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만남과 함께하는 ‘불교사회적기업’ 꿈?보람의 나눔을 실천해요”

▲ 이상근 대표가 “유통의 핵심은 ‘신뢰’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이길상 기자] 꿈과 보람의 나눔을 실천하는 불교사회적기업인 ‘(주)연우와 함께’는 지난해 10월 창립됐다. (주)연우와 함께는 함께 나누는 것, 함께 일하는 것, 함께 생활하는 것, 모두가 하나 되는 것의 가치를 추구하는 불교계 기업이다.

(주)연우와 함께는 지난번 배추 값 폭등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할 때 전라남도 해남의 무공해배추 생산자와 절임배추 공급계약을 맺고 20㎏에 3만 9000원이라는 싼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불안에 빠져 있는 소비자들에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농산물 유통구조의 새로운 패더라임을 제공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에 양심이 살아 있는 착한 생산자와 유통회사가 있음을 보여줬다.

 

우리가 (주)연우와 함께를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번 절임배추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사람은 (주)연우와 함께의 이상근 대표이사다. 그를 만나 불교와의 인연과 불교사회적기업 연우와 함께를 이끌어가는 사업 철학·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 불교와의 인연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라”

이상근 대표는 동국대학교에 입학해 ‘만해사상연구회’에 들어간 후부터 불교와 인연을 맺게 됐다. 만해사상연구회에는 불교와 연관이 깊은 사람들이 많아 이 대표는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할 수 있었다. 대학 때 불교와의 만남이 성장하고 자각할 때 맺은 인연이라면 조계종중앙신도회에 오게 된 10년 전부터는 삶의 문제와 접목된 신행활동의 시작이었다고 이 대표는 말하고 있다. 그는 중앙신도회에서 일하면서부터 불교와 긴밀하고 실천적인 관계를 맺은 것이다.

중앙신도회에서 처음 일할 당시 갈등이 있었다는 이 대표는 “종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서로 신뢰하며 정성을 다하는 것이 그 본래의 모습인 데, 당시 한국불교, 종교단체는 그런 믿음을 주지 못한 것 같다”며 “그 이유는 우리 사회에 자살과 절망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면서 3년 넘게 갈등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대표는 고우스님(조계종 원로위원)을 만나게 됐다. 이 대표는 스님으로부터 “당신은 남의 탓만 하고 자신은 돌아보지 않는다. 달을 가리키며 자기 손가락만 보고 있다. 달은 보지도 않고 또 달에 갈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남의 탓만 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이후 서서히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또 고우스님에게 “내가 주인이 돼야지 객이 되면 불평?불만을 할 수밖에 없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어라. 지금 서 있는 그 곳이 모두 진리의 자리”라는 말에 깨달음을 얻은 이 대표는 남의 탓만 했던 자신을 반성하며 생각과 행동을 달리 하기 시작했다.

◆ 세계 곳곳 불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이 대표에게 (주)연우와 함께가 무엇을 추구하는 회사인가를 물었다. 그는 “(주)연우와 함께는 자비의 종교, 지혜의 종교, 마음을 움직이는 종교인 대승불교의 불이사상과 연기사상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만남과 함께하는 마음, 그리고 꿈과 보람의 나눔을 실천하는 불교사회적기업”이라며 “불자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아름다운 인연을 맺고 서로 건강하고 균형 있는 발전을 하며, 불자들의 일자리를 창출해 밝고 건강한 바른 소비문화의 실천을 이끌어내 농촌 불자를 살려내고 우리 주변의 이웃들, 그리고 세계 곳곳의 불자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나누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연우와 함께는 불교계가 가지고 있는 토지?임야와 지적재산?문화유산 등 유수한 자원을 잘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고 농촌 사찰의 재정자립에 도움을 주겠다는 목적을 갖고 출범했다. 이 대표는 미국?일본?독일 등을 돌아다니며 시장조사를 했다. 그 결과 한국불교자산을 잘 활용하면 세계적인 문화상품을 만들 수 있고 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세계로 진출하려면 새로운 아이템이 필요한데 명상·요가·사찰음식 등을 갖춘 불교계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모아졌다.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왕이면 명분 있는 사회적기업을 만들자고 해서 2009년 4월 ‘사회적기업 창업준비위원회’를 만들고 그 해 10월 회사를 창립했다.

