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정자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물왕저수지의 모습. ⓒ천지일보 2019.10.18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정자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물왕저수지의 모습. ⓒ천지일보 2019.10.18

서울서 차·지하철로 1시간

가을과 어울리는 명소 多

저수지야경 ‘시흥9경’ 뽑혀

봄·가을엔 강태공으로 북적

수도권 최고 연꽃 감상지

550년의 역사 간직한 연못

300종의 수생식물 재배 돼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가만히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고만 있어도 즐거운 가을이 왔다. 높은 하늘과 각양각색의 구름, 시원한 바람을 즐기러 경기도 시흥시로 가보는 건 어떨까. 시흥시는 유독 가을과 잘 어울리는 명소가 많다.

지난 12일 시흥시 명소를 찾아 가을을 만끽해봤다. 시흥시는 서울과 인접해 있어서 자동차와 지하철로 1시간 남짓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또한 서해 바닷길이 이어져 있으며 자연이 생동하는 매력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이날 기자는 시흥시에 위치한 ‘물왕저수지’와 ‘연꽃테마파크’를 방문했다. 두 지역은 자동차로 10분이 채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또한 두 지역을 잇는 자전거 도로도 마련돼 자전거로 15분이면 오갈 수 있다.

시흥 9경의 장소 중 한곳인 물왕저수지의 전경 모습. (제공: 시흥시) ⓒ천지일보 2019.10.18
시흥 9경의 장소 중 한곳인 물왕저수지의 전경 모습. (제공: 시흥시) ⓒ천지일보 2019.10.18

◆강태공의 천국 ‘물왕저수지’

처음으로 찾은 곳은 물왕저수지다. 물왕저수지는 총면적은 58만㎡, 몽리면적(저수지를 이용하는 논의 면적)은 866만 5000㎡, 담수량은 189만 4000톤, 만수 때 수심은 7.2m이다. 시흥시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물왕저수지의 다른 이름은 흥부저수지다. 저수지를 설치할 당시 1945년에 행정구역이 시흥군과 부천군이었기 때문에 시흥의 ‘흥’자와 부천군의 ‘부’자를 합친 것이다.

봄·가을엔 강태공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이날 역시 저수지 주변으로 강태공들이 줄지었다. 주변 산책로에는 나들이 나온 가족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반려견과 산책 나온 견주 등을 볼 수 있었다. 저수지에서 연을 날리는 느낌은 어떨까. 저수지 한편에선 한명이 연을 붙잡고 한명이 얼래를 돌리며 연을 높이 띄우기 위해 달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길게 놓인 산책로는 걷기 좋게 조성됐다.

또 다른 한쪽에선 저수지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인공 습지를 조성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하천에서 저수지로 유입되는 물을 정화시키기 위해서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하천의 정화되지 않은 물들이 들어오다 보니 1차적으로 습지와 침강류 등을 조성해 부유물질을 제거 시킨다. 이후 인공 습지 내에서 수초를 통해 수질을 정화시킨 다음에 저수지로 방류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왕저수지는 비갠 후와 밤에는 새로운 옷을 입는다. 비갠 후 물왕저수지에 걸쳐 뜨는 무지개는 신선이 나올 것만 같이 신비롭다. 또한 물왕저수지의 야경은 시흥 9경 중 5번째인 시흥 5경에 뽑힐 정도다. 저수지 물에 비치는 카페의 불빛과 하늘은 낮에 봤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연꽃테마파크 연못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수생식물들 ⓒ천지일보 2019.10.18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연꽃테마파크 연못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수생식물들 ⓒ천지일보 2019.10.18

◆연과 수생 식물이 보고 싶을 땐 ‘연꽃테마파크’

연꽃테마파크는 2005년 관곡지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기리기 위해 시흥시 관내 논에 조성된 테마파크다. 다양한 연과 수생 식물을 볼 수 있으며 배대단지 주위로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조성됐다.

시흥시 향토유적 제8호로 지정되어 있는 관곡지는 우리나라 최초로 전당홍 연꽃씨의 시험 재배가 성공한 곳으로 55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연못이다. 세조 9년(1463년) 조선 전기의 관료이자 학자인 강희맹 선생이 사신으로 중국 남경을 다녀올 때 전당지에서 전당홍 연꽃씨를 갖고 들어왔다. 이 씨앗을 심어 시험 재배한 것이다.

연꽃테마파크는 연재배포 3.3ha, 연근생산단지 17ha에 300여종의 연, 수련, 수생식물 등이 재배되는 수도권 최고의 연꽃감상지로 우리나라 최초의 연 주제공원인 연꽃문화공원으로 조선 진행 중이다.

연꽃은 6월 하순 피기 시작해 7월 중순부터 8월 하순경에 절정을 이루며 10월 초순까지 감상할 수 있다. 이날 연꽃들이 지고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빅토리아수련과 연못에서 떠다니며 자라는 부레옥잠, 네가래 등이 아직 지지 않아서 늦게 찾은 관람객을 반겨줬다. 또한 연꽃테마파크 단지와 주변 황금빛으로 물든 논밭으로 이어진 들판을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시흥시의 토양은 하해혼성충적토로서 점토함량이 높고 미량 원소가 많아 이곳에서 재배된 연근은 맛이 부드럽고 질감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를 맛보지 않을 수 없어 쌀쌀한 날씨였지만 연잎 아이스크림을 먹어봤다. 연잎 특유에 쌉쌀함이 있었지만 아이스크림의 달콤함과 잘 어우러진 맛이었다.

연꽃테마파크 입구에 위치한 생명농업기술센터 1층에는 연특산품매장이 자리 잡고 있어 다양한 특산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수준급의 연꽃 사진을 볼 수 있는 연꽃갤러리도 있다. 센터를 나와 연꽃테마파크 맞은편 매봉산에 오르면 연꽃테마파크는 물론 보통천 넘어 매화동 일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본격적인 나들이의 계절인 가을이다.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숨 쉬는 시흥시 곳곳을 둘러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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