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태동부터 현재까지 교세 추이. ⓒ천지일보 2019.6.30
한기총 태동부터 현재까지 교세 추이. ⓒ천지일보 2019.6.30

문체부 통계 분석… 신뢰도는 ‘글쎄’

조사 기관마다 다른 ‘개신교인’ 숫자

 

통계청 “967만명” 문체부 “1132만명”

한기총 실제 회원 교인수, 더 적을수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입지가 위태롭다. 이미 군소교단 연합체로 전락한 한기총이 최근에는 그나마 교세를 유지해주던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와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 등 대형교단이 선긋기에 나섰고, 한국대학생선교회(CCC)는 절교를 선언했다. 이에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없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기하성은 교단 차원에서 행정보류를 결정했고, 기침은 1억 5000여만원에 달하는 회원비를 내라는 요구에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다. 현 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정치에 뛰어드는 이유로 공공연하게 언급하는 김준곤 목사가 설립한 CCC는 지지는커녕 도리어 탈퇴했다. 한국교회 내에서 교세로서는 지지 기반을 완전히 잃어버린 셈이다.

한기총은 2012년 분열 이후 7년여만에 사실상 소멸 수순을 밟고 있다.

한기총은 대외 메시지를 통해 줄곳 “6만 5천 교회 및 30만 목회자, 25만 장로, 50만 선교가족을 대표하는 한기총”이라고 소개해왔다. 그러나 이는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상은 한기총에 속한 교직자 수는 전체 중 3%(2850명), 신자수도 3%(34만 9471명)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기총 소속 교단은 개신교 교단 중 18%(67개)이며, 교회는 21%(1만 7855개)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8년 한국의 종교 현황(종교 현황)’ 자료를 토대로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개신교 교단 수는 374개다. 이날 기준 한기총 홈페이지에 기록된 회원교단은 79개다. 이 중 10개 교단은 행정보류 상태이며 기하성의 행정보류와 기침의 내부 상황을 반영하면 활동 중인 교단은 67개로 전체 개신교의 18%에 그친다.

또 한국 개신교 교회수는 8만 3883개이며, 한기총 소속 교회 수는 1만 7855개로 전체 중 21%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윤실은 “교회 수 비율이 비교적 높은 것은, 교회가 난립하는 현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회원교단 숫자와 교회 숫자는 교인‧교역자수와 비례하지 않았다. 이는 한기총 회원교단들이 내실이 없는 군소교단들이라는 점을 방증한다.

교직자 수는 개신교 9만 8305명 중 한기총 소속은 2850명으로 단 3%에 그쳤고, 신자수도 전체 1132만 750명 중 한기총 소속은 34만 9471명으로 3%에 불과했다.

기윤실은 “종교 현황에 교직자 수, 신자 수가 기록되지 않은 교단이 많아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한기총 소속 교단이 대부분 군소교단임을 감안할 때 그 수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여기에 한국교회 교인수 산출 방식은 개별교회에 등록한 교인 숫자를 자체보고하는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그 숫자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진다. 한 교인이 여러교회에 등록하는 경우 중복 숫자를 찾아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문체부 조사 결과가 아닌 그간 각 교단이 주장하는 자체 교인 숫자를 토대로 비교하면 한기총 회원 교인수는 더 큰폭으로 감소한다.

한교연이 분리되기 전까지만 해도 한기총 주요 교단의 교인은 1000만명(교단 자체 보고 기준)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교연 분리 이후에는 500만명대를 유지했다. 당시 한교연에 속한 교회수는 한기총보다 1.3배, 분담금은 1.2배 정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2014년에는 예장고신이 탈퇴를 했고, 교인 300만명이 속한 예장합동이 탈퇴를 했다가 한기총에 복귀하지 않고 행정보류 상태가 돼 결국 약 189만명만 남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 11월 말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의 공동 대표회장을 맡고 있다는 이유로 회원 제명의 건이 공식 회의록에 등장했다. 그러나 위기를 느낀 한기총은 이 목사에 대한 치리를 없던 일로 처리했다는 전언이다.

왜냐하면 기하성은 지난해 말 여의도순복음총회와 서대문총회가 통합하면서 자체 집계 교세가 180만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당초 한기총에 복귀했던 기침은 13년 전인 2006년 자체 통계로 볼 때 교세가 79만명이다. 최근 교단마다 교인수가 줄어드는 추세로 볼 때 현재는 이 숫자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한국교회 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교세. (출처: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천지일보 2019.6.27
한국교회 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교세. (출처: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천지일보 2019.6.27

이 두 교단만 빠져나간다고 해도 사실상 한기총은 교세가 마이너스다. 그나마 문체부가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추정해야 겨우 교인수 35만여명이 나오는 셈이다.

그러나 문체부가 발표한 통계도 신뢰하기는 어렵다. 문체부 조사결과 한국교회 교인수는 1132만명이다. 하지만 2015년 통계청이 발표한 개신교인 수는 967만명으로 차이가 무려 165만명이나 됐다. 게다가 통계청이 발표한 개신교인 수는 한국교회가 배척하는 소수 기독교 교단들도 포함된 숫자로, 문체부 결과에는 대부분 포함되지 않아 실제 한국 개신교인의 숫자는 이보다 더 규모가 적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정확한 통계를 알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점을 가정하고, 현 문체부 조사결과만을 반영한다고 해도 한기총은 그 이름 그대로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는 없다는 게 개신교 내부의 목소리다. 그리고 한기총은 교세 뿐만 아니라 대외 활동에서도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윤실 박제민 활동가는 이번 문체부 분석 결과와 한기총에 대한 역사를 공개하며 “한기총이 한국 개신교의 대표가 아닌 진짜 이유는 그들의 주장이 신앙적이지도 않고, 상식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6개 이단 연구단체는 한기총이 이단옹호기관으로 변질되었다며 자진해서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개신교 원로 31인도 전광훈 목사의 행태에 대해 “반성경적, 반복음적 폭거이고 신앙적 타락”이라고 비판하며 정치를 하고 싶으면 목사직을 내려놓고 하라고 권고했다.

박 활동가는 “교회는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화해를 북돋아야 한다”며 “정의를 말하고 약자의 편에 서야지, 궤변을 늘어놓으며 일개 정파를 선전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한기총과 전광훈의 막말과 기행은 한두 번 주목을 받겠지만 결국 고립과 한기총 해체를 앞당길 것”이라며 “언론은 관심을 끊을 것이고, 정치인은 발길을 끊을 것이며, 진짜 보수적인 교단들은 관계를 끊을 것이다. ‘한기총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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