▲ 2008년 9월 해외약탈문화재 반환을 위해 일본을 방문해 일본왕실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맨 왼쪽이 이상근 대표)-사진제공:(주)연우와 함께

(주)연우와 함께는 불교관련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청년·주부·실버계층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어 불교와 사회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주)연우와 함께는 불자생활공동체를 추구한다. 조계종중앙신도회가 오랜 준비를 거쳐 교육 사회 의료 생활문화 국제사업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신행공동체 기반을 만들어 온 것을 (주)연우와 함께가 뒷받침해 주고 일상의 소비생활 공동체를 이끄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다. 또 이를 통해 불교계의 저변을 확대하고 갈등과 위기 해소의 완충역할을 하고자 한다.

(주)연우와 함께는 회사의 개별적 성과보다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다함께 잘 되길 바란다. 생산자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 튼튼한 생산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또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역할을 통해 양자 간 신뢰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일단 (주)연우와 함께의 시험무대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그 대표적 예가 ‘무농약 절임배추 판매’로 사회적기업의 모범사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배추 값이 폭등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예년보다 단가를 10% 이상 인하해 판매한 것은 생산자와 유통회사가 서로를 신뢰하고 정직한 유통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것으로 불교의 ‘자타불이(自他不二)’ 정신과도 일치한다.

◆ 유통의 핵심, 신뢰-학교급식 진출계획

 올 매출 목표 5억 원은 초과 달성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50억 원의 매출 목표를 세웠다. (주)연우와 함께는 정부?기업체 등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는 사회적 기업의 표준모델이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의 비중이 높아져야 국민생활의 질이 높아지고,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계층 간 양극화에 따른 충돌을 예방할 수 있다. 약속을 지키는 생산자와 유통회사가 많아지면 가격이 안정돼 불안한 소비심리로 야기되는 소모적인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주)연우와 함께는 취약계층의료사업지원·문화재반환사업·문화예술인지원사업 등 영업이익의 2/3를 사회공익사업에 쓰고 있다. 앞으로는 취약계층 자녀 중 예술?체육?문화 특기자를 발굴해 그들이 어려운 환경으로 꿈이 좌절되는 일이 없도록 도울 계획도 세워놓고 있으며, 공익위원회를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윤이 사회에 환원되도록 하고 있다.

(주)연우와 함께는 영업이익이 30% 이상 넘지 못하도록 정관에 못 박아 놓고 있다.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는 제품의 경우는 약 10%, 가공을 거치는 경우는 20%, 파손 또는 손실이 예상되는 경우는 30% 정도의 영업이익을 책정하고 있다.

이상근 대표는 유통의 핵심이 ‘신뢰’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한다. 소비자가 유통회사를 믿지 못하는 경우 불필요한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주)연우와 함께가 소비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쏟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주)연우와 함께는 내년에 학교급식사업에 참여해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 먹을거리로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지며 학교급식문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중장기 사업으로는 금융서비스 사업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양심 있고 건전한 소비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과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계획이다.

정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이 대표에게 묻자 “정부가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점은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행정업무 위주에서 벗어나 현장에 자주 나와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한국형 사회적기업의 정책적 모델과 안목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데 정부가 신경을 많이 써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2010년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불자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중국 광저우를 방문한 조계종 방문단이 박태환·정다래 선수 등과 기념촬영을 했다.(앞줄 두 번째가 이상근 대표, 뒷줄 왼쪽에서 네 번째가 정다래 선수 뒷줄, 왼쪽에서 일곱 번째가 박태환 선수, )-사진제공:(주)연우와 함께

◆ 으뜸 사회적기업을 자리매김 약속

이상근 대표이사는 내년에 (주)연우와 함께 회원(착한 소비자)을 1만 명, 후년에는 10만 명을 목표로 설정했다. 또 (주)연우와 함께는 문턱이 없다. 모든 사람들의 걸림 없는 동참을 전제로 해 소액다수의 주주와 회원, 후원회원의 참여를 기본으로 각 이해주체의 주도적 참여를 제도화하고 열린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기업이념을 실현해 2015년까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으뜸 사회적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납품해 준 생산자와 회사를 믿고 제품을 구입해 준 소비자 그리고 투자이익을 얻기 힘들다는 것을 알면서도 투자를 마다하지 않은 투자자에 대한 감사를 이 대표는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의 소신과 사회적기업이 추구하고 가야할 방향을 차분하면서 겸손하게 말했다. 자신감 넘치며 확신에 찬 모습을 보여준 그의 모습에서 (주)연우와 함께의 힘찬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