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출근하던 중 소감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9.8.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조국 전 민정수석이 9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에 출근하던 중 소감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19.8.9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보수 야권은 각종 위장 의혹과 사모펀드 투자 등을 제기하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연일 ‘조국 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여당은 ‘무차별 인신공격’ ‘가짜뉴스 보다 못한 의혹’ 등으로 비유하며 적극 대응하는 등 ‘조국 지키기’ 방어로 맞서고 있다.

조국 후보자에 대해 의혹이 제기되는 사항들은 ▲사모펀드 투자 논란 ▲부동산 위장매매 의혹 ▲딸의 장학금 수령 논란 ▲위장전입과 종합소득세 지각납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활동 연루 의혹 ▲논문표절 의혹 ▲동생 위장이혼 의혹과 채무변제 회피 논란 등이다.

우선 가장 논란의 핵심은 조 후보자가 가족의 총재산(56억 4244만원)보다 훨씬 많은 74억 5500만원을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출자하기로 약정했다는 사실이다.

조 후보자 부인과 아들·딸은 실제로 10억 5천만원을 투자했는데, 코링크PE는 신생 운용사로 설립 이후 지금까지 법인 본점 주소가 네 차례나 바뀌었고, 현재 등본상 주소지엔 해당 회사가 없어 실체도 모호하다는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모펀드의 경우 해지할 때 발생하는 환매수수료가 다른 펀드 가입자의 수익으로 분배되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세금을 물지 않아 사모펀드 수익자를 가족으로만 구성하면 증여세 없이 증여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더구나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이 펀드가 투자한 기업이 관급공사를 통해 매출을 올렸다는 사실도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조 후보자가 ‘편법증여’ 목적으로 사모펀드를 활용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의혹은 여기서 다가 아니다. 코링크PE의 실질적 소유자가 조 후보자의 친척이라는 의혹도 나왔다. 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조 후보자와 친척이라고 주장하는 조모 씨가 코링크PE를 막후에서 운영했으며 펀드 설립 과정에서도 조국의 친척임을 강조했다는 제보가 있다”며 “그가 실질적 오너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밝힌 것이다.

조 후보자 일가의 부동산 위장매매 의혹도 쟁점이다.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가 조 후보자 동생 조권 씨의 전처 조모 씨에게 매각한 해운대 경남선경아파트와 조 후보자의 모친이 거주하고 있는 조씨 소유의 해운대 우성빌라가 모두 조 후보자의 아파트가 아니냐는 게 핵심 의혹이다.

한국당은 정씨가 2014년 12월 1일 2억 7천만원에 경남선경아파트 전세를 줬는데, 이 돈이 곧바로 조씨의 우성빌라 매입대금으로 들어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우성빌라는 조씨 소유인데도 임대차 계약서에 임대인(빌려준 사람)은 정씨, 임차인(빌린 사람)은 조씨로 돼 있는 점도 의혹의 대상이다. 최근 임대차 계약서를 봐도 임대인과 임차인 필체가 동일해 정씨가 임대인·임차인 서명을 모두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조 후보자 딸이 두 차례 유급에도 의전원 장학금을 수령한 데 대해서도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이 공개한 부산대 장학금 지급 자료에 따르면 조 후보자 딸은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한 뒤 2016∼2018년 매 학기 200만원씩 1200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그러나 조 후보자의 딸은 2015년 1학기 3과목을 낙제해 유급당하고, 장학금을 수령 중이던 2018년 2학기에도 1과목을 낙제해 유급됐다. 유급을 당하면 다음 학년으로 진학하지 못하고 모든 과목을 재수강해야 한다.

해당 장학금은 지도교수 A씨가 개인적으로 만든 소천장학회에서 지급했다. 그런데 A교수가 올해 부산시장이 임명하는 부산의료원장에 낙점되면서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한 조 후보자가 딸에게 매학기 장학금을 지급한 A 교수의 임명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책TF 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책TF 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9

이 같은 논란에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불법 사모펀드, 위장이혼, 채권투자, 차명부동산 재산, 듣기만 해도 막장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이 모든 의혹이 놀랍게도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들”이라며 “대한민국 법·제도를 죄다 본인과 일가족의 돈벌이 재테크를 위해 악용하는 편법의 달인이다. 이 정도면 비리의 ‘종합선물세트’ ‘무한리필후보자’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강도 있게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후보자의 인사는 정권 최고 핵심 실세에 대한 코드 인사”라며 “법률적 하자를 떠나 도덕적 잣대로, 국론통합이란 정치적인 차원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국론을 분열시키는 일이 없도록 지명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여당인 이인영 원내대표는 오전 회의에서 “야당이 조 후보자는 물론 후보자 가족에 대한 무차별·무책임한 인신공격과 신상털기 청문회로 진행하려고 하는데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며 “청문회는 공직 후보자의 직책 수행을 위한 능력 자질, 도덕성 검증이 기본이고 목적이다. 조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법적 문제가 없고 후보자도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는 입장을 누차 밝혔다”고 방어했다.

아직 조 후보자는 “국민 정서상 괴리가 있는 부분은 인정하지만, 모든 절차는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만을 밝힐 뿐 충분한 해명을 하진 않고 있다는 분위기가 거세다. 이런 상황에서 조 후보자가 청문 정국을 어떻게 돌파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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