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방정환 선생 (출처: 방정환재단)
소파 방정환 선생 (출처: 방정환재단)

1975년 법정 공휴일 지정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1948년 윤석중·유극영이 작사·작곡한 어린이날 노래다.

방정환 선생은 전국 순회공연에서 ‘민족의 미래를 위해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 선생의 정신을 이어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지정해 기념해왔다.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지 44년이 지난 오늘 어린이날의 역사를 되짚었다.

◆방정환, 어린이 뛰노는 세상 바라

어린이날이 만들어지기 전 어린이들은 애기, 어린것, 아이들, 애, 애들, 계집애 등으로 불리며, 의무교육이 시행되지 않아 교육을 받는 아이들도 적었다. 대개 어린이들은 농사일을 돕거나 공장에서 일했다.

방정환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노는 세상을 꿈꿨지만 일제치하에서는 만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어린이 관련 운동을 많이 펼쳤다. 그 운동의 일환으로 어린이날을 만들었다.

순수 아동잡지 월간 '어린이' 7호 (출처: 독립기념관)
순수 아동잡지 월간 '어린이' 7호 (출처: 독립기념관)

◆색동회로 시작된 어린이날

1899년 11월 9일에 태어난 방정환 선생은 3.1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과 독립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어린이 문제를 연구하는 ‘색동회’를 조직, 어린이 교육 사업을 활발히 전개했다.

1920년 ‘개벽’ 3호에 번역 동시 ‘어린이 노래: 불 켜는 이’를 발표했다. 이때 처음으로 ‘어린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1923년에는 한국 최초 순수아동 잡지인 월간 ‘어린이’를 창간해 매년 10만 부씩 판매했다. 같은해 5월 1일 '어린이날 기념식'을 통해 색동회에서 강연이나 연극 공연을 했다. 어린이날은 5월 1일이었으나 노동절과 날짜가 같아 5월 5일로 변경됐다.

◆1980년대까지 동원된 어린이… 아동복지법 개정

어린이날은 해방 후 1954년 이승만 전(前) 대통령 내외가 어린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후 국가행사가 됐다. 이승만 정권은 서울 운동장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마다 어린이들을 메스게임에 동원하는 등 혹사를 시킨다는 비판이 일었다.

어린이날 기념식 (출처: 독립기념관)
어린이날 기념식 (출처: 독립기념관)

한국동화작가협회는 1957년 ▲어린이의 인권 존중 ▲어린이 교육 환경 마련 ▲어린이 생명 존중 등을 골자로 어린이 헌장을 발표했다. 헌장은 1988년에 개정됐다.

1960년 후반에 들어서 어린이날 행사에 동원되는 어린이가 줄었다. 그러나 어린이 동원은 1980년대까지 지속됐다.

어린이날은 1970년부터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공휴일로 지정된 후 1973년 3월에 법정기념일, 1975년 1월에 법정공휴일로 지정됐다.

1981년 아동복지법을 개정하면서 매년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지정하고 오늘날까지 이르게 됐다.

한편 한국뿐만 아니라 태국·일본·터키·그리스 등 다양한 나라에서 날짜는 다르지만 어린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지난 1925년 유엔(UN)은 ‘아동 복지를 위한 세계회의’에서 11월 20일을 ‘세계 어린이날’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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