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진 여행매거진 ‘브릭스’ 편집장이 여행 이야기가 담긴 서적을 들고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6
신태진 여행매거진 ‘브릭스’ 편집장이 여행 이야기가 담긴 서적을 들고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천지일보 2019.8.16

신태진 여행매거진 ‘브릭스’ 편집장

정해진 해외여행 소식 아닌
현지의 알짜배기 정보 제공
필자의 평범·특별한 이야기
독자에게 감동을 주기도 해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이야기보따리에 귀가 솔깃했다. 상상 그 이상이라고 할까. 시중에 나온 여행 정보 보다 더욱 참신한 소재가 많았다. 오히려 더 현실적인 알짜배기 정보였다. 거기다 여행을 통해 ‘진정한 삶이 무엇일까’를 생각할 수 있게끔 하니 뒷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여행매거진 ‘브릭스’ 신태진 편집장. 다재다능해 보이는 그는 성실함을 지닌 젊은 편집장이었다. 여행과 관련해서는 누구에게 설명해도 뒤지지 않는 전문지식도 두루 갖추고 있었다. 

과거 그는 한 여행사에 종사했었다. 고객에게 좋은 콘텐츠를 제공한 게 그의 경험치를 한층 높였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시중에서 흔히 얻는 여행 정보보다 더욱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고 싶었던 것. 그 꿈이 브릭스를 통해 실현되고 있었다.  

◆평범함, 독자에겐 큰 감동

브릭스는 크게 두 가지로 일을 진행하고 있다. 웹 매거진과 도서 출판(여행서) 부문이다. 먼저 웹 매거진에는 현지에 살거나, 살았던 적이 있는 필자들에게 콘텐츠를 받아 기재하고 있다. 단순히 여행 정보를 싣는 것은 아니었다. 현지에서 살면서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 그 속에서 느낀 감정을 표현해 낸 글이었다.

보통 유명 관광지를 가면 정해진 코스를 위주로 둘러보겠지만, 이와는 전혀 다른 현지의 뒷이야기여서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오히려 그 평범함이 독자들의 가슴에 감동을 주기도 했다. 듣도 보도 못한 참신한 시각에 시선이 끌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글을 제공하는 필자가 모두 전문 작가인 건 아니었다. 일반 가정주부부터 안무가, 대학생, 방송PD, 오페라 가수 등 직군은 다양했다. 전문가의 글이 아니기에 참신함이 가능해 보이기도 했다. 이들이 생활에서 겪는 생활기나 여행 에세이는 삶 속에 깊숙이 자리잡은 보석과도 같았다. 

신 편집장은 “실제로 작가가 되려고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은 오히려 없다. 처음 글을 쓰면 낯설어서 어려워하지만 글을 쓰면서 재미를 느끼시는 분도 있고,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평범한 일반인이 글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도전과 열정만 있으면 삶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이처럼 브릭스는 누군가의 꿈을 키워주고 있었다. 웹 매거진의 댓글 또한 필자들에게 성취감을 주기도 했다.

신 편집장은 “브릭스는 단순 여행 콘텐츠를 넘어 ‘여행 인문학’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일회성 정보가 아닌 여행에서 파생돼 인간의 삶, 문화, 역사와 예술을 다루고, 때로는 우리의 희로애락에 관해 이야기하며 독자와 공감하고 소통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이야기 엮은 서적 

브릭스에서는 삶의 이야기가 하나둘씩 모아지면, 선별 과정을 통해 서적으로 엮어냈다. 예컨대 홍콩에 살거나 홍콩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도시 뒷골목을 기웃기웃하며 써 내려간 새로운 형식의 도시 에세이가 발간됐다. 또 일본인과 결혼한 한국인이나 각자의 사연으로 해외를 떠돌았던 여행자들의 모든 이야기가 단편소설처럼 모인 도시 에세이 등이 책으로 만들어졌다.

책에 들어간 생생한 현장 사진도 색다른 묘미였다. 글 속에 표현된 필자의 감수성과 사진은 독자가 마치 현지에 함께 있는 듯 느끼게 해줬다. 책은 필자와 독자가 함께 배워갈 수 있는 소통의 장인 셈이었다. 

신 편집장 역시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한 이야기를 책으로 담아낸 글쟁이였다. 동일한 장소를 한번은 혼자 여행했고, 이후 아내 그리고 아이와 함께 갔었다. 그 역시도 가족과 함께 했을 때의 행복이 얼마나 큰지를 글속에 담아냈다. 그 당시 느꼈던 풍부한 감성을 책으로 펴냈을 때, 영원히 지속됨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필자들에게 책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주고 싶은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함께여서 즐거운 독서모임

연초부터 시작한 독서모임도 또 하나의 소통의 장이었다. 혼자라면 어렵겠지만 함께 읽고 글쓰기를 하면 즐거움이 배가 되는 공간이었다.

신 편집장은 “고전 여행서를 가지고 독서모임을 많이 한다.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책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웹 매거진에 글을 싣는 필자들이 모임에 참여하기도 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었다. 

신 편집장은 “소소한 일상 등 다양한 주제가 글로 쓰일 수 있는데, ‘당신의 현재 삶도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런던에 사는 건축가는 어떤 삶을 사는지,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는 어디인지 등 새로운 글이 실리는 데 이를 통해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매거진 발전을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하는 분들이 있으면, 언제든지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민이나 유학으로 큰 꿈을 꿀 수 있으나 다시 원점일 때도 있다”라며 “하지만 그 속에서 만나는 주변의 인연, 함께 하는 가족과의 삶이 매우 특별하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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