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정치 전문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정치 전문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수현 “마치 정부 4년 차 같아”

전국 버스노조 파업 겨냥한 듯

한국당 靑 정책입안자 경질해야”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 집권 3년 차를 맞이해 벌써 당청의 기강해이가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신임 원내대표와 청와대 김수현 정책실장은 당정청 첫 모임에 앞서 관료들의 복무기강 해이에 대해 한탄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당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청 을지로 민생현안회의 직전 버스노조의 총파업에 대한 내용의 대화가 녹음됐다. SBS에 따르면 이 원내대표가 “정부 관료가 말 덜 듣는 것, 이런 건 제가 해야…”라고 말하자, 김 실장은 “그건 해주세요. 진짜 저도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아요, 정부가”라고 한탄했다.

이 원내대표는 “단적으로 김현미 장관 그 한 달 없는 사이에 자기들끼리 이상한 짓을 많이 한다”고 하자 김 실장이 “지금 버스 사태가 벌어진 것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가 “잠깐만 틈을 주면 엉뚱한 짓들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이런 발언은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전국 버스노조가 잇따라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버스 대란이 예고된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모습에 답답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애초 공직자의 기강해이는 대통령의 임기 후반부에 반복됐었다. 그러면서 느린 일 처리가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면서 레임덕을 더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제 집권 3년 차를 맞이하는 문재인 정부에서 집권 4년차에 이르러서야 나타나는 공직기강해이가 벌써 나타난다는 것은 조기 레임덕에 빠졌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12일 “자신들이 내세운 정책 실패를 공무원들한테 떠넘기는 것도 모자라 공무원을 부하 직원처럼 여기는 발언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며 “청와대의 정책수장 입에서 집권 4년차 같다는 탄식이 흘러나올 정도이니 이는 임기가 3년이나 남은 문재인 정권이 벌써부터 레임덕에 빠지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민 대변인은 “탓을 하는 것은 책임전가다. 실패의 책임이라면 청와대 고위 정책입안자들이 져야 한다. 군기를 잡으려면 이들의 군기를 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경질하는 것이 낫다”고 청와대 정책라인 경질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논평에서 “지금 공무원들 사이에는 상사의 지시를 녹음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며 “‘정권 바뀌면 감옥 가는데’ 누가 제대로 일을 하겠는가. 공직 사회를 불신과 복지부동의 지옥으로 몰아간 당사자들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직자들이 2기가 아니라 4기 같다’고 말한 것은 스스로 레임덕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사실이라면 집권 2년이건만 4년 같게 만든 책임은 누구에 있느냐”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