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추석에 쓸 과일을 사려는 손님이 가격을 보며 고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추석에 쓸 과일을 사려는 손님이 가격을 보며 고민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불매운동 이후 손님 떨어져
“최저임금·물가 같이 오른 듯”

[천지일보=특별취재팀] “선물세트 하나 가격에 하나 더 드립니다. 보고 가세요.!”

추석 명절을 3일 앞둔 10일 전남 목포의 대형마트에 들어서니 선물세트 판매 직원들이 가끔 오는 손님을 놓칠세라 이같이 외치고 있었다. 

명절을 코앞에 둔 때라 당연히 손님들로 북적북적해야 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대형마트는 한산했다. 선물세트 코너에는 간혹 손님이 보였지만 과일을 뺀 식자재 코너에선 손님이 거의 없어 진열된 상품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롯데마트에서 선물세트를 팔던 이미연(가명, 40대)씨는 “경기가 더 나빠진 것 같다”며 “지난 명절에는 손님들이 가지고 다니는 카트가 길을 막을 정도였는데 올해는 유난히도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일본제품 불매운동 이후부터는 마트를 찾는 손님이 많이 떨어졌다”며 “마트에서 일하는 직원은 한국인인데 이래서는 먹고살기도 퍽퍽하다”고 하소연했다.

[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추석을 앞둔 10일 전남 목포의 대형마트에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천지일보 목포=전대웅 기자] 추석을 앞둔 10일 전남 목포의 대형마트에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한과세트를 팔던 김희영(가명, 20대)씨는 “손님들은 뜸하지만 그래도 회사나 단체에서 대량으로 과일세트나 한과세트를 주문하고 있다”며 “아직 명절 전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잘 팔리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사정은 좀 나을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 달리 재래시장보다 비싼 가격으로 손님들은 물건을 집었다가 내려놓기 일쑤였다.

명절에 쓸 과일을 사려던 양주희(40대, 목포시)씨는 “상에 놓을 과일을 사려고 마트에 왔다”며 “모양이 예쁜 건 가격이 너무 비싸서 재래시장을 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은 올랐는데 물가도 덩달아 오른 것 같다”며 “장 보러 올 때마다 가격이 올라있어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천지일보=손정수 기자] 추석을 3일 앞두고 식자재를 운영한다는 이희원(62)씨가 거래처에 전할 선물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천지일보=손정수 기자] 추석을 3일 앞두고 식자재를 운영한다는 이희원(62)씨가 거래처에 전할 선물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1

전남과 달리 경기도의 분위기는 어떨까. 본지가 찾은 경기도 양주시의 한 대형마트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주부들이 장 볼 시간인 오후 6시가 넘어서도록 마트 분위기가 썰렁했다.

식자재를 납품하는 이희원(62세, 남, 양주시 고읍동)씨는 “거래처에 전할 선물을 준비하러 나왔다”며 “지역 상권에 있는 슈퍼들이 대형마트 때문에 어려움을 겪다가 마지막으로 식자재마트를 운영하면서 기사회생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특히 양주시는 실질적으로 주거용 주택만 지어서는 인구가 늘지 않는다”며 “일자리가 생겨야 순수 인구가 유입돼 경제도 살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지일보 수원=이성애 기자] 명절 연휴를 하루 앞 둔 10일 수원 아울렛은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모습이다. ⓒ천지일보 2019.9.11
[천지일보 수원=이성애 기자] 명절 연휴를 하루 앞 둔 10일 수원 아울렛은 찾는 사람이 없어 썰렁한 모습이다. ⓒ천지일보 2019.9.11

정웅 이마트 양주점 부점장은 “평소 손님들은 퇴근 시간에 붐비는데 시간이 이르기도 하지만 아직 손님이 많지 않아 걱정”이라며 “세트 상품이 작년보다 매출이 떨어졌지만 인근 마트에 비해 달성률은 크게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명절이 아직 며칠 남았으니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양주에서 이마트가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있다. 항상 고객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이마트가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천 연수동의 한 대형마트에서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으나 분위기는 별다르지 않았다.

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소폭 신장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축산과 수산 부분(한우 선물세트, 굴비 등)은 매출이 하향 추세라”며 “지난 주말 태풍이 매출의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수산물은 신선도를 선호하기 때문에 명절이 임박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추석은 휴일 없이 영업할 예정”이라고 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명길(57, 인천, 연수동)씨는 “아들과 친지들에게 전달할 선물을 보러 나왔는데 고민된다”며 “대부분 연세가 있어 건강식품으로 생각하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 거래처는 생략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