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한국 신문사상 처음으로 아직 학계에 보고 안 된 이색 고구려 와당 자료를 특별 소개한다. 이 와당들은 중국 지안 일대에서 출토돼 한국에서 수장하고 있는 것으로서 고대 고구려 설화를 뒷받침하고 대륙을 지배했던 웅지의 고구려인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된다. 글은 40년간 고대기와를 연구한 이재준 전 충북도문화재위원이 맡았다.
‘와당’이란 건축물의 옥개면을 장식한 건축자재이다. 마구리 기와라고 한다. 와당은 수막새와 암막새로 나누며 그 외면에 인면, 용면 그리고 아름다운 연꽃 등 장식을 넣었다. 지금 소개하는 와당들은 불교 도입 이전 1~2세기 때 만들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사용처는 궁궐이나 관청 등으로 추정된다. (편집자주)

산해경에 등장하는 전설적 동물
뱀 머리에 발 여섯개… 흉사 막아

여기에 소개하는 고구려 이형 와당은 중국 지안에서 출토된 것이다. 연꽃 바탕에 남자의 성물(性物)을 배치한 것으로 다산을 기원한 이색 유물이다. 연꽃이 등장한 것을 감안하면 4세기 중반 불교전래 후의 소작으로 판단된다.

중앙에는 동심원의 자방을 배치하고 4개의 성물을 장식했다. 성물은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성물 양쪽으로는 각각 4판의 뾰족한 연판을 배치했다. 연판은 선조문으로 싼 형태이며 사이에 두 개씩의 연주문을 배치했다. 연주문은 모두 8개가 된다. 외구에는 1조의 동심원을 장식했으며 주연은 무늬가 없는 소문대로 통식을 따르고 있다. 이 와당을 만들면서 장인들은 얼마나 웃었을까.

성기문 와당(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칼럼니스트) ⓒ천지일보 2019.7.5
성기문 와당(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칼럼니스트) ⓒ천지일보 2019.7.5

이와 같은 형태의 막새가 고구려 도읍지인 지안 국내성과 평양에서도 발견돼 이미 학계에 소개된 바 있다. 크기는 가로 18㎝, 두께 3㎝, 연꽃 길이 3㎝ 모래가 섞이지 않은 경질이다.

7천년전인 신석기 시대 홍산문화(紅山文化) 유물 가운데는 성기모양의 옥기가 많이 찾아진다. 또 개중에는 여성의 신체굴곡이 유난히 노출된 신상(神像)도 있다.

필자는 홍산문화 석기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매우 주목되는 유물을 찾은 적이 있었다. 바로 구석기인을 닮은 커다란 둔부와 큰 가슴을 가진 여인이었다. 여인의 하반신은 나뭇잎으로 가린 것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구석기와 신석기, 청동기를 연결시켜주는 유물이었다.

홍산문화는 중국문명의 효시로 어느 문화층보다 가장 앞선 시기로 판명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피라미드가 발굴되었고 옥제 인면상과 수많은 옥기, 문화유물이 햇빛을 찾았다.

중심지 우하량(牛河梁)은 바로 한족과 처절하게 싸우던 영웅 치우(蚩尤)의 고향이며 고구려가 정통을 계승한 땅이다.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네이멍구 자치구 츠펑 시와 랴오닝 성 조양 시 일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홍산 옥기 태양신(太陽神) 가운데는 외면에 고대 한자가 각자 된 것도 찾아진다. 정말 재미있고 신비스런 고대 국가이다.

글, 사진: 이재준 와당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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