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에서 한국의 선두타자로 나선 문도원 2단(오른쪽)이 12일 일본의 무카이 치아키 4단과 대국을 두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문도원(19) 2단이 정관장배에서 펄펄 날고 있다.

1월 8일부터 14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제9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에서 한국의 선두타자로 나선 문도원 2단이 중국과 일본의 대표 선수들을 차례로 물리치며 5연승 행진을 하며 새로운 정관장의 여인으로 떠올랐다. 문 2단은 5연승으로 지삼(地蔘) 20지(支) 6세트의 부상도 확보한 상태.

특히 5연승을 모두 역전승으로 이끌어 종반 뒷심을 과시했다.

12일 열린 일본의 무카이 치아키 4단과의 대국에서도 중종반 믿기지 않는 힘을 발휘하며 287수 만에 흑 1집반의 대역전승을 이끌어냈다. 5연승으로 이 대회 연승 공동2위 기록을 수립한 문도원이 13일 열리는 중국 선수와의 대국에서 승리하면 정관장배 연승 신기록 타이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정관장배 연승 신기록은 7회 대회에서 중국의 송용혜 5단이 세운 6연승이다. 첫 주자로 나서 5연승한 것은 2005년 4회 대회에서 중국의 왕샹윈 초단이 5연승을 한 이후 두 번째다.

한국의 첫 주자 역할을 120% 완수하고 있는 문도원은 2008년 3월 제33회 여류입단대회에서 내신으로 입단했다. 일찌감치 내신점수 1위로 입단해 ‘될성부른 떡잎’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문도원은 지지옥션배 여류 대 시니어 대항전에서 연구생 대표로 당시 여류 1인자였던 루이나이웨이 9단과 이벤트 대국을 치르며 바둑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부산 태생인 문도원은 일곱 살 때 언니와 함께 처음 바둑돌을 쥐었다. 그 뒤 대전으로 이사했고 방학을 이용해 출전한 연구생 선발전에 덜컥 합격해 2002년 4월부터 여자연구생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의 장수영바둑도장으로 옮겨 6년여의 연구생 생활 끝에 입단한 문도원 2단은 입단 후 예상외로 성적을 올리지 못했지만 정관장배를 계기로 반상 히로인으로 우뚝 섰다.

입단 당시 정관장배 한국 대표선수로 선발되고 싶다고 했던 문도원은 2008년과 2009년 연속해서 예선 결승에서 패퇴하며 프로의 벽을 실감했지만, 절치부심 2010년 예선에서 백지희, 이슬아, 하호정을 연파하며 대표팀에 승선했다.

지금의 기세라면 97년 제5회 진로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서봉수 9단이 기록했던 전무후무한 9연승 기록도 문도원 2단이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인삼공사가 후원하고 바둑TV와 세계사이버기원이 공동주최하는 제9회 정관장배 세계여자바둑최강전은 각자 1시간에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지며 우승상금은 75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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