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출. (출처: 연합뉴스)
자동차 수출. (출처: 연합뉴스)

영국 LMC오토모티브 조사

中·印 등 신흥시장 부진여파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듯”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1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진한 모습으로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주요국 자동차 판매량이 71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 줄었다. 자동차 판매는 작년 9월 전년 같은 달보다 감소세로 돌아선 이래 좀처럼 회복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월별 감소율은 작년 9월 8.5%에서 10월 3.8%, 11월 7.3%, 12월 6.9%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8.2%, 2월 6.0%, 3월 5.0%, 4월 6.9%, 5월 7.0%, 6월 6.4%, 7월 1.5%로 계속 감소했다. 올해 8월까지 누적으로는 5940만대로 작년 동기대비 5.9% 줄었다.

이는 영국 조사기관인 LMC오토모티브가 추정한 수치로, 중대형 상용차는 제외하고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승용차와 픽업트럭 등이 대상이다. 지역별 판매 현황은 미국과 일본은 LMC 오토모티브, 나머지는 각국 자동차공업협회 집계 수치다. 중국과 유럽, 인도는 승용차 기준이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이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 자동차 판매가 반토막이 나며 수요가 쪼그라들었던 시기 이후 가장 오랜 기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경제성장세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영향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승용차 판매가 작년 동기보다 7.7% 줄면서 13개월 연속 뒷걸음질했다. 인도도 승용차 판매가 무려 31.6%나 축소되며 9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러시아도 지난달 판매 증가율이 -1.3%로 5개월째 마이너스였다.

중동지역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사정이 좋지 않다. 경제성장세가 둔화하고 아마존 지역 화재로 인해 수급이 원활치 않았던 브라질은 8월엔 -3.4% 기록하며 28개월 만에 감소했다.

유럽은 승용차 판매가 -8.6%로 한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다만 이는 작년 8월에 29.8% 증가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다. 유럽 업체들은 작년 9월 새로운 배기가스 인증 시험인 국제 표준 자동차 연비·배기가스 시험방식(WLTP) 시행을 앞두고 대대적인 재고 감축에 나섰다.

미국은 10.9% 증가하며 2015년 10월(13.6%) 이후 47개월 만에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본은 10월 소비세인상 전 구매 수요로 인해 판매량이 6.7% 늘었다.

한국은 지난달 국내 승용차 판매가 국산차는 10만 2319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6.8% 줄었고 수입차는 1만 8122대로 5.6% 감소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내년 상반기 까지는 세계 시장이 어려울 것 같다”며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미국이 8월에 반짝 상승했지만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고, EU(유럽연합)도 1년 이상 계속 수요가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영향 등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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