다.

먼저 길상면 선두리에 위치한 강화 루지는 1.8㎞ 길이(동양 최대)의 트랙을 무동력 카트를 타고 내려가게 된다. 이곳 체험장은 하루 평균 1500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

강화씨사이드리조트에 도착해 곤돌라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르니 강화도의 탁 트인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 22일 오전 인천 강화군 길상면에 위치한 강화 루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인증샷을 남기며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5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 22일 오전 인천 강화군 길상면에 위치한 강화 루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인증샷을 남기며 즐기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5

가을 황금들녁과 사면으로 둘러싸인 바다 풍광을 배경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 컷’ 인생샷을 남기고, 루지 체험장으로 향했다.

헬멧을 갖춰 쓰고 무동력 썰매에 앉자 기본자세와 주의사항을 안내한다. 긴장감이 도는 기분은 뭐랄까? 출발 신호를 알리고 속도를 자유롭게 조율하기까지 긴장했지만, 바람을 가르며 내닫는 짜릿한 스릴감은 이내 풍광을 즐기는 여유로움까지 느낄 수 있는 충분한 거리의 시간에 가히 만족했다.

김포에서 친구랑 왔다는 정희영(여, 48)씨는 “루지가 정말 재미있네요, 애들 어렸을 때 놀이동산 가본 이후 처음 친구들과 왔는데 정말 재미있게 탔어요,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고, 곤돌라를 타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도 괭장했어요”라고 했다. 친구 박정은씨도 “무엇보다 다른 놀이 기구는 금방 끝나는 것 같은데 강화 루지는 길이가 길어서 더 만족하게 즐길 수 있었던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시 이동, 리조트에서 차로 5분 거리의 숲속에 마련된 해든뮤지움(관장 박춘순)은 피카소, 샤갈 등 세계적인 작가들과 백남준 등 한국 작가들의 작품 및 이색적인 조형물을 감상할 수 있어 사색하기에 제격 이였다.

이곳은 교육부가 인정한 교육기부 진로체험기관으로 작가에서부터 전시기획에 이르기까지 미술관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일단 강화도 모범음식점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고려궁지 인근에 자리한 왕자정에서 묵밥과 콩비지, 젓국갈비 등을 곁들여 점심을 먹었다.

특히 강화군 축제 음식으로 보급하고 있는 ‘강화 젓국갈비’는 고려시대 몽고 항쟁기, 강화도로 피난 온 왕에게 진상할 음식이 없던 터에 강화군의 최고의 특산물인 새우젓을 활용, 시원하게 끓여내 유래가 됐으며, 강화 색을 가장 많이 띠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화고려궁지는 고려시대 궁궐이 있던 곳이다. 고려가 대몽항쟁을 위해 고종 19년(1232)에 도읍을 개성에서 강화로 옮긴 후 궁궐을 건립, 39년간 사용했으나 몽골과 화친해 환도(1270)할 때 몽골의 요구로 궁궐과 성곽 등을 모두 파괴했다. 현재 이곳에는 조선시대 유수부 동헌과 이방청, 외규장각(2003년 복원) 등이 남아 있다.

고려궁지를 뒤로하고, 1일 4000여명이 찾고 있다는 폐공장인 조양방직 카페를 향했다. 이곳은 1933년 국내 자본으로 설립한 최초의 방직회사였던 ‘조양방직’을 빈티지 카페의 특유의 감성으로 살려 모든 세대의 인기를 끌고 있다.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 22일 오후 1933년 국내 자본으로 설립한 최초의 방직회사였던 강화군 내 ‘조양방직’ 카페를 찾은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고있다. ⓒ천지일보 2019.10.25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 22일 오후 1933년 국내 자본으로 설립한 최초의 방직회사였던 강화군 내 ‘조양방직’ 카페를 찾은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피우고있다. ⓒ천지일보 2019.10.25

카페문을 열고 들어서니 젊은 바리스타들의 모습이 복고 감성의 이색적인 분위기와 대조를 이루며 묘한 감성을 불러 일으켰다.

입구부터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은 듯 60~70년대 소품들이 즐비했다. 빛바랜 40여년 전 교과서와 자랑스럽게 전시된 우등상장 등 ‘아이스께끼’라는 글귀가 새겨진 아이스크림 통이 자연스레 발길을 붙잡았다.

골목길로 들어서 아껴먹다 녹아 땅에 떨어진 아이스께끼를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던 소시 적 추억이 아련했다. 친구와 수다를 떨라치면 ‘뚜뚜뚜...’ 시간이 돼 맥없이 끊겨버린 수화기를 놓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추억속의 전화기 등도 눈에 띄었다. 또 검정 고무신, 흰 고무신 등 카페 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기까지 했다.

몽한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까페안 곳곳마다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며 차를 나누는 모습은 영화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쉬는 날이라 가족과 함께 휴양겸 왔다는 홍성일(37, 남, 인천 구월동)씨는 “예날 공장을 없애지 않고 카페로 활용한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또 오고 싶을 정도로 정서적이고 편안해 좋다”며 “강화도가 가 볼만 한곳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와 보니 하루로는 아쉬워서 숙식하고 다음날까지 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용철 조양방직 대표는 “이곳의 매력은 원형이다. 망가져 없어진 건 살리고 남아 있는 것은 최대한 살려서 보존하려 한다”며 “그것이 도시재생의 기본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도 말했다.

북한을 마주하고 있다는 강화 북단 민통선에을 향했다. 2008년 개관한 평화전망대에서 북한 해변가 마을과 송악산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북한과 2.3㎞ 거리에 있는 전망대에는 이산가족이 고향을 보며 제를 올릴 수 있는 망배단이 있고, 금강산 노래비에서는 ‘금강산’ 노래가 흘러나와 마음이 숙연해졌다.

북한과 맞닿은 교동면에는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 피란민들이 넘어왔다가 휴전되는 바람에 귀항하지 못하는 등 애환이 담긴 ‘대룡시장’이 있다. 세월을 고스란이 간직한 골목마다 다방과 약방, 떡집, 기름짜는 집, 이발관 등이 있다.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 22일 오전 북한 개풍군이 한 눈에 보이는 인천 강화평화전망대에서 한 관광객이 망원경을 들여다보고있다. ⓒ천지일보 2019.10.25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지난 22일 오전 북한 개풍군이 한 눈에 보이는 인천 강화평화전망대에서 한 관광객이 망원경을 들여다보고있다. ⓒ천지일보 2019.10.25

또 낙조가 아름다운 석모도에 가면 미내랄 온천과 9.2m의 마애석불좌상과 천연동굴로 이뤄진 석실이 있는 1000년 고찰, 보문사도 있다.

이날 조양방직 카페에서 만난 유천호 강화 군수는 “올해 관광도시로 선정되기도 해 국내·외 적으로 각광 받던 강화도가 돼지열병과 태풍 피해로 침체돼 있다. 조양방직만 해도 35~40%의 매출이 줄었다고 한다”며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삼산면의 애완돼지 한 마리까지 모두 살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풍피해는 복구단계에 있으며, 돼지열병 관련해 모두 해결된 것으로 보고 24일을 기점으로 초지대교 거점 소독시설을 모두 철거해 강화를 방문하는데 교통체증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안심하시고 올 가을 강화군을 많이 찾아주셔서 군민들에게 힘이 돼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태풍 ‘링링’과 아프리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입은 강화군은 최근 내부 수습을 마무리 하고 관광 활성화에 본격적인 팔을 걷었다. 인천시도 강화군을 돕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